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담하는 아빠는 육아휴직 중 - 31
137일, 숲이에게도 분태기(분유+권태기)가?
'오빠? 숲이 진짜 또래에 비해 너무 잘 자라고 큰데, 아직 젖꼭지는 S사이즈 쓰는 게 너무 귀엽지 않아?'
와이프가 나에게 했던 말이다. 실제로 숲이는 당장 130일이 넘을 때까지 S사이즈(심지어 SS사이즈도 병행) 젖꼭지를 사용했다. 흔히 아이들이 분유를 먹는데 15분이 넘어가면 젖꼭지를 한 사이즈 큰 것으로 바꾸어 줘야 한다는데, 숲이는 한 번도 15분을 넘긴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숲이의 분유량은 이 블로그 글을 꾸준히 본 사람들은 잘 알고 계실 것이다. 신생아시절 평균이 1150~1200이었고 80일이 지나서야 1000~1100으로 맞추어질 정도로 대식가(?)인 숲이다. 그런 숲이가 110일이 지날 시점부터 분유가 20미리정도 남았을 때부터 조금씩 장난(?)을 치는 거였다.
'배불르면 먹지 않고 그냥 오물오물하면서 장난을 친다는데?'
우리는 통상적인(?) 정보를 보고, 믿고 싶은 대로 믿으며, 숲이에게도 분태기가 드디어 온 것인가! 라면서 내심 기대를 했었다(숲이는 워낙 잘 먹어서 오히려 분태기가 기다려졌었다).
'앞으로 먹지 않고 장난을 치면 먹이지 말아 보자!'라는 각오를 하기도 했지만, 장난치는 시간을 조금만 기다려주면 숲이는 완분을 했고, 장난치는 시간을 포함해도 15분이 넘지 않았다.
그렇게 시간이 흘렀고, 130일쯤 숲이가 자력으로 뒤집기에 성공을 했다.
'뒤집기도 했는데, 이제 M사이즈 젖꼭지 사용해 볼까?'
별 상관관계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그렇게 결심(?)을 하고 '숲이가 적응하지 못하면 어쩌지?'라는 걱정과 함께, M사이즈 젖꼭지를 주문하고, 살균 소독 후 사용할 준비를 마쳤다.
그렇게 숲이137일자. 드디어 M사이즈 젖꼭지로 숲이가 분유를 먹기 시작했다. 결과는?
'2분 CUT'
200미리의 분유가 '2분'만에 사라졌다. 처음에는 너무 당황했고 놀랐으나, 이곳저곳 물어보니, 아이가 사레들리지 않고 잘 먹으면 문제없을 것이라는 답변을 받았다. 다행(?) 이도 사레들리는 거 전혀 없이 소화도 잘 시켰고, 오히려 트림도 굉장히 점잖게 잘했다.
숲이는 S사이즈 젖꼭지에서 나오는 양이 너무 적어서 '지루'했던 것이었다. 이것을 분태 기라고 생각하고 양을 줄였다면, 이게 나비효과가 되어 또 어떤 일이 일어났을지...
세상에는 통상적으로 이루어지는 규칙이 있으나, 이것이 아이들에게 적용되지 않는다는 것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었으며(예를 들어 분유 먹는 시간이 15분이 넘지 않으면 괜찮다) 그렇다고 해서 통상적인 기준을 무시해서도 안된다(S사용시기는 3개월까지)는 것도 함께 생각해 보았다.
결국 역시 아이는 항상 '부모의 기준이 아니라 아이의 기준에서 이해할 수 있도록 정말 민감하게 수시로 살펴햐 하는구나'라는 다짐을 또 또 하게 되었다.
결론은 숲이에게 분태기는 없었다.
'그래 숲이야! 안 먹는 것보다는 좋지! 잘 먹고 잘 커줘서 고맙다! 아빠가 운동해서 힘을 더 길러 볼게....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