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 누군가의 발자국
현실과 게임은 자신의 행동에 대한 로그가 남는다는 것에서 비슷하다고 볼 수 있는데, 현실은 자신만 알고 게임은 다른 누군가도 알 수 있다는 것이 다르다. 여기서 로그란 내가 특정 행동을 했을 때 기록이 데이터로 기록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QA엔지니어에게는 로그 자체가 잘 동작하는지 또는 누군가의 로그를 보고 버그를 찾을 수 있는지와 같은 문제 해결이 실마리가 된다.
게임에서 로그
로그를 보는 관계자들은 많다. 고객 서비스를 담당하는 CS도 있고, 버그를 재현하고 찾아내는 QA, 서버나 클라이언트 담당자, 해당 시스템과 콘텐츠를 만드는 기획자도 포함된다. 일반적으로는 접수된 문제 상황을 정확하게 확인하기 위해 로그를 찾는다. 문제를 제기한 유저의 캐릭터 행적을 뒤쫓는다. 로그는 객관적인 지표가 되며 유저의 주장에 결정적인 증거가 된다. 로그상으로 문제가 발견되면 그에 대한 보상이 적용되고, 별다른 이상점을 찾지 못한다면 그대로 넘어간다. 증거 없는 주장은 설득력이 없기 때문에 CS에 제보할 때는 해당 담당자가 영상이나 사진을 요구하는 경우가 많다. 여기에 해당 게임 문서에 로그가 남는 경우 그 파일도 첨부하면 문제 해결에 상당한 도움이 된다.
이따금 로그 자체가 문제인 경우가 있다. 특정한 행동에 대해 로그가 제대로 찍히지 않을 때도 있고, 로그가 표시되는 내용이 난해하여 해석하는데 어려움을 겪을 때도 있다. 이때는 해당 로그를 개발한 사람에게 '로그 정의서'와 같은 걸 요청해야 한다. 이 과정은 지체될 가능성이 꽤나 높다. 유저는 하나의 문의만 했지만, 누군가는 담당 기획자를 찾아야 하고 로그 정의를 찾아야 하며 보상이 있다면 어떤 것을 얼마큼 책정해야 하는지 의논이 필요하다. 단순히 무언인가 행동을 했다에서 벗어나 해석과 판단까지 로그의 의미는 확장된다.
인생의 로그
인생은 뒤로 걷는 길이라고 생각해 본다면 이 또한 로그와 비슷하다. 다만 '나' 같은 사람은 '나' 뿐이고, 자신을 솔직하게 아는 건 '자신'뿐이다. 자신의 행적을 하나씩 문장으로 데이터를 쌓다 보면 그것은 로그와 같다. 다만 로그는 건조한 사실만을 보여준다. 거기에 해석과 판단을 넣는 것은 그것을 보는 사람인데, 인생을 여기에 대입해 보면 자신만이 전지적 독자 시점으로 존재한다.
게임처럼 '세이브'와 '로드'로 다시 되돌리면 좋겠지만 그것이 안 되는 게 인생이기에 아쉽다. 나 역시 살면서 여러 가지 죄도 지은적이 있고, 가족과 친구와 다투기도 한다. 가끔은 좋은 일도 했지만, 이 모든 것은 결국 내가 제일 잘 안다. 가끔 수면 아래로 들어가 잠식될 때면 지금의 행동은 어떻게 인생 로그에 남을까 요즘 되돌아보곤 한다. 항상 끝나고서 기분 좋을 것을 하려고 한다. 흔들리고 잘못된 인생이고 의미를 못 찾을 때도 더러 많았다. 다만, 건조한 사실이 남을 때 그것이 꽤 괜찮은 것이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