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하지 않은 설날보다 행복한 한 해가 되기를

당신의 명절을 응원한다

by 김이난달

내게 명절은 특별하지 않다. 집 근처 친척이라곤 의정부에 사는 작은 아버지 댁이 전부다. 다른 친가 쪽 친척들은 연락이 끊긴 지 오래다. 아빠 장례식에도 연락이 닿지 않아 아무도 오지 않았다. 사실상 남이다. 외가 쪽은 전남 구례나 경남 하동, 부산 등 멀리 산다. 명절 때보단 몇 년에 한 번 평범한 날에 내려간다.


차례는 지내지만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작은 아버지와도 사이가 안 좋아 가족끼리 명절을 보냈다. 그렇게 평생을 보내다 보니 나에게 명절은 가족을 만난 다기보다 연휴에 가까웠다. 친구를 만나거나 집에서 푹 쉬었다.


서울과 집 근처엔 차도 사람도 뜸했다. 도로는 그대로인데 차만 줄었다. 도시는 고요했고 카페나 피시방, 편의점 등엔 불이 켜졌다. 어제도 오늘도 편의점에 들렀는데 종업원들의 표정엔 씁쓸함이 보였다.


어느 순간부터 새해 인사를 단톡 방을 통해 주고받는다. 새해 복을 받자고, 행복해지자고 습관처럼 말한다. 그러나 누군가는 기쁘고 행복하게 시작해야 할 한 해의 하루 대신 당장 눈앞의 삶을 이어가야 한다.

내가 오늘 아침 주택을 나설 때 문을 고치던 분, 혼잡해진 도로를 정리하는 경찰, 편의점에서 근무하던 분, 내가 시킨 물건을 가져다주신 택배원, 마트에서 일하느라 차례를 못 지낸 사촌 형까지.


우린 살아가기 위해 누군가가 꼭 필요하다. 누군가는 설 연휴를 맞아 고향에서 느긋하게 보내거나, 연휴 동안 해외여행을 떠나는 동안 말이다. ‘어쩔 수 없다’, ‘그들은 돈을 벌지 않느냐’라고 누군가가 나에게 묻는다면 난 할 말이 없다.


불특정 지역에 누군가가 무슨 선택을 하든 그것은 개인의 자유다. 나는 다만 우리가 느끼는 특별한 연휴를 위해 특별하지 않은 하루를 보내는 이들을 기억해줬으면 한다. 그리고 말해주고 싶다. 특별하지 않은 오늘의 설날보다 남은 한 해를 행복하게 보내자고. 당신의 하루를 응원한다고.

매거진의 이전글이어폰 없는 경기도민이 집에 갈 때 깨달은 것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