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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얀비 Nov 23. 2016

김장하는 날

엄마는 혼자 해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외출하고 돌아왔더니 집안이 파향으로 가득했다.


"내일 김장할 거야"


 엄마는 올해도 나 홀로 김장족이다.

이미 김장 준비를 하시느라 바쁘다.


일반적인 김장하는 날의 풍경,

 TV에도 많이 나오는 왁자지껄 겨울을 준비하는 어머님들의 큰 행사, 

 우리집에선 낯선 일이다.


 어릴 적  쌀쌀한 초겨울 아침,

 눈을 떴을 때 김장은 이미 마당 김장독 속에 들어가 있었다.

 엄마는 우렁각시도 아니고 밤새 혼자 뚝딱.. 

지금 생각하니 정말 놀라운 일이다.

김장김치라는 저장음식이 얼마나 일이 많은가..

가족의 겨울나기를 혼자 준비하신 것이다.

당연하게.. 아무 소리 없이

그래서 

그래도 되는 줄 알았다. 


철 안드는 딸내미는 몰랐다.

그냥 엄마라 당연한 줄 알았다.

그래선 안 되는 것이었는데..





나 혼자 한다! 

엄마 "김장김치" 만들기


올해는 배추값도 비싸고 미리 담가놓은 갓김치, 파김치, 깍두기.. 등

 다른 김치들이 많아 지난해보다 김장김치는 적게 담고 

딸내미가 좋아하는 겉절이를 더 해주신단다.


재료

배추, 무, 갓, 쪽파, 미나리, 고춧가루, 액젓, 새우젓,

 소금, 마늘, 생강, 다시마, 멸치, 버섯, 대파

(비법은 엄마 손맛의 적당량)



    1. 속이 꽉 찬 배추를 잘라 소금에 절인다. (8~10시간 정도, 밤새 절였음)

2. 절여진 배추를 소금기가 남지 않게 잘 씻어(4번 정도) 물기를 뺀다.



3. 양념에 넣을 다시 국물 만들기

- 무, 다시마, 멸치, 대파를 넣고 끓여 건더기를 건져낸 육수 준비


4. 무는 채 썰어 놓고 갓, 쪽파, 미나리는 적당한 크기로 자른다.




5. 양념 만들기

-고춧가루에 육수를 부어 불리고 마늘, 생강, 액젓, 새우젓을 섞는다.

-무채, 갓, 쪽파, 미나리를 함께 버무린다.



6. 잘 버무려진 양념을 배추 사이사이 잘 넣어 주고

푸른 겉잎으로 감싸준다.


7.  완성

김치 통에 차곡차곡 담아

김치냉장고 속으로~~ 





# 겉절이 만들기


1. 물기 뺀 배추를 먹기 좋은 크기로 잘라준다.


2.  만들어 놓은 배추 속 양념과 잘 버무린다.

바로 먹을 수 있게  감칠맛 내기 

( 설탕, 깨, 참기름으로 마무리 )



Tip  남은 양념 활용하기

 양념과 무 한 개 채 썰어 버무리면 (약간의 감미)

"초간단 무생채" 완성

** 양념은 넉넉하게 만들어 놓으면 요리 활용도가 높아요^^



겉절이와  무생채




엄마는 혼자 해도 되는 줄 알았다.

엄마는 

그래선 안 되었다는 걸 이제야 알게 되었다.


" 잘 먹겠습니다."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가슴에 콕 박히는 시


http://www.grafolio.com/dlffjql77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심순덕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한여름 뙤약볕을 머리에 인 채 호미 쥐고

온종일 밭을 매도되는 줄 알았습니다.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그 고된 일 끝에

찬 밥 한 덩이로 부뚜막에 걸터 않아

끼니를 때워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중략



비로소...

엄마는 그러면 안 되는 것인 줄 알았습니다.


엄마는...

엄마는...

그러면 안 되는 것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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