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글이 상처를 입어도 나는 상처 받지 말기를

피드백, 더 단단해지는 길

by 김이난달

1년여간의 스포츠 기자단 대외활동, 그리고 한 시즌 동안 구단 명예 기자 생활을 하며 많은 기사를 썼다. 두 활동 초반에 내 글은 수없이 편집자분들에게 난도질당했다. 다소 거친 표현이지만 그땐 그렇게 생각했다. 그리고 스스로 퇴고를 한다는 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깨달았다.


모든 기사는 편집을 거친다. 시의성이 중요한 기사의 경우 바로 세상에 나가기도 한다. 그러나 그렇지 않은 경우, 특히 신입 혹은 경험이 적을 경우는 반드시 편집이 필요하다. 과장된 표현일지도 모르겠다. 편집을 거친 내 글을 보고 있노라면, 내 글이 아닌 것 같았다. 내 흔적은 뼈대만 앙상하게 남았다. 기사가 인터넷에 내 이름으로 올라가도 양심에 가책이 느껴졌다.


더 큰 문제는 현실과 적나라하게 마주한다는 점이다. 지금도 그렇지만 당시 내 실력은 정말 형편없었다. 내 손을 떠난 글은 문장 반이 날아갔다. 실력도 없는데 객관적으로 상황 파악도 안 되니 그런 일이 발생한 거다. 수많은 사람 앞에서 벌거벗은 기분이었다. 기사를 쓰기 위해 준비한 시간이 부정당한 기분이었다. 자존감도 낮아졌다. ‘이것조차 못하는구나’‘나는 겨우 이 정도구나’라고 느꼈다.


다행스럽게도 편집자분들과 이런 고민을 나눌 때면, 그분들은 “네가 쓴 글이 있어서 이렇게 편집할 수 있는 거다”라며 위로해줬다. 좋은 소재, 좋은 글이 베이스에 깔려 있어서 우수한 기사가 나온다고 했다. 그 뒤로 나는 내 실력을 인정하고 편집자분들의 도움을 받았다. 좋은 원석을 다듬어 보석으로 만드는 게 그들의 역할임을 받아들였다.


내 글, 내 기사가 온전하게 세상에 나간 건 한두 달 뒤였다. 바로 업로드해도 된다는 소리를 들었을 때 얼마나 기뻤는지 그 기분을 아직도 잊을 수 없다. 말로 표현할 수 없도록 짜릿했다.


더불어 나도 하면 된다는 자신감을 얻었다. 물론 그 전엔 나름의 노력이 있었다. 현직 기자들의 기사를 더 분석하며 읽었다. 어떤 서술어를 쓰는지, 제목은 어떻게 짓는 게 좋은지 고민했다. 글쓰기에 대한 다양한 서적도 구매했다. 최대한 그들의 기술을 베꼈다. 기본기를 탄탄히 하는 데 집중했다.


예술가들은 그들의 본연의 작품을 객관적으로 보기 힘들다. 지금 회사에서 내가 하는 게임 QA 업무도 그런 맥락에서 존재 가치를 찾을 수 있다. 우린 더 완벽한 작품을 위해 다른 사람의 힘이 필요할 때가 있다. 중요한 건 이를 인정하고 작품은 더 단단해지기 위한 상처를 받되, 사람은 그러지 말자는 거다.


더 좋은 결과물을 위해 다른 사람들의 힘을 빌리자. 피드백이란 말이 괜히 있는 게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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