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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차거 Aug 31. 2024

숲이 탄생 90일 부모주도의 시간이 끝나감을 느낀다.

 이글의 시작이 숲이가 75일 되는 날이었고 오늘은 80일(아무래도 시간 날 때마다 틈틈이 쓰다 보니), 아이가 본능이 아닌 감정을 표현하기 시작하는 게 보인다. 그리고 이 글을 브런치에 작성하고 있는 시점이 90일째이다.


 75일 즈음'아오~~'라는 소리로 본인이 졸림을 표현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충분히 잔 후 때되면 밥을 준다는 것을 인식했는지 '혀 날름' 하는것으로 본인의 배고픔을 주장한다. 정리하자면 숲이의 울음소리를 듣는 시간이 거의 없어졌다. 신생아 때부터 오줌을 싸거나 똥을 싸도 전혀 울지 않았던 숲이가, 85일이 되자 이제 기저귀가 어느정도 차면 '아오~~'라면서 갈아달라는 신호를 보낸다. 그리고 자동으로 돌아가던 타이니모빌이 멈춰도 '아오~~'라면서 자신의 의사를 표현한다.


 이제 점차 숲이는 다양한 방법으로 의사표현을 할 것이고 시간이 지날수록 우리의 상호작용에서 숲이의 표현비중이 증가할 것 같다. 그렇게 내 육아휴직의 '진정한 에피소드'들이 생기기 시작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든다.


 지금까지의 글들은 부모 중심의 이야기들이었다(그럴 수밖에 없었다). 숲이는 본능에 충실한 표현을 하고 부모인 우리는 그 본능을 충족시켜 주기 위한 역할에 충실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이 과정들을 겪으면서 평소의 내 가치관과 버무린 다짐 형태의 글들을 쓰곤 했다. 그리고 이 글들이 기반이 되어 앞으로 숲이 와 에피소드들을 기록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당장 이 글을 브런치에 다시 쓰고 있는 시점에서 숲이가 뒤집기를 시도하기 시작했다! 나중에 '숲이가 드디어 뒤집었다!'라는 글도 쓸 수 있지 않을까?)


 요새 부쩍 숲이가 많이 컸음을 느낀다. 이렇게 누워만 있을 때가 좋은 거라고들 하지만, 나는 오히려 점점 더 성장해서 새로운 의사표현을 하는 숲이 와의 생활이 기다려진다. 일방적 돌봄이 아닌 쌍방소통이 함께하는 생활이 진정한 육아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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