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이 좋아 대기업 퇴사 후 글로 세상과 소통하고 있습니다. Tech, Business, Career에 관심이 많습니다."
제 소개글에 적혀있는 문구입니다.
퇴사를 하고, 의도한 것은 아닌데 어쩌다 보니 지금까지 하루도 빠짐없이 글을 작성해오고 있습니다.
참고로 저는 이렇게 잘생기지 않았음을 미리 알려드립니다. (출처 : DALL-E3 생성)
특히 지금과 같은 에세이는 그냥 생각나는 대로 작성해도 크게 문제 될 것이 없지만, 기고료를 받는 Tech / Business 칼럼 같은 경우에는 완성도 높은 글을 작성하기 위해 조사에도 굉장히 많은 시간을 할애했는데요. 이로 인해 주말, 공휴일의 개념은 없어진 지 오래이고, 글이 잘 작성될 때에는 아침부터 새벽까지도 글을 작성했습니다. 자려고 누웠다가도 그날 업로드 된 글을 머릿속으로 복기하면서 단 하나의 어절이라도 거슬리는 부분이 떠오르면 바로 일어나 글을 수정했고, 양치질을 하다가도 글에 대한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핸드폰으로 메모를 하며 매일 치열하게 글을 작성해 왔습니다.
이러한 노력에 비해 지금까지 성과가 크다고 볼 수는 없지만, 그럼에도 이렇게 열심히 할 수 있었던 데에는 스스로 글쓰기에 대한 부족함을 느꼈던 것과 정말로 글쓰기를 좋아했던 것이 가장 큰 요인으로 작용했던 것 같습니다.요즘말로 덕업일치를 한 덕분에 꽤 높은 동력을 가지고 있었던 것이죠.
그런데 너무 열심히 달려왔는지, 슬슬 과부하가 오기 시작한 것 같습니다. 정확히는 과부하가 아니라 매너리즘에 가까운 것 같은데요. 살아있는 글을 쓴다는 느낌보다는 점점 정형화되고 고착화되면서글에 영혼이 없어지고 있다는 느낌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이 상태로 계속해서 글을 작성하다가는 퀄리티에 문제가 생기겠다는 생각에 하루 정도는 뇌를 비워야겠다는 마음으로 '글디톡스' 시간을 가지기로 했습니다.
그렇게 마음을 먹고, 글을 쓰지 않는 시간에 무얼 해야 하나 생각한 순간 불현듯 뇌정지가 찾아 왔습니다.
거의 유일하다시피 했던 취미가 글쓰기였는데, 글쓰기가 일이 되다 보니 쉴 때 해야 할 취미가 없어져 버린 것입니다. 글쓰기 외에 다음으로 많이 했던 것이 그나마도 여행인데, 이미 해외를 유랑하며 글을 쓰고 있는 중이기에 여행이라는 것에 감흥이 떨어진 상태라 더더욱 무얼 해야 할지 막막해졌습니다.
결국 계획을 세우지 못한 채 잠이 들었고, 우선 반항이라도 하듯 늦잠을 자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해 보았습니다. 그리고 배달 음식을 시켜 아점을 먹었고, 즐겨보던 예능을 틀어놓고 핸드폰을 만지작 거리길 몇 시간. 결국 반나절을 버티지 못하고 다시 글을 작성하기에 이르렀습니다.
멍... 내일 뭐 하지... (출처 : DALL-E3 생성)
물론 이러한 고민이 누군가에게는 배부른 고민이라 생각하실 수 있습니다. 하고 싶은 거 하면서 살면서 참 별게 다 고민이다 라면서요. 그래도 저에게는 짧지만 정말 막막한 순간이었습니다. 내일 휴간데, 뭐 하지? 했을 때 할게 떠오르지 않는다는 사실이요.
..뭐.. 곧 새로운 취미가 생기겠죠?
(오늘도 참 시답잖은 마무리네요.)
추신.
그렇게 고민해 놓고 이 주제로 글을 쓰고 있는 걸 보니 어느 정도 글쟁이가 되긴 했나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