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에

끝을 내지 않는 부대낌으로

by 민진


모든 소리들이

밝음이 숨죽이고 있을 때

오롯이

나만을 위해 전등을 켜고

꼬불쳐 놓은 책을 펴

떠듬떠듬 읽어 나가면

누군가를 위한다는 것에서 자유로이

안으로부터 채워지는 배추 속처럼

환하게

켜켜이 야물어져

밋밋하지 않은 세월을 마주한 뒤에나,

푸짐하게

송두리째

퍼주는 수고를 아끼지 않도록.

나의 가치관과 맞지 않는다고 노려보지 말고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을

이해하고 안타까워하는.

딴엔 나도 그에게 그런 대접을 받고 싶기도 하여

품앗이하는 마음으로

성글게

깍지 낀 손이라도 마주 잡아보아.

돌아서는 것이야 어느 때에라도.

끝을 내지 않는 부대낌으로

새해에

조금씩이라도 마음이 자라도록

애써 보자는

기대에 기대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