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이난달 Feb 10. 2020

30대가 가까워지니까 이제야 내 취향이 뭔지 좀 알겠다

탐색과 도전 그리고 경험

28세, 만 26세. 사실 그렇게 많은 나이도 아니다. 그러나 한국 나이 서른에 가까워질수록 점점 나이의 무게감이 느껴진다. 지나온 발자국이 많지는 않지만, 나를 돌아보는 시간이 늘어간다.     


최근 읽은 한 글에서 사람의 취향은 어릴 때 쌓은 것이 평생 간다고 했다. 그 기준이 30세다. 서른은 여러 가지로 의미가 큰 것 같다. 오죽하면 ‘서른 즈음에’라는 노래도 있을까. 그 가사도 해를 거듭할수록 와 닿는 정도가 다르다. 어쨌든 취향의 관점에서 서른은 완성된 시기다. 나도 그때가 되면 내가 뭘 좋아하고 뭘 싫어하는지 더 알 것 같다.     


지나온 내 20대에서 가장 잘한 일은 ‘경험을 많이 쌓자’라는 생각으로 살아왔다는 거다. 나는 항상 내 세계를 넓히고 싶었다. 하고 싶은 거를 하면서 최대한 배우고 싶었다. 힘든 시기가 와도 배울 게 있겠지라는 생각으로 버텼다.      


20살, 대학생이 됐다. 학년 대표를 했다. 학생회에 들어갔다. 3학년 학과 학생회장이 됐다. 학교생활을 하면서 아르바이트를 끊임없이 했다. 쉰 날보다 일한 날이 더 많았다. 마트, 회사, 식당, 과외 등 참 많이 했다. 축구 기자라는 꿈을 위해 네이버 포스트를 운영했다. 군대에 갔다. 늦은 나이였다. 다양한 사람을 만났다. 분대장을 했다. 전역 후 스포츠 기자단 대외활동에 들어갔다. 다음 기수에는 팀장이 됐다. 구단의 명예 기자를 겸했다. 대학 졸업 논문을 위해 유명 작가를 만났다. 영어 학원에 다녔다. 영어뿐만 아니라 삶에 대해 배운 시기였다. 많은 회사에서 불합격 통지를 받았다. 다소 다른 곳에 취업했다. 진지하게 커리어를 고민하기 시작했다. 하는 일이 재밌다. 새해에 들면서 난생처음 헬스장에 다닌다. 매일 같이 글을 쓴다.     


많은 일이 있었다. 나는 내가 의지가 약한 줄 알았다. 내 자존감이 낮은 줄 알았다. 친구들과 뭘 먹을 때면 항상 그들이 먹고 싶은 걸 먹었다. 무엇을 하고 놀지도 마찬가지다. 나는 보통 따라가는 선택을 많이 했다.     


이렇게 쓰고 보니까 인생의 중요한 판단은 내가 스스로 했다. 나는 내가 하고 싶은 것을 알았고 그걸 했다. 이제는 꿈이나 진로, 직업에서 점차 삶의 다양한 부분에서 내 취향을 알 것 같다. 뭐가 좋고 싫은지 알게 되니 선택에 순간에서 판단이 명확해진다.      


20대는 나를 알아가는 시기다. 아마 몇 년 뒷면 나도 대부분 해본 것들일 거다. 혹은 새로운 걸 해도 딱히 흥미롭지 않을 거다. 배움에는 때가 있다고 했다. 무엇을 하든 새로운 경험이라면 과감하게 시도할 가치가 있다. 취향도 꿈도 경험에서 나온다. 내가 기자에 진지하게 도전 안 했다면 아마 지금도 미련을 가지고 도전했을 것이다. 일단 해보는 게 중요하다. 그리고 바로 시작하자. 항상 스스로 되새기는 말이다. 해서 하는 후회보다 안 해서 남는 미련이 더 컸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