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장센, 연출, 스토리 모두가 완성되었을 때 영화가 줄 수 있는 여운
감독 : 스파이크 존즈
출연 : 호아킨 피닉스(테오도르), 인공지능 사만사(스칼렛 요한슨), 에이미 아담스(에이미)
인공지능과의 사랑
기계나 로봇과의 사랑을 다룬 영화들에게도 보이는 대상은 존재했다. 대표적으로 영화 <조>가 그러했고 영화 <블레이드 러너 2049>의 인공지능은 만질 수는 없어도 보이는 모습이 존재했다. 하지만 이 영화의 인공지능은 보이는 모습조차 없다. 만질 수도 없고 느낄 수도 없고 모습도 없다. 그런 인공지능과 우리는 사랑에 빠질 수 있을까? 이 영화는 그 질문에 '그럴 수 있다'라고 대답한다. 그것도 굉장히 납득 가능하게 말이다. 단순히 설정상 영화니까로 넘겨버리는 것이 아니라 정말 그럴법한 이유와 순간들로 인공지능과 인간은 사랑에 빠지게 된다. 이렇게 영화는 대상이 없는 사랑을 현실적으로, 납득 가능하게 표현함으로써 사랑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할 거리를 안겨준다. 그래서 사랑이란 무엇인가?
이 영화는 SF영화이면서 최첨단 기술인 인공지능이 완성된 세계임에도 우리의 삶과 크게 달라 보이지 않는다. 사람들은 걸어 다니고 먹는 것도 크게 다르지 않으며 로봇이 돌아다니지도 않는다. 오직 인공지능만이 이 영화의 최첨단 기술이며 인공지능 외에는 미래를 배경한 것치곤 아날로그적이다. 단순히 영화라고 우리의 삶과 동떨어진 이야기가 아니라는 것을 말하고 있는 듯하다. 그래서 테오도르와 사만사의 연애도 굉장히 현실적으로 표현한다. 인공지능과 사랑을 하면서 느끼게 될 감정과 어려움 특히 사랑을 하기 위한 사만사가 낸 아이디어 등은 인공지능과 사랑을 한다면 한 번쯤 겪게 될 문제일 것이다. 그런 불편하고 때론 부끄러워 숨기고 싶은 문제까지도 이 영화는 드러내면서 멜로 영화임에도 연애에 대한 환상을 주는 것이 아닌 현실적인 여운과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특히 마지막 장면을 거치고 나서 다시 영화를 보면 주변 인물들에게도 시선이 넓혀지는데 그때 소름 돋는 무언가가 있을 것이다. 그래서 이 영화는 굉장히 상업적임과는 거리가 멈에도 많은 사람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이 영화는 결국 사랑과 사람과의 관계에 대한 이야기이다. 그는 사만사를 만나기 전까지 관계를 맺는 것에 어려움을 느끼고 있었다. 사랑하는 사람과 끝내 결별하기도 했으며 외로울 때마다 잠깐 채팅할 수 있는 앱으로 인물을 만나 외로움을 풀려고 하는 인물이기도 하다. 진정성 있게 관계를 맺기 어려워하던 인물이 모습이 없는 인공지능에 사랑에 빠지고 연애를 한다. 그럴 수 있었던 이유 중의 하나는 사만사에게 인격체가 있어서도 있지만 사랑이라는 것이 보이는 모습이 제일 중요한 것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영화에서 테오도르는 만져지지도 느껴지지도 않지만 마음으로 사만사를 느끼고 교감했다. 정서적으로 통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었다. 이런 둘의 사랑을 보면서 우리는 사랑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가?를 생각해볼 수가 있다.
이 영화는 장점이 굉장히 많은데 그중에서 미장센에 대한 얘기를 꼭 하고 싶다. 영화의 모든 장면이 예술처럼 느껴질 정도 인물들의 의상과 과학기술 등이 굉장히 개성적이다. 영화의 전체적인 분위기도 인상적인데 미세먼지가 가득 낀 듯한 세상, 알록달록한 소품들 등이 영화의 주제와 굉장히 잘 어울렸다. 또 배우들의 연기력도 굉장히 좋았는데 쉽지 않은 연기였음에도 성공시키는 배우들이 대단해 보였다. 특히 호아킨 피닉스의 테오도르 연기는 대상이 없이 혼자서 연기하는 장면이 많았기 때문에 더욱 어려웠을 것이다. 그럼에도 그는 정말 인공지능과 사랑에 빠진 연기를 성공적으로 선보였고 사만사의 말 한마디 한마디에 달라지는 표정연기는 오래 기억에 남을 연기라 말하고 싶다.
참 아이러니하게도 정말 좋아하고 하고 싶은 얘기가 많은 영화는 되레 글이 안 써지는 것 같다. 쓰는 내내 이렇게 쓰는 것이 맞나 썼다 지우기를 반복하며 더 잘 쓰고 싶어 장황하게 쓰다 욕심을 부리는 것 같다. 결국 목표하던 시간 안에 작성도 못했고 만족스러운 글로 끝내지도 못해 많이 아쉽다. 위에서 이것저것 다 썼으니 마지막 글에는 그냥 간단하게 작성하고 마무리해야겠다.
'사랑에 대해 생각할 거리가 필요하신 분들은 이 영화 한번 보시길 바랍니다. 많은 여운을 안겨다 줄 겁니다.'
[사진출처 : 네이버 영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