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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슨트 춘쌤 May 01. 2021

#D-0. 역사교사의 육아일기

사관의 역사, 아버지의 역사

조선은 

기록의 나라라고 한다. 

사소한 것 하나. 

누구 하나 관심 없어 보이는 것 하나. 

그런 것들 

하나 하나가 모두 기록이 되었던 나라.


그래서 

조선은 화려한 유형문화유산과 

거대한 성벽은 없을지 모르지만 


정신으로 기록된

무형의 문화유산은 만리장성보다 길며, 

황룡사 9층 목탑보다 높으며, 

거대한 나라다. 


이런 조선의 정체성을 만든 이들이 

바로 

사관이다. 


사관.

사관은 역사를 기록하던 이들이다. 

이들은 관리가 된 지 얼마 안 된

이들로 뽑혔다. 


이유는

직언하고, 직필 할 수 있는 용기가 있기 때문이다. 


문과 평균 6만 3천 명 응시생.

경쟁률 1900:1 

평균 공부기간 30년. 


이 모든 것을 

통과한 이들은 관리가 되었을 때 어떠한 심정이었을까?


나름의 꿈과 희망

그리고 

적절한 분노가 섞여 자신의 글자 하나 하나가 

조선을 바꿀 힘이라고 믿었을 것이다. 


사람도 마찬가지다. 

자신의 삶 속에서 

사관이 되어야 할 때가 있다. 


소소한 것, 

별것 아닌 것, 

누구 하나 관심을 가지지 않으려 하는 것을

사관처럼 

맹렬하게 기록하고, 통찰하며, 

남겨야 한다. 


나는 지금 이 순간인 것 같다. 

내 인생이라는 역사 중에 

지금 나는 

아버지가 되었다. 


관리가 되기 위해 겪어야 했던 

엄청난 경쟁률보다 더 높은 확률로

나는 

우리 다윤이를 만났다. 


그리고 

이 다윤이를 키우며 바라본 

아버지로서의 시선, 

내 인생의 사관으로서 기록을 

남기고자 한다. 


누구 하나 보지 않고, 관심도 없을지라도.

묵묵하게 

나를 위해, 

미래의 다윤이를 위해,


이 글을 써 내려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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