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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플랫화잍 Mar 28. 2023

다시 글을 쓰는 마음이란

밥 먹듯 사랑하기.

자판 소리가 공간을 메운다. 월요일 저녁, 바쁜 일상을 보낸 이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글을 쓰겠다고. 대체 글이 뭐길래 안락한 쉼을 포기하고 어색한 첫 만남 자리에 한 줄 더 보태려 모인 걸까. 모르는 사람들 앞에서 글을 나누고 나면 더 자괴감에 빠질지도 모르는데 말이다.


그간 글쓰기와 먼 삶을 살았더라도, 글로 인해 좌절했고 골탕 먹었던 기억을 지녔어도 애 끓이던 시간은 금세 흐릿해지게 마련이다. 뭔가 ‘달라질’ 거라는 모호한 가정만으로 번거로움과 부끄러움을 기꺼이 선택하다니. 시작의 설렘은 ‘다시’를 딛고 일어서는 이에게만 허락된다. 누군가는 불편한 마음을 딛고 ‘함께’라는 마법의 주문으로 글쓰기에 대한 사랑을 시작할 수 있다.


책상 위 종이, 그 위의 빈칸. 밥상을 마주하듯 둘러앉은 우리 앞에 저마다의 글이 놓였다. 숟가락을 들고 양껏 퍼올리면 된다. 알고 보면 우린 글을 읽으며 밥을 먹었고, 밥을 먹다가도 글을 썼다. 대단한 일은 아닐 게다. 글을 쓰는 일은 밥을 먹는 것, 밥 먹듯 사랑하는 일이다.

밥을 짓는 마음으로 각자의 문장과 단어를 퍼올린다. 뽀얀 단어로 고슬고슬 밥을 지어 소반에 곱게 차려낸다. 바로 우리의 마음 앞에. 매달 마지막 주 월요일 저녁, 글방에서 소원문담을 나눕니다. 지나듯 들러 한술 뜨고 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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