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팬데믹이 불러온 디지털 전환의 가속화는 테크 산업의 성장을 도왔습니다. 특히 경제 침체를 우려한 저금리 정책으로 인해 풀린 투자금 중 상당수가 테크 산업으로 흘러 들어갔고, 확보된 투자금은 인력 확보를 위한 경쟁으로 이어졌는데요. 이 과정에서 개발자 및 분석가들의 몸값이 빠르게 치솟은 데에 비해 비즈니스 성과는 크게 늘지 않아 많은 기업들이 매출 불균형을 겪었습니다.
이를 해소하고자 테크 기업들은 2022년부터 서서히 인위적인 인력 감축을 시도했는데요. 2023년 상반기에는 아마존 18,000명, 알파벳(구글) 12,000명, 마이크로소프트 10,000명 등 빅테크 기업들이 강도 높은 정리 해고가 진행되면서 절정으로 치닫았습니다. 그 결과 2023년 한 해에만 총 1,179개의 테크 기업에서 261,847명이 해고되었습니다. (참고 : layoffs.fyi)
한국도 이런 흐름을 피해 갈 수는 없었는데요. 대표적으로는 상시 재택근무라는 근무환경과 함께 높은 급여로 인재 확보에 나섰던 야놀자가 실적 부진을 이겨내지 못하고 지난해 9월 전사 직원들을 대상으로 구조 조정을 실시했습니다. 또한 카카오엔터프라이즈 역시 기대했던 성과가 나질 않자 10년 이상 고연차 직원을 대상으로 이/전직을 권하는 넥스트 챕터 프로그램을 통해 사실상의 희망퇴직을 진행했는데요. 이밖에도 투자사들의 스타트업 옥석 가리기가 시작되면서 선택을 받지 못한 스타트업들은 생존을 위해 채용 중단 및 인원 감축을 통해 허리띠를 졸라매는 상황이 이어졌습니다.
중요한 점은 이러한 기세가 2024년에도 계속될 가능성이 포착됐다는 것입니다. 미국의 디인포메이션에 따르면 구글은 광고 판매 부문 직원들 중 3만 명에 달하는 인원을 구조조정할 수 있다고 전했습니다. 정리해고의 이유는 검색 엔진과 광고에 생성형 AI 기술을 도입하면서 예전만큼 많은 직원이 필요 없게 되었다는 것인데요. 어쩐지 자신들이 만든 기술로 자신들의 직원들의 일자리를 빼앗는 모양새가 되어 버렸습니다.
한국에서도 최근 국민은행의 협력업체가 AI, 챗봇 등의 활용으로 인해 고객센터의 사용률이 줄었다며 상담원 240명을 감원하겠다고 발표하면서 화제가 됐는데요. 다행히 전원 고용 승계가 되면서 한숨을 돌리긴 했지만, IT업계에서는 AI에게 일자리를 빼앗기는 게 현실화되는 것이 아니냐며 우려가 커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사실 "든 자리는 몰라도 난 자리는 안다"라는 속담처럼 AI로 인해 창출된 일자리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관심이 적고, AI로 인해 사라지는 일자리에 대한 관심이 더 큰 경향이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상황을 더 지켜봐야 한다는 신중론이 많으며, AI 기술로 인해 오히려 일자리가 더욱 증가할 것이라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하지만, 전체 일자리의 파이가 줄지는 않더라도 풍선효과가 진행되고 있다는 것은 명확합니다. 풍선의 한쪽을 누르면 다른 쪽이 부풀어 오르는 것처럼, 감소하는 직무가 증가하는 직무가 극명하게 나뉠 것이라는 의미인데요. 이와 관련해서 글로벌 HR 기업 딜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2년간 전 세계 AI 관련 일자리는 60%가 증가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이러한 변화에 대비하기 위해, 풍선의 눌리는 쪽이 아닌 부풀려지는 쪽에 설 수 있으려면 어떠한 것을 준비해야 하는지 진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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