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한한 빛
나를 태워 너를 비췄던 사랑,
그 불빛에도 끝은 있었다.
너를 비추는 동안 나는 서서히 사 라저 간다.
그것이 사랑의 방식이었지만
그 따뜻함도
차가운 바람에
서서히 식어간다.
환히 비춰주려 맹목적으로 타올랐던 불빛은
끝내 재로 돌아간다.
너를 밝히던 불이 꺼진 자리엔
조용한 나의 잿빛만 남는다.
그 잿빛 위로 바람이 스치고,
나는 그제야 알게 되었다.
나를 밝히지 못했었다는 것을.
그저 나를 태워,
너를 비췄을 뿐이었다는 것을.
그리고
그 마지막 불빛이 사라진 뒤에야,
나는 비로소 내 안의 어둠을 품는 법을 배웠다.
그 어둠 속에서 한참을 서성이다가,
주르륵 흘러내린 눈물 사이로
산산이 부서진 나를 조용히 끌어안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