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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이난달 May 13. 2020

고의 트롤링을 정녕 잡을 수 없을까

게임회사의 끝없는 고민

2018 러시아 월드컵 H조 예선 3차전. 러시아 볼고그라드에서 전 세계가 비난한 경기가 펼쳐진다. 주인공은 일본과 폴란드. 간단하게 상황을 설명하면, 일본은 16강행이 다른 팀들 결과에 달렸음에도 타 팀 결과를 듣고, 지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의도적으로 약 20분 동안 공을 돌렸다. 결과적으로 일본은 페어플레이 점수(경고 2장이 적어)에서 세네갈에 앞서 16강행에 오른다. 이 사건은 기본적으로 FIFA 페어플레이 점수 룰의 허점을 보인 사례지만, 일본의 스포츠맨십이 결여된 모습에 많은 비난의 여론이 들끓었다. 이 사건은 훗날 '볼고그라드의 수치'라고 불린다.



게임이 망해가는 원인은 다양하다. 핵이라든가, 버그, 운영 미흡 등 많은 요소가 있다. 그중 하나는 소위 '트롤링'이라고 부르는 악의로 게임 플레이를 망치는 행위다. 주로 팀 플레이를 기반으로 하는 게임에서 종종 찾아볼 수 있다. 이 트롤링은 롤이나 오버워치, 서든어택 같은 다인 전을 기반으로 한 게임이나 스타크래프트나 피파온라인 4등 일부 게임모드를 통해 여러 명과 즐길 수 있는 모드를 서비스하는 게임에서 나타난다. 


이 트롤링이 단순 게임을 못하는 것과 가지는 차이점은 간단하지만 그 파장은 크다. 이들은 보통 장난 삼아 게임을 망쳐서 같은 팀 혹은 상대 팀 플레이어까지 피해를 준다. 일부러 적에게 죽는다거나 고의적으로 전투나 게임 상황에 관여하지 않는다거나 게임 플레이 자체를 방해하는 행위들을 일삼는다. 결국 트롤링은 아군에게 패배라는 결과를 주고 적군에게는 게임의 재미 자체를 반감시킬 수 있다. 마치 일본의 재미없는 축구 경기처럼.


기본은 유저의 신고


트롤링에 대한 대응책의 기본은 신고다. 그래서 게임사에서는 신고 시스템부터 정비한다. 보다 편하게 만들어서 적극적인 신고를 유도하려고 애쓴다. 그럼에도 유저 입장에서는 내가 한 신고가 잘 접수되고 신고당한 유저가 어떤 상태인지 알 길이 적다. 그래서 일부 게임의 경우 해당 플레이어가 처벌을 당할 경우 무조건 신고자에게 알림이 가도록 만든다. 이를 통해 유저는 자신의 신고가 실제로 적용되었는지 판단할 수 있다. 


이 신고 기능은 인게임 상황에서뿐만 아니라 그 전에도 필요하다. 보통의 게임은 채널 같이 인게임 상황이 아닌 상태에서는 신고 기능이 작동하는 편이다. 그러나 롤이나 오버워치 등 다인 전을 기반으로 한 게임의 경우 챔피언(캐릭터) 선택 단계에서 빠르게 신고하는 기능이 현재로는 없다.(롤의 경우 2분기 말부터 적용할 예정이라는 소식은 있다.) 이 단계에서 필요한 이유는 유저의 캐릭터 선택 자체가 트롤링이라고 보는 것보단 채팅이나 특정 행동을 통해 악의적인 트롤링 예고를 하는 유저들을 막기 위함으로 예상한다. 



하지만 고의적인 트롤링이 아니라 실력 부족이라면?


트롤링이 채팅이나 비매너 플레이보다 단속하기 어려운 점은 단순하게 실력 부족으로 적에게 죽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런 유저들이 주변 플레이어의 신고로 억울하게 처벌을 받는 거 또한 회사 입장에서는 고객 한 명을 허무하게 잃을 수 있기 때문에 큰 부담으로 다가온다. 일반적으로 처벌은 계정의 일정기간 혹은 영구적인 이용 정지인데, 이미 게임에 많은 시간과 돈을 투자했다면 억울하게 신고당한 유저가 받을 정신적인 충격은 매우 클 것이다.


이를 위한 완벽한 트롤링 대처법이 있었으면 좋겠지만, 다수의 게임들은 명확하고 완벽한 시스템을 갖추지 못하는 게 현실이다. 이는 재미의 정도를 측정하는 것만큼이나 어렵다. 유저별로 느끼는 정도도 다르고 상황에 따른 케이스도 무한에 가깝기 때문이다. 필자의 회사의 경우 테스트 중 에러가 발생할 경우 해당 계정의 로그를 보는 경우가 있다. 그 로그에는 상황에 대한 기록이 남겨져있다. 신고를 접수해 Live 서버에서 플레이하는 수십만, 수백만 유저 중 계정을 찾아 날짜를 찾고 로그를 검색해서 어떤 플레이를 했는지 볼 수는 있겠지만, 로그는 유저 해동에 대한 기록이 숫자와 언어로 이루어져 있다. 단순한 행동 파악으로 그 의도를 알아채는 건 어려운 과제다.


결국 유저의 영상이나 스크린 숏 등을 첨부해 신고를 받는 방식이 그나마 제일 받아들일만하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매번 트롤링을 만날 때마다 유저들에게 그런 일을 요구하는 건 어렵다. 그래서 중요한 건 유저들의 생각을 듣는 거다. 예를 들어 어떤 게임 회사가 '악의적 트롤링 신고'시스템을 반영하려고 한다. 그러나 이 중 피해자가 섞여있을 수 있다. 이 비율이 적을 수도, 많을 수도 있는데 어느 정도 선까지 유저들이 받아들일 수 있는지가 우선이다. 이를 바탕으로 데이터화해서 시스템의 방향을 만들어야 한다. 


게임 환경의 쾌적함을 위해


고의적인 트롤링은 관점에 따라 승부조작이라고도 볼 수 있으며 다른 유저에게 피해를 준다는 점에서 없어져야 할 행위다. 유저에게는 게임에 대한 재미 감소, 시간낭비, 스트레스 등 영향을 주고 이게 커지면 게임회사 입장에서는 고객을 잃을 위험에 빠진다. 신고 시스템 개선, 투표 시스템 생성 등으로 고의 트롤링 대처할 수는 있겠지만 어디까지나 완벽한 대책은 없다. 근본적인 원인은 사람에게 있기 때문이다. 부디 활발한 신고와 강력한 회사의 운영을 바탕으로 고의적인 트롤링이 근절되기를 바랄 뿐이다. 이걸 넘어서는 시스템이 있으면 더 좋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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