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긜잡이 Nov 15. 2019

[추천 드라마] 오티스의 비밀 상담소

문화를 거스르는 이 지독한 시기 잘보고 배우자

드라마 오티스의 비밀 상담소

제작 : 로리 넌

출연 : 에이사 버터필드(오티스), 엠마 매키(메이브), 은구티 가트와(에릭)



호기심 많은 10대의 성


누구나 질풍노도의 10대를 거친다. 그리고 이 10대 때의 우리는 성이란 미지의 세계를 탐험해보고 싶은 욕망으로 가득 차 있다. 이건 어느 외국이나 우리나라나 모두 똑같다. 행동할 수 있는 환경이냐 아니냐, 또는 어떻게 해소하냐의 차이일 뿐 외국사람들 역시 우리가 겪어본 10대의 방황과 크게 다르지 않다. 이 드라마 '오티스의 비밀 상담소'는 10대들의 궁금해하면서도 서툰 성에 관한 얘기를 다루고 있다. 불완전한 만큼 다치고 모르는 만큼 서툴다. 그런 10대의 모습을 너무나 잘 표현한 드라마이다. 우리나라의 정서와 문화로는 전혀 이해 안 되는 10대들의 삶이기도 하지만 그들의 호기심과 잘못된 성인식만큼은 국적과 문화를 구분 짓지 않아 보인다. 이 드라마를 통해 얼마나 많은 독특하고 잘못되고 이상한 취향들이 있는지 봄으로써 내가 이상한 것이 아니었구나 생각할 수 있다. 이 드라마는 우리나라에선 청소년 관람 불가 드라마지만 꼭 우리나라 10대 학생들에게 꼭 추천하고 싶다.





성에 대한 개방성은 옳기만 할까?

사실 이 드라마에 등장하는 학생들은 참으로 10대처럼 보이지 않다. 다른 나라 다른 문화여서 또 배우들이 10대처럼 보이지 않아서도 있지만 무엇보다 성에 대한 인식이 굉장히 자유롭기 때문이었다. 이 드라마가 대학생들의 이야기라 해도 믿을 정도로 폐쇄적인 우리나라에 비해 굉장히 개방적이었다. 하지만 이런 개방적인 성인식이 과연 좋기만 할까를 이 드라마를 통해 알게 되었다. 특히 10대의 혼란스럽고 정확히 성이 무엇인지 모르는 시기에 마음만 열려 있는 상태라면 더더욱 문제가 있는 건 아닐까 생각한다. 그 덕분에 오티스가 다니는 학교의 학생들은 대부분 성경험이 있지만 그 경험을 통해 행복해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대부분의 학생들이 성 경험을 한 이후에 다른 문제들과 고민이 생기며 이를 누구에게 털어놓을지 막막하기만 하다. 특히 가족들에겐 더더욱 얘기하지 않는 모습이 굉장히 현실적으로 다가왔다.




누구의 잘못인가

이러한 10대들의 방황과 잘못된 성인식은 누구의 잘못일까? 오티스의 문제만 봐도 사실 알 수 있다. 오티스가 성경험을 하려는 순간 공황이 오는 이유는 어릴 적 부부싸움이 원인이다. 애덤이 방황하는 이유는 아버지의 부족한 관심 때문이었고 메이브는 가족 없이 홀로 지내왔다. 에릭의 아버지는 에릭의 패션이나 성 정체성을 인정해주지 않아 방황했고 완벽해 보이던 학생회장 잭슨 역시 가족들의 억압을 받아왔었다. 이처럼 그들의 방황엔 모두 가족의 영향이 있었다. 이 드라마는 10대의 학생들이 겪는 방황과 호기심, 자존감에 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으면서 이 문제는 주변 환경의 영향이 중요하는 것을 말하고 있다. 드라마에 등장하는 학교 분위기와 담배, 마약, 연애에 관련된 이야기는 과하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가족 환경으로 인한 방황은 정말 우리가 충분히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었다.

아무리 과학이 발전한다 한들 우리가 10대로 돌아가는 것보단 우리가 부모나 성인이 되는 것이 더 빠를 것이다. 우리가 이 드라마를 봄으로써 가져야 할 자세는 10대의 방황을 가볍게 여기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또 그들 앞에선 말은 조심 또 조심해야 하며 그들을 헤아려줄 수 있는 관심과 사랑을 주어야 함을 시사하고 있다.



곳곳에 숨어져 있는 사회문제들

위에서 얘기했듯이 이 드라마에는 다양하고 수많은 성적 취향과 호기심이 등장하지만 꼭 성에 관한 얘기만을 다루고 있지는 않다. 쉽게 무엇이 옳다고 할 수 없는 낙태에 관한 이야기, 부모와 자식 간의 갈등과 소통, 불법 촬영 범죄에 관한 이야기 등등 전 세계적으로 문제가 되는 몇몇 사회문제를 진지하게 다루고 있다. 단순히 영화의 스토리 흐름이나 자극성을 위해 도구적으로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 10대 학생들에게 있을 법한 일들로 구성되어 있으며 진중하면서도 너무 무겁지 않은 톤으로 표현하고 있다. 덕분에 아직도 논란이 많은 낙태에 관한 내용은 내가 어느 쪽 생각에 더 가깝든 불편하지 않게 보면서 다시 한번 이 문제에 대해서 깊게 고민할 수 있게 해 주었다.






우리나라의 10대와 저들의 10대는 많이 다르지만 나는 이 드라만 안에서 수많은 '나'를 보았다. 부끄럽지만 10대 때 겪었던 성에 대한 고민과 자존감 낮았던 모습까지 모두 판박이였다. 부모님에게 반항하는 장면과 친한 친구와의 사소하지만 큰 다툼. 그런 과정이 너무나 현실적이고 공감되어서 마음이 움직였던 것 같다. 정말 우연히도 보게 된 드라마인데 너무 재밌게 봐서 꼭 추천드리고 싶다. 






작가의 이전글 예비군 동원훈련 2박 3일 후기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