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도슨트 춘쌤 May 04. 2021

#D+1~33. 역사교사의 육아일기

만남은 역사다.

다윤이를 안으면서

드는 생각이다.


33일 전에는

이 아이가 내 가슴안에 없었다.

아내의

배 안에 있었지.


하지만

33일 후에는

내 가슴안에 있다.


참 신기하다.


내 가슴 팍안에서 코~ 하고 자는 아이의 모습은

천사가 따로 없다.


우리는 그렇게 만났다.


급박한 상황이었다.

아내는 갑작스럽게 제왕절개를 해야했다.


예상보다 8일 먼저

다윤이는 세상에 나왔다.

그리고

나와 만났다.


그렇게 내 인생의 새로운 기점,

역사는 시작되었다.


역사도 그렇다.

사실, 역사는 만남의 학문이다.

시공간이 만나고,

사람이 만나고,

사건이 만나는 것.


그것이 역사다.


그래서 역사는 무한하다.


만남은 지속되고,

계속되기 때문이다.


내가 역사를 좋아하는 이유다.


내 인식이 한정짓지 않는 이상,

역사는 우주처럼 넓어져 간다.

그리고 그 만남 속에서

다윤이를 만나는 그 설레임처럼

내 심장을 뛰게하는 '그 어떤' 것들이 있다.


인생을 살면서

그 '어떤 것'을 하나하나 찾으며

맛보는 것.

그것이

진짜 역사를 바라보고,

공부하는 사람들의 재미 아닐까?


그래서

교과서 속 역사는 맛이없다.

훈련소에 먹던 유격훈련용 전투식량같다.

살기위해 영양가만 있는

맛없는 전투식량.


맛없는 전투식량이 아니라

누구나 즐길 수 있는

미슐량 맛집은


그 '어떤 것'을 스스로 찾아갈때

마주하게 될 것이다.


나에게 있어

그 맛집이

다윤이다.


작가의 이전글 #D+1. 역사교사의 육아일기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