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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긜잡이 Oct 25. 2019

[간단 리뷰] 영화 나의 특별한 영제

피부로 공감하지 못하면 알 수 없는 그들의 삶

영화 나의 특별한 형제(스포일러 있음)

감독 : 육상효

출연 : 신하균(세하), 이광수(동구), 이솜(미현)




장애인을 소재로 한 영화


장애인을 소재로 한 영화의 가장 특별한 점은 우리가 몰랐던 편견을 극복시켜 준다는 점이다. 하지만 장애인을 다룬 영화는 이미 많이 개봉했고 그중에서도 훌륭한 영화들이 많기 때문에 후에 나오는 영화는 특별해 보이긴 쉽지 않다. 하지만 그럼에도 장애인을 소재로 한 영화는 꾸준히 나오고 있는데 이런 현상을 나는 굉장히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 이유는 나를 포함한 많은 비장애인들은 이런 영화를 보고 나서 머리로만 동감하고 지나가는 경우가 굉장히 많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이런 영화를 보고 나오면 며칠은커녕 당일 저녁밥을 먹자마자 과거에 편견을 가지고 있던 삶으로 다시 돌아가는 경우이다. 그것은 직접 겪어보지 않았기 때문에, 또 피부로 와 닿지 않았기 때문일 것이다. 이렇게 금방 금방 잊어버리는 비장애인들을 위해서라도 이런 영화가 자주 나와 계속 환기를 시켜준다면 언젠가는 장애인 분들에게 편견 없는 시선으로 다가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물론 상업적으로 장애인을 '소재'로 사용하는 영화는 근절되어야 한다. 단순히 감성팔이를 하기 위해 또는 극적인 재미만을 위해 사용한다면 오히려 영화뿐만 아니라 장애인에 대한 반감만 살 수 있기 때문이다. 장애인을 다룬 영화가 지금처럼 자주 나오되 진중한 자세로 만들어주셨으면 좋겠다는 바람이다.





자극적이지 않아 현실적인 이야기

이 영화에서 인상적이었던 점은 극 중에 나오는 장애인들의 모습을 굉장히 인간적이고 사실적으로 표현했다는 점이다. 극 중 세하(신하균)는 지체장애자로 누군가가 휠체어를 끌어주지 않는 한 이동할 수 없는 인물이다. 그런 그는 어릴 때부터 아무도 책임지지 않았던 가족과 열악한 현실에 분노하여 늘 짜증과 화가 쌓여 있다. 그래서 그의 말투는 늘 퉁명스럽고 짜증이 섞여있다. 사람들이 모두 자신들을 짐처럼 여긴다는 피해의식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 모습이 굉장히 현실적으로 다가왔다. 보통 장애인을 다룬 영화는 장애인을 늘 의기소침해 있는 인물로, 반대되는 인물들은 장애인들에 대한 선입견이 가득 씐 인물들로 표현하기 쉽다. 하지만 이 영화는 그렇지 않다. 세하는 다른 주변 인물이 봐도 까칠하고 퉁명스러워 마음이 가지 않는다. 실제로 세하 같은 인물이 그런 환경에 놓여 있게 된다면 사회에 대한 불만으로 사람을 불신하고 불법을 저질러서라도 자기들 스스로 버티려고 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반대로 주변 비장애인들 중에서도 전형적인 악인의 모습이 없다. 영화의 진행을 위해 억지로 자극적인 언사를 내뱉는 인물도 없으며 모두 장애인들의 편에 서고자 노력한다. 심지어 다시 마주하게 된 동구의 어머니도 마지막까지 동구를 책임지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런 인물들의 설정이 오히려 현실적으로 다가왔고 결국 장애인의 열악한 환경과 불편은 사회제도에 있음을 말하고 있다. 

영화의 진행을 위해 자극적인 언사로 싸움을 유발하는 인물도 없고 그렇다고 세하나 동구가 동정의 대상인 피해자의 모습으로만 등장하지도 않는다. 그런 점이 현실적이었고 더욱 영화에 몰입할 수 있는 장점이 되었다.






특별하지 않아 더욱 특별한 이야기

이 영화의 서사는 크게 특별하진 않다. 캐릭터 몇몇은 전형적으로 사용되고 있으며 조금은 뻔하게 흘러가 안정적인 결말에 도착한다. 그럼에도 감동을 받을 수 있는 이유는 이 이야기가 단순히 픽션이 아니라는 점 때문이다. 은연중으로도 알 수 있는 장애인에 대한 편견과 불편을 영화는 자극적이지 않은 현실적인 연출로 잔잔하게 표현하였다. 특히 장애인 시설에 대한 열악한 지원과 봉사활동을 채우기 위해 돈을 내서라도 문서를 받는 사람들의 모습은 현실에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이야기였다. 가장 안타까운 건 그들 스스로 지은 가족의 울타리 조차 가만히 두지 않는다는 점이다. 법적으론 아무 잘못 없는 결정이지만 그들 스스로 맺어진 가족의 연이 사회적으로 또다시 끊기는 장면은 그들이 또다시 상처 받는 계기가 된다는 것이 굉장히 안타까웠다.







배우 이광수의 발군의 연기

가장 인상적인 연기를 펼친 건 으뜸 배우 이광수이다. 예능에서 늘 엄청난 활약을 한 덕분에 스크린에서 마주하는 그의 얼굴은 어쩔 수 없이 선입견이 생기기 마련이었다. 이번 영화에서도 처음엔 그의 표정연기는 예능에서 보던 얼굴과 흡사하여 조금은 집중이 잘 안되었지만 후반부에선 예능의 이미지가 전혀 없는 완벽한 '동구'의 모습으로 느껴졌다. 물론 이 영화에 등장하는 배우 모든 분들 인상적이고 안정적인 연기를 해주고 있다. 하지만 가장 친숙한 이미지를 가지고 있던 인물의 못 보던 연기를 한 덕택뿐인지 가장 눈에 띄는 연기를 해주었다. 사실 알고 보면 꾸준한 연기 경력을 쌓고 있는데 여전히 예능 캐릭터로 기억에 남아 있다는 건 내가 많이 관심이 없었던 것일 수도 있다. 어쨌든 이 영화에 배테랑 몇 배우들이 등장했음에도 가장 눈에 띄었던 건 개인적으로 이광수란 배우였다. 






특별히 이 영화에 대한 아쉬운 점은 없다. 그나마 아쉬운 점이라면 예상 가능한 흐름이었다 정도? 하지만 이 점도 영화의 소재를 감안하면 안정적을 잘 만든 영화라 표현할 수도 있기 때문에 아쉬운 점이라 생각하지 않는다. 대신 감사한 점들이 많다. 나에겐 모처럼 힐링시켜준 영화였고 다시 한번 장애인이 겪는 불편과 열악한 사회제도, 가족이란 무엇인지에 대해 생각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많은 분들이 영화를 보시고 나처럼 힐링하고 장애인들에 대한 시선을 다시 한번 돌아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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