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을 위해 성장이 필요한 유통업
지속적인 성공을 위해서 기업에게는 성장전략이 필요하다. 이는 다른 산업군에서도 마찬가지지만 신기술 도입과 전략의 변화와 함께 유통업 4.0 시대로 접어들 만큼 빠른 속도로 발전해온 유통업에서는 더욱더 해당하는 말로, 이는 '또 다른 성공을 위한 성장전략'이라고 표현할 수 있다.
이번 게시글에서는 유통업 성장전략 사분면이라고 하는 틀을 통해서 유통업에서의 다양한 성장전략들을 정리해보려 한다.
유통업에서의 성장전략은 시장 전략과 업태 전략을 기준으로 4개의 분면으로 표현할 수 있다. 이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먼저 업태와 시장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먼저, 성장전략에서 말하는 시장이란 지리적 범위가 다른 시장과 다른 업태의 목표고객들로 구성된 시장으로 구분할 수 있으며 이에 맞춰 앞서 말한 시장 전략 역시 지리적 범위를 확대하는 전략과 다른 업태의 목표고객들을 공략하는 전략으로 구분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이케아, 코스트코 등 외국기업이 우리나라 시장으로 진출하는 것은 지리적 범위를 확대하는 전략이라고 할 수 있는데, 강조하고 싶은 점은 국경을 넘는 진출이 아니라 한 국가 내 다른 지역으로 진출하는 것 역시 지리적 범위를 확대하는 전략에 포함될 수 있다는 점이다. 반면에 대형마트 업태를 추구하던 농협 하나로마트가 '하나로 미니' 론칭을 통해서 2030 소비자들과 1인 가구를 공략하는 것은 편의점이라는 다른 업태의 목표고객을 공략하는 전략이라고 할 수 있으며 이는 다음 부분에서 언급할 신규업태 전략과도 이어진다고 할 수 있다.
다음으로 성장전략에서 말하는 업태란 매장의 특징과 매장을 구성하는 제품 구색으로 표현되는 해당 매장에서 느껴지는 일반적인 유형과 특징을 뜻한다. 예를 들어 코스트코는 박스채로 진열하는 방식과 대용량 위주의 제품 구색을 통해서 창고형 할인매장이라는 점과 이에 따라 기대되는 저렴한 가격 등 일반적인 특징이 있는데 이를 업태라고 한다. 최근 유통업에서는 하이브리드 매장, 숍인 숍 등 업태의 구분이 흐려지고 있기는 하지만 아직까지도 업태의 큰 틀은 소비자들로 하여금 인식되고 있다고 생각한다.
기존 업태 전략이란 성장전략이지만 현재 업태에서 큰 변화를 추구하지 않거나 간단한 편의시설을 추가하는 정도의 변화만 추구하는 전략이며 신규업태 전략은 업태를 표현하는 구성요소인 제품 구색을 개선하거나 완전히 다른 업태를 추구하는 전략이라고 할 수 있다.
자료는 앞서 설명한 시장 전략과 업태 전략을 기준으로 각 사분면을 다시 표현해본 것이다. (편의상 위쪽 왼쪽부터 Z 모양으로 1,2,3,4 분명 표현)
먼저 1 사분면은 현재 시장 전략과 기존 업태 전략을 포함하는 분면으로 매장 이용도를 증대시켜 기존 시장에서의 성장을 추구하는 전략이라고 할 수 있다. 현재 시장 전략이므로 지리적 범위를 확대하거나 다른 업태의 목표고객을 공략하는 것이 아닌 간단한 편의시설 추가를 통해 매장의 새로운 용도를 개발하여 이용도를 높이는 전략이라고 할 수 있다. 강조하고 싶은 점은 추가하는 편의시설이 매장에서 판매하는 제품 혹은 서비스와 관련된 편의성을 높여 고객 경험을 증진시킬 수 있는 요소여야 한다는 점이다.
최근 뉴발란스가 기존 홍대 매장을 플래그십 스토어로 리뉴얼했다. 이는 퍼포먼스를 강화한 리브랜딩 전략으로 매장 지하 1층에는 라커룸과 샤워시설을 갖추며 NBRC (뉴발란스 러닝 클럽)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NBRC 시설을 통해서 러닝화 무료 대여 서비스도 진행하고 있으며 정규 러닝 클래스 등 뉴발란스 제품과 관련된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한다. 또한 1층에는 'NB STRIDE ID'를 설치하여 방문 고객들의 발과 러닝 타입을 분석하여 러닝화를 추천해주는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이러한 뉴발란스의 플래그십 스토어 전략은 라커룸과 샤워시설, 분석 서비스를 제공하는 러닝머신 등 기존 매장에는 없었던 제품과 관련된 다양한 편의시설을 추가했을 뿐만 아니라 이를 통해 매장 내 고객 경험을 증진시켜 방문을 이끌어냈다는 점에서 1 사분면 전략이라고 할 수 있다.
2 사분면은 현재 시장 전략과 신규업태 전략이 포함된 분면으로, 현재 시장에서의 소비자 공략을 하는데 효과적인 방향으로 제품을 개선하거나 제품계열을 확대하는 전략을 뜻한다. 이에 해당하는 사례로는 이마트 24의 노브랜드 제품 강화가 있다.
신세계그룹이 편의점 브랜드 '위드미'를 '이마트 24'로 리브랜딩 하면서 제품 구색 전략에서 주력했던 점이 있다. 바로 기존 노브랜드 매장과 이마트에서 판매하던 노브랜드 제품들을 매장 내 제품 구색으로 강화하는 것이었다.
노브랜드 제품은 '브랜드가 아니다. 소비자다'라는 슬로건에 맞게 제품의 본질에 집중하며 좋은 품질과 가격경쟁력을 갖춘 제품으로 인식되며 소비자들의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왔다. 대용량 제품이 아니라 1~2인 가구가 구매하기에 적합한 용량의 제품들이었기 때문에 편의점 업태인 이마트 24가 목표고객들을 공략하기에 적합한 제품군이었고 노브랜드 매장이나 이마트를 가지 않아도 노브랜드 제품을 구매할 수 있고 다양한 편의시설을 갖췄다는 점에서 이마트 24는 성공적인 리브랜딩을 해낼 수 있었다. 이는 같은 편의점 업태로 리브랜딩 하는 과정에서 효과적인 제품 구색 및 개선을 통해 현재 시장을 공략했다는 점에서 2 사분면에 해당하는 전략이라고 할 수 있다.
3 사분면은 유통기업이 해외시장에 진출하거나 국내 특정 지역에서만 사업을 영위하던 유통기업이 다른 지역으로 진출하는 것으로 지리적 범위를 확대하는 전략이다. 유통기업이 해외시장에서 성공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특히 3 사분면처럼 기존 업태에서의 큰 변화 없이 해외시장에서 성공하는 것은 더욱 쉽지 않은데, 이를 잘 해내기로 유명한 유통기업이 바로 '이케아'다.
실제로 이케아는 전 세계 37개국에 진출해있으며, 식음료 분야를 제외하고 전 세계 가장 많은 국가에 진출한 소매업체이다. 3 사분면에서 설명하는 시장 개척 전략은 기존 업태를 유지하기는 하지만 현지화를 전혀 추구하지 않는다는 것은 아니다. 아무리 성공한 유통기업이라고 해도 해외시장으로 진출하는 데 있어서 현지적 요소를 반영하지 않을 수는 없다. 하지만 3 사분면에서 말하는 기존 업태 전략은 유지하고 있는 업태 내에서 현지화를 추구하기는 하지만 큰 변화는 없는 전략이라고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이케아의 현지화 성공요인을 전문가들은 크게 범국가적으로 통용될 수 있는 제품 디자인과 매장 내 편의시설의 철저한 현지화라고 말한다.
이케아는 해외 진출의 기회가 보이던 때부터 당시 스웨덴 인구가 1000만 명이었기 때문에 내수 시장이 아닌 해외시장을 염두에 두고 제품을 디자인했다. 이케아가 추구하는 북유럽풍의 심플한 디자인의 제품들은 전 세계 소비자들에게 통용될 수 있는 요소였고 설명서 또한 글이 아닌 그림으로 조립과정을 표현했기 때문에 현지 언어로
다시 번역할 필요도 없었다. 이케아는 "이케아만의 가구 트렌드를 만들기보다 더 많은 사람들의 일상생활을 즐겁게 만드는 것이 목표이다."라고 말했던 것처럼 보편적으로 통용될 수 있는 제품들로 전 세계 많은 소비자들을 공략하고 있다.
제품 이외에 또 다른 이케아 매장의 강점은 푸드코트이다. 이케아는 제품뿐만 아니라 푸드코트와 같은 편의시설에서도 철저한 현지화 과정을 추구하는데 실제로 스페인, 중국, 인도 등 각 국가별로 특화된 제품들로 푸드코트를 구성할 정도이다. 정리하자면, 이케아의 3 사분면 전략의 성공요인은 보편적으로 통용될 수 있는 제품 디자인과 철저한 현지화를 거친 매장으로 여기서 현지 시장에 맞춰 제품을 개발하고 구색을 변화하는데 왜 2 사분면에서 말하는 신규업태 전략이 아닌가 하는 의문이 들 수 있다. 하지만 앞서 언급했듯이 대부분의 유통기업이 해외시장에 진출할 때는 현지화 과정이 필요하다. 이케아도 현지 소비자들의 라이프스타일에 맞춰 제품을 개발하고 구색의 방향을 바꾸지만 가구 판매점에서 가구 제품을 개선하는 것과 2 사분면의 이마트 24 사례처럼 편의점 업태가 대형마트 업태에서 판매하던 제품으로 구색을 강화하는 것과는 차이가 있다고 생각한다.
4 사분면 전략은 미래시장 전략과 신규업태 전략을 포함하는 만큼 전략에 있어서 다양한 경우의 수를 포함하고 있는 분면이다.
4 사분면에 해당하는 성장전략을 표현해보자면 위의 자료와 같다. 미래시장 전략에 해당하는 지리적 범위 확대 전략과 다른 업태의 목표고객을 공략하는 전략 그리고 신규업태 전략에 해당하는 제품 구색 조정 및 제품 개선과 다른 업태로의 진출 이 4가지의 요소 간 결합에 따라 다양한 경우의 수로 전략을 표현할 수 있다. 예시에서 표현했듯이 같은 지리적 범위 확대 전략이라고 해도 제품 구색만 개선하는 것과 아예 다른 업태로 진출하는 것, 그리고 2가지를 전부 추구할 수도 있다.
4 사분면에 해당하는 다양한 전략들을 포함하는 큰 전략 2가지를 설명해보려 한다. 첫 번째 전략은 기존과는 다른 업태로 진출하는 것으로 말 그대로 유통기업이 새로운 업태로 다각화하는 전략을 뜻한다. 이에 대한 사례로는 글의 초반부터에 언급했던 농협 하나로유통의 편의점 브랜드 '하나로 미니'가 있다. 농협 하나로유통은 소비 트렌드의 변화에 맞춰 소비자들을 공략하기 위해 하나로 미니를 통해 편의점 시장으로 진출했다. 일반적인 편의점 업태의 특성을 반영하기 위해 도시락, 라면, 즉석커피 제품에 집중을 하였으며 2030 소비자들과 1~2인 가구를 위한 제품도 강화했다. 출퇴근 시간대의 소비자들을 공략하면서 좋은 성과를 보이고 있으며 앞으로는 좋은 먹거리와 농산물을 취급하는 농협의 정체성 유지를 위해서 다양한 농협 브랜드의 제품들을 편의점에 맞춘 특화상품으로 개발할 계획이라고 한다.
다음 전략은 하이브리드 매장 전략으로, 하이브리드 매장이란 한 매장 안에 2가지 이상의 서로 다른 업태 특성을 담고 있는 종합형 매장이다. 목표고객층과 매장의 특성이 겹치지 않는 서로 다른 업태를 한 매장 안에서 제공하기 때문에 다양한 소비자들을 공략할 수 있다는 점과 기존에 존재하던 업태 간 결합만으로도 새로운 매장 콘셉트를 제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유통전략이라고 할 수 있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롯데슈퍼 with 롭스'와 삼성역 스타필드의 '별마당 도서관&이마트 24'가 있다.
먼저 롯데슈퍼 with 롭스는 SSM 업태인 롯데슈퍼와 H&B 업태인 롭스를 결합한 하이브리드 매장이다.
*SSM : Super Super Market으로 동네에서 흔히 보는 일반 슈퍼보다는 규모가 크며, 제품 다양성과 가격경쟁력을 갖췄지만 대형마트보다는 규모가 작은 기업형 슈퍼마켓을 뜻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GS 슈퍼마켓과 롯데슈퍼 등이 SSM에 해당한다.
하이브리드 매장의 특성을 활용해서 좋은 성과를 이끌어내고 있는데, 롭스의 경우 2030 여성 소비자들이 주로 방문하고 롯데슈퍼의 경우 30~4050 여성 소비자들이 방문하는 편이다. 두 개의 매장이 한 매장 안에 있다 보니 롭스에 방문한 2030 여성 소비자들이 쇼핑 후 롯데슈퍼에서 장을 보기도 하며, 장을 보러 온 4050 여성 소비자들이 롭스에 들러 기능성 화장품을 구매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다음 사례는 별마당 도서관&이마트 24 매장으로, 별마당 도서관은 삼성역 스타필드에 있는 대형 도서관이다. 대형 도서관의 특성에 맞게 다양한 테이블과 의자 등을 통해 책을 즐길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고 있으며 별마당 도서관 안에 입점해있는 이마트 24 매장 역시 북카페 콘셉트이기 때문에 책을 읽을 수 있는 넓은 테이블을 갖추고 있다. 책을 즐길 수 있는 공간이라는 콘셉트 안에 도서관과 편의점 업태를 동시에 확보하며 소비자들의 편의성을 높이는 전략이라고 할 수 있다.
빠르게 변화하는 만큼 유통업에서의 지속적인 성공을 위해서는 성장전략이 필요하다. 지금까지 다양한 방법들로 성장, 발전해왔기 때문에 앞으로도 이번 게시글에서 다루지 못한 다양한 전략들이 등장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분명한 것은 유통업이 변화하고 유통기업이 그 변화에 맞춰 발전할수록 소비자의 편의성과 고객 경험은 높아질 것이므로 앞으로는 어떤 변화가 유통업의 성장전략을 이끌 것인지 기대해봐도 좋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