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담하는 아빠는 육아휴직 중(451일) - 72
숲이는 어린이집 등원은 거의 대부분 아기띠와 함께 했다. 그 방법이 서로가 편안한 방법이었기 때문이다.
숲이가 걸음마를 하기 시작했을 때, 걸어서 등원해 보려는 시도를 해봤지만, 아직 잘 걷지 못하기에 힘들어하는 숲이, 그런 숲이를 보조하느라 힘들어하는 나, 그리고 숲이가 다칠까 봐 불안한 마음이 더해져서 그 시도를 멈췄었다.
그런데, 오늘 어린이집 등원을 할 때, 숲이가 아기띠를 거부하고, 가방을 메고 가겠다고 주장을 하는 게 아닌가, 걸어서 등원하는 것이 큰 난관인 것을 알기에 잠시 고민했지만 그래도 정상적인 발달을 위해 시도 해봐야겠다고 다짐했다.
걸음이 불안하지만, 스스로 걷고 있다는 것을 신고해하고, 호기심이 많아서 여러 곳을 들러야 하고, 반가운 마음에 보이는 사람마다 인사를 해야 하는 숲이와 함께하는 등원길은 굉장히 바빴다.
결국 평소보다 세배이상의 시간이 걸려서 등원을 했고, 나는 땀범벅이 되어있었다. 하지만 나를 제외한 모두는 뿌듯한 것 같았다. 평소에 숲이를 보던 주민분들은 드디어 걷냐며 응원을 해주셨고, 어린이집 선생님께서는 굉장히 반갑게 맞이해 주셨다.
걷는 것만으로도 이렇게 감동을 주는 우리 아이, 지금의 이 감정을 잊지 않아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