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화. 보이지 않아 더 아팠고, 그래서 오래 방치됐다

"보이지 않는 상처"

by 루치올라

보이지 않는 상처는

늘 마지막 순서로 밀려난다.

응급하지 않다고 여겨졌고,

언젠가는 나아질 거라는 말로 덮였다.

하지만 마음의 병은

방치되는 순간 자라난다.

작은 불안이 통증이 되고,

지속된 외로움이 면역력을 무너뜨리고,

참아낸 슬픔이 위장을 조이고,

말하지 못한 상처가 가슴을 누른다.

병의 시작은 마음이었는데,

끝은 몸이었다.

심인성 질환이라는 이름을 붙이기 전에

이미 고통은 내 안에서 너무 오래 자라고 있었다.






사람들은 여전히

눈에 보이는 상처만 치유하기 바쁘고,

눈에 보이는 병에는 보험을 들면서도,

눈에 보이지 않는 마음의 부서짐에는

침묵이라는 거친 붕대조차 감아주지 않는다.

고통은 언제나 소리를 내지 않는다.

그리고 소리를 내지 않는 고통은, 더 깊다.

누군가는 다쳐 피를 흘리며 울었고,

나는 멀쩡한 얼굴로 조용히 부서지고 있었다.

사람들은 보이는 상처에는 연고를 발라주고,

보이지 않는 아픔에는 침묵을 건넸다.

나는 그 침묵 속에 나를 묻었다.






‘괜찮아 보여서 다행이야’라는 말은

내게 ‘네 고통은 아무 일도 아닌 것 같아’라는 말로 들렸다.

보이지 않는다는 건,

누군가에게는 ‘없는 것’이 된다.

하지만 그 아픔은 가장 오래 남는다.

지워지지 않는 얼룩처럼, 마음의 벽에 스며든다.

나는 그렇게, 아무도 모르는 틈에서 천천히 무너졌다.

아프다고 말하지 못했다.

아니, 아프다는 말조차 떠오르지 않았다.

그건 너무 오래된 고통이라,

마치 나의 일부처럼,

내 심장에 박힌 가구처럼

당연하게 함께 살아가고 있었다.






눈에 보이지 않는 상처는

사람들의 시야에서 너무 쉽게 사라진다.

"넌 괜찮아 보여서 참 다행이야."

그 말이 내게는 칼이 됐다.

그래서 나는 점점 더 조용해졌다.

눈물은 말라갔고, 웃음은 버릇이 되었다.

결국 나는, 누구에게도 설명되지 못한 채

그저 ‘견디는 사람’이 되었다.






보이지 않는 고통은,

누구에게도 드러낼 수 없는 수치처럼

마음을 눌렀고, 침묵은 그 위에 먼지를 쌓았다.

그렇게 나는, 오랜 시간

‘아무 일 없는 사람’으로 살아야 했다.

하지만,

보이지 않는다는 이유로 덜 아픈 건 아니었다.

그 누구보다 깊이 아팠고,

그래서 오래도록 방치되었다.

그리고 이제야 말한다.

그때의 나는, 사실 매일 무너지고 있었다고.

그리고 그 침묵은,

들키지 않은 괴물처럼 내 안에서 자라나

언젠가 가장 취약한 순간을 틈타

나를 삼키려 한다.







프리다 칼로 (Frida Kahlo) – 화가

“나는 내가 겪은 고통을 그림으로 그렸다. 고통이 곧 나였고, 나의 현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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