반복은 아직 끝나지 않은 감정
대부분은 안다.
지금 내가 하는 행동이 나에게
그리 이롭지 않다는 걸.
어쩌면 해롭기까지 하다는 걸.
마음은 분명 내 것이고,
생각도 내 것인데 정작
내 뜻대로 되지 않는다.
이상하게도, 그 행동은 멈추지 않는다.
어제의 후회가 오늘의 결심이 되었지만,
결국 다시 같은 자리로 돌아온다.
그 반복은 단순한 습관이 아니라,
어쩌면 아주 오래된 감정의 구조일지도 모른다.
반복은 감정의 잔상이다
사람은 생각보다 자주, 자신에게 불리하다는 걸 알면서도 같은 행동을 반복한다.
이성이 아닌, 어떤 정서적 패턴이 삶의 조종석에 앉아 있기 때문이다.
그 반복은 결과를 바라는 것이 아니라,
감정을 회피하거나 잠시 잊기 위한 장치다.
그리고 그것은 일종의 몸에 새겨진 감정의 반사 작용이다.
이득이 아님을 아는데도 놓지 못하는 것.
그건 더 이상 논리로 설명할 수 없는,
감정의 구조화된 언어다.
행동은 기억의 방식이다
감정은 마음속에만 머물지 않는다.
말이 되지 못한 감정은 행동이 되어 몸에 남는다.
어떤 사람은 말로 기억하고,
어떤 사람은 몸으로 감정을 반응한다.
그 감정이 설명되지 못한 채 오래 머물면,
그 사람의 삶은 어떤 반복되는 행동으로 그 감정을 해석하게 된다.
그것이 습관이 되고, 나중에는 정체성처럼 자리 잡는다.
‘나는 원래 이런 사람이야’라는 말속에는 사실 ‘나는 아직, 그 감정을 다 살아내지 못했어’라는 진실이 숨어 있다.
멈추지 못하는 건, 멈추고 싶지 않아서가 아니다
어떤 행동은 그저 반복된다는
이유만으로 안정감을 준다. 비합리적이고, 비효율적이며, 스스로도 해롭다는 걸 알지만,
그 행동이 없는 하루는 낯설고 불안하고 허전하다.
그래서 멈추는 것이 아니라,
감정의 공백이 무서워 계속하는 것이다.
그 공백에 무엇이 있었는지 아직 설명할 언어가 없기에, 우리는 행동을 반복하면서 그 빈칸을 피해 간다.
말보다 먼저 반응하는 것들
사람은 종종 자신이 왜 그런 행동을 했는지 모른다. 하지만 몸은 알고 있었다.
입으로 설명할 수 없는 감정이 이미 몸을 통해 표현되고 있었던 것이다.
그건 실수나 의지의 문제가 아니라, 감정의 생존 방식에 더 가깝다.
몸은 감정을 기억하고, 그 기억은 반복이라는 이름으로 돌아온다.
그 반복은 아직 끝나지 않은 감정이다
행동은 결국 감정의 언어다.
그것은 말보다 먼저 오고, 이성보다 더 오래 남는다.
우리가 반복하는 어떤 행동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그건 아직 말해지지 못한 감정이 몸을 통해 쓰고 있는 문장일 수 있다.
그러니 스스로를 비난하기 전에, 자문해 보아야 한다.
"나는 지금, 어떤 감정을 살아내지 못한 채 반복하고 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