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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큐 Sep 05. 2018

Case Study : 농협 스마트 정육 자판기

자판기에서 이것까지 판매하는 시대

유통업이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유통업 중에서도 일상 속에서 변화와 발전을 빠르게 체감할 수 있는 것은 '자판기'라고 생각한다. 다양한 종류의 음료수를 판매하는 자판기는 매장을 오픈하는 것 대비 장소적 제약이 적고 주로 소비자들이 음료수를 필요로 하는 곳에 위치하기 때문에 일상 속 작은 유통 매장 역할을 해왔다. 최근 들어 이러한 자판기에서 더 이상 음료수만을 판매하는 기계가 아닌 꽃, 도서, 샐러드 등 다양한 제품들을 판매하는 다양한 이색 자판기들이 등장해왔다. 

하지만 지금까지의 이색 자판기들은 주로 완제품을 판매해왔던 반면에 이제는 원재료까지 판매하는 이색 자판기가 등장했다. 특히 신선도와 관리 문제 때문에 자판기로 판매가 쉽지 않을 것 같은 '정육제품(고기)'을 판매한다는 점에서 주목할만한 이 자판기는 바로 '농협 스마트 정육 자판기'이다.


농협 스마트 정육 자판기는 농협과 KT, (주)알파 미트코리아가 공동 개발한 자판기로 이름 그대로 고기를 판매하는 자판기이다. IOT (사물인터넷)을 활용한 자판기로 대중적으로 선호도가 높은 부위 위주로 소분화된 정육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현재 농협 스마트 정육 자판기가 설치된 곳은 CU 삼송 신원 2단지점과 농협중앙회 본관 2곳으로, CU 삼송 신원 2단지점의 경우 정육제품 구매율이 높은 주택가 밀집 지역과 인접하며 농협중앙회 본관의 경우 퇴근을 하는 직원들의 이용도가 높다고 한다. 그렇다면 농협이 농협 스마트 정육 자판기를 통한 판매 서비스를 도입한 이유는 무엇일까?


비용절감 & 가격경쟁력

실제로 자판기를 통한 정육제품 판매에는 많은 장점이 있는데 먼저 매장을 오픈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매장관리비와 인건비가 필요하지 않으므로 이에 대한 비용절감을 가격경쟁력을 확보하는데 활용할 수 있다. 실제로 축산물 유통과정에서 마진이 가장 많이 발생하는 곳이 소매 단계인데 이에 대한 비용을 최소화시켜 저렴한 가격을 가능하게 한 것으로 자판기에서 판매되는 제품의 가격은 일반 매장 대비 20~30% 더 저렴하다고 한다.


소비 트렌드에 맞춘 제품 전략 가능

지난해 축산물의 매출 성장률은 24.2%로 최근 몇 년간 지속적인 성장률을 기록해왔다. 이런 상황에서 농협 스마트 정육 자판기는 주요 소비층인 1인 가구를 공략하며 성장률을 높이기 위한 전략으로도 해석할 수 있는데 자판기에서 판매하는 제품들은 소량 진공포장 방식이며 언급했듯이 일반 매장 대비 저렴하기 때문에 1인 가구가 구매하기에 용이하며 자판기 특성상 정육점에 가지 않더라도 편의점 혹은 앞으로 설치를 늘린다면 주변에서 쉽게 구매할 수 있기 때문에 편의성까지 갖추며 1인 가구를 공략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IOT를 활용한 관리의 편의성

정육제품은 원재료이기 때문에 신선도 관리가 특히나 중요한 제품군이다. 이런 점에서 정육점이라는 오프라인 매장 없이 자판기를 통해 판매하는 것은 관리의 효율성 측면에서 의문이 들 수 있다. 하지만 농협 스마트 정육 자판기는 IOT (Internet Of Things , 사물인터넷) 기술을 활용했기 때문에 스마트폰을 통한 원격관리가 가능하다. 자판기의 각 슬롯에는 제품들이 보관되는데 스마트폰을 통해서 각 슬롯의 재고현황과 유통기한 확인이 실시간으로 가능하다. 또한 정육점의 경우 마감시간 전에 타임세일을 진행하는 경우가 많은데 농협 스마트 정육 자판기 역시 스마트폰으로 실시간 가격 변경이 가능하기 때문에 기존 정육점에서 하던 타임세일, 특가 프로모션을 진행하기에도 용이하다. 


유통업 성공전략 : 새로운 판매방식 (기관은 사라져도 기능은 유지된다)

"유통업에서 판매 경로를 조정할 때는 제외된 기관의 기능을 다른 쪽으로 이전시킬 필요가 있다. 기관은 사라져도 기능은 유지된다."

소비자에게 동일한 제품을 좀 더 저렴한 가격에 제공할 수 있다면 유통업체는 현재 판매 경로를 조정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이때 주목할 점은 기존 판매 경로에서 제외된 기관이 있을 때 해당 기관의 기능을 다른 쪽으로 이전시켜야 효과적인 경로조정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와비 파커의 경우도 기존 안경 판매 경로에서 안경점을 제외시키고 해당 기능을 소비자들에게 권리로 제공하면서 새로운 판매방식을 구축했다. 

농협 스마트 정육 자판기도 같은 맥락이라고 생각한다. 기존 정육제품 판매 경로에서 정육점이라는 오프라인 매장을 제외시켰지만 소량 진공 포장된 다양한 제품들과 편의성을 갖춘 자판기와 이를 효율적으로 관리하게 해주는 IOT 기술을 통해서 효과적이면서 새로운 판매방식 구축이 가능했다고 생각한다. 


고객 편의성을 위한 다양한 시도

이처럼 농협 스마트 정육 자판기는 소비 트렌드에 맞춰서 고객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새로운 판매방식을 구축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유통업이 고객 편의성을 위해 지금까지 발전해온 것처럼 앞으로도 다양한 변화와 발전이 있어야 한다. 앞으로는 어떤 변화와 함께 다양한 이색 자판기들이 등장할 것인지 기대해봐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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