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이다.
복날이면 어김없이 사람들은 줄을 선다.
“삼계탕 한 그릇이면 기운이 난다.”
그렇게 말하며 식당 앞을 가득 메운다.
그런데 나는 문득 생각했다.
정말, 그 속엔 ‘기운’이 있을까?
닭은 부화기계에서 태어난다.
갓 태어난 병아리들은 감별사에 의해 수컷은 버려지고
암컷은 살아남지만, 발톱은 뽑히고 부리는 잘린다.
24시간 불을 켜놓고, 쉬지 않고 자라게 한다.
단 4주 만에 출하될 수 있도록, 항생제와 성장촉진제를 넣는다.
닭은 제대로 걷지도 못한 채
거대한 가슴살과 다리만 남긴 채
우리의 ‘보양식’이 된다.
정성껏 넣은 인삼과 대추,
그리고 함께 끓인 항생제, 합성호르몬,
우리가 마시는 국물 속에는
닭의 삶과 죽음이 모두 녹아 있다.
아이러니하게도,
우리는 이 음식을 ‘가족을 위한 사랑’이라 말한다.
그러나 사랑이란,
누군가의 고통 위에 올라설 수 있는 걸까?
그 음식이 누군가의 비명을 담고 있다면
우리는 그것을 “영양”이라 부를 수 있을까?
오늘 당신의 식탁에 오른 음식은
살리는가, 죽이는가.
사랑이란 이름의 ‘보양식’이
사실은 무지의 습관은 아니었는지.
오늘, 그 국물 한 숟갈을 뜨기 전에
잠깐만, 생각해보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