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tree Dec 27. 2020

경험을 설계하기 위해, 천천히 읽다.

서비스를 기획하며

요즘은 굉장히 다양한 서비스와 콘텐츠들이 즐비합니다. 스마트폰, 스마트워치, 컴퓨터, 티비 등을 통해 우리는 수많은 콘텐츠에 자연스럽게 녹아듭니다. 말도 하지 못하는 아이가 화면을 터치하며 콘텐츠를 경험하고, 우리도 모르는 사이 유튜브를 매달 29시간 동안 봅니다. 남녀노소 누구나 유튜브의 동작과 기능을 명확히 알고, 쉽게 사용하죠. 그래서 그런지 UX는 누구나 쉽게 말할 수 있는 영역으로 치부된거 같습니다. 심지어 얼핏 생각하면 쿠팡과 지그재그, 에어비앤비 등 우리가 흔히 접하는 서비스들을 기획하는 것은 꽤 쉬운 작업으로 보일 수도 있습니다. 때로는 저도 그런 착각에 빠져들곤 합니다.


하지만 익숙한 기능과 경험들조차 직접 설계하는 순간이 오면, 내가 가진 기능에 대한 지식은 피상적이었음을 깨닫습니다. 많은 서비스들에서 사용하고 있는 기능일지라도, '왜, 어떠한 형태로' 우리 서비스에 도입할지에 대한 정답을 알려주지는 않기 때문입니다. 동기와 목적, 방법을 명확히 갖춘 완성된 경험을 설계하기 위해서는, 결국 익히 써왔던 익숙한 기능을 가진 익숙한 서비스들을 하나하나 분해하듯 다시 읽어볼 수 밖에 없습니다. 서비스를 경험하는 것을 넘어 의식적으로 읽을 때에만 세밀한 동작들이 가진 의미와 동작들간의 관계를 이해하게 되고, 나의 설계의 기반이 됩니다.


이러한 생각을 할 때면 새삼 어떠한 것이든 배우고 만들기 위해서는, 이미 있는 것들을 천천히 읽어야 한다는 사실을 배웁니다. 빠른 배움과 성장을 갈구하는 세상 속에 수많은 방법들이 나오지만 결국 기본부터 천천히 배워야하듯, 수많은 아티클들이 좋은 책의 서론 수준의 이야기에 한계를 둘 수 밖에 없듯, 우리의 무의식적인 경험도 '경험 설계자'의 의도와 원리를 인지하지 못합니다.


그렇기에 무의식적인 경험을 넘어, 비평하듯 의식적으로 서비스를 읽는 것이 제품을 설계하는 사람의 기본이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매일, 하루 업무 일정을 작성합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