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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재훈 Mar 21. 2024

북마케도니아에서 IT 뉴스레터를 작성하는 기분

"마케도니아는 들어본 것 같은데.. 북마케도니아는 그 위쪽에 있는 나란가?"

"북마케도니아가 있으면 남마케도니아도 있어야 하는 거 아닌가? 왜 남마케도니아는 없지?"

"음... 다 떠나서.. 북마케도니아는 어디에 있는 나라지?"


세계 여행 중인 저희 부부는 모두 P형의 스타일로 다음 여행의 행선지를 고를 때 크게 고민하지 않고 그때그때 상황 봐서 정하는 타입인데요. 그중에서도 북마케도니아에 대해서는 정말 거의 아는 바 없이, 그저 '오흐리드'라는 도시가 한 달 살기에 좋다는 말만 듣고 무작정 오게 됐습니다. 


오흐리드는 동명의 호수를 끼고 있는 곳으로, 도시 전체가 유네스코로 지정되어 있는 곳인데요. 과연 어떤 곳이길래 도시 전체가 유네스코로 지정되어 있을까 싶었는데, 오흐리드 호수를 보자마자 왜 그런지 그 의미를 바로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투명하기 그지없는 호수

뻥 뚫린 하늘과 따듯한 햇살

한가로이 산책하는 강아지들과 런닝하는 사람들

가까이서 보면 더 귀여운 갈매기와 유유히 떠다니는 백조들


'悠悠自適(유유자적, 속세를 떠나 아무 속박 없이 조용하고 편안하게 삶)'

사자성어를 현실에 그대로 옮겨 놓은 듯한 곳이었습니다. 



재밌는 점은 이렇게 대단한 자연을 앞에 두고도 저는 여전히 테크 칼럼 작성과 IT 뉴스레터를 작성하며 지내고 있다는 사실인데요. 


노트북 속 세상에서 빠르게 발전해 나가는 기술을 지켜보며, 이러다가 이 기술이 세상을 지배하는 것은 아닌가 걱정을 하다가도, 잠시만 고개를 들어 호수를 바라볼 때면 "이렇게 아름다운 자연이 우리 곁에 있는 한, 아무리 뛰어난 기술이 인간을 위협하더라도 겁나지 않을 것 같다"는 마음이 들곤 합니다. 



이러한 풍경을 매일같이 보고 있자니, 기술의 발전이 우리의 생활을 편리하게 만들어 주는 것도 좋지만, 조금은 불편하더라도 아날로그적으로 살아가는 것이 순수한 행복으로 가는 길에 더 가까울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자연스레 해보게 됩니다.


ps.

이러고 작성한 칼럼의 글 제목이 "순다르 피차이 vs 팀 쿡, 누가 먼저 잘릴까?"인 것이 아이러니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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