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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긜잡이 Jan 10. 2020

[간단리뷰] 영화 21 브릿지

진중한 메시지를 두고 상업성을 선택한 듯한 영화

영화 21 브릿지

감독 : 브라이언 커크

출연 : 채드윅 보스만, J.K 시몬스, 시에나 밀러



경찰의 정의


경찰이란 직업은 시민의 안전한 삶을 지켜주는 도시의 파수꾼이다. 그렇기에 수많은 범죄들 앞에서 무력사용은 부득이할 수밖에 없다. 특히 우리나라를 제외한 대부분의 나라는 총기 휴대가 비교적 쉽기 때문에 범죄 역시 총기 사용이 빈번하고 그들을 잡기 위해선 똑같이 총기 사용을 할 수밖에 없다. 그럴 때마다 항상 경찰들은 무력과 총기를 사용한 이유를 일일이 설명해야 한다. 공정하게 총기를 사용했는지, 범죄자가 무력을 사용 중이었는지 등등을 말이다. 그만큼 무력과 총기 사용과 같은 사람을 해하는 행위는 그 이유가 선량한 시민을 지키기 위한 행위라 하더라도 명백한 사유가 존재해야 한다. 경찰이 쏜 총알 하나하나를 설명하는 것이 매우 불합리해 보이지만 그렇게 해야 범죄자에게 향하는 총알이 무분별하게 날아가지 않을 것이다. 이 영화의 초반부에 등장하는 말처럼 '정의'는 그 누구도 정의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 영화의 배경은 맨해튼, 정확히 말하면 마약범죄 과정에서 경찰을 8명이나 죽이고 달아난 사건이 발생한 맨해튼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거의 있을 수도 없는 사건이지만 사건의 모든 내막을 따라가다 보면 경찰의 안타까운 죽음에 충분히 공감할 수 있다. 특히 총기 범죄가 많이 발생하는 외국에서 경찰의 무고한 죽음은 보는 우리들에게 분노와 안타까움을 자아낸다. 실제로도 종종 발생하고 있는 이야기이기 때문에 더더욱 안타까웠고 동료 경찰들의 분노 역시 충분히 공감되었다.

하지만 영화의 결말 부분에 도달하면서부터 영화의 메시지는 많이 달라진다. 영화 초반 우리에게 주는 메시지는 명확했지만 영화가 진행될수록 조금은 뻔한 액션 블록버스터 영화로 변질된다. 특히 이 영화의 가장 큰 반전에 도달하는 순간 개인적으로 영화의 질적인 부분까지도 내려가지 않았나 하는 안타까움이 있다.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상황이지만 영화 초반부에 던진 경찰의 정의에 대한 메시지가 무너지는 패착이 되었다.






사실 영화의 아쉬운 부분은 이뿐만이 아니다. 채드윅 보스만이 맡은 캐릭터의 아버지는 범죄를 소탕하다 순직한 인물이다. 그 이후 범죄자들에게 총을 쏜 이유를 설명을 하는 장면도 등장하는데 이런 장면들로 봤을 땐 주인공은 범죄자들에게 총을 겨누는 것에 망설임이 없으며 자신의 정의에 맞게 쐈다는 말을 통해 위험한 인물로 여겨졌다. 보통 이런 초반 캐릭터 설정이 이뤄지면 그 이후의 큰 사건을 계기로 주인공의 사상이 변화하면서 경찰이 느끼는 정의에 대한 메시지를 전달할 텐데 이 영화는 그렇지 않았다. 영화 초반부의 캐릭터 설정과는 무관하게 그 어떠한 계기도 없이 이성적인 인물로 표현된다. 처음부터 완성된 인물이었고 다른 모든 경찰들과 이질적인 존재였다. 영화 안에 등장하는 캐릭터가 감정적으로 변화하고 성장하지 않는다면 이런 영화에 어떤 재미를 느낄 수 있을까? 그럴꺼라면 차라리 영화 <존 윅> 시리즈처럼 처음부터 이성적으로나 감정적으로 완전체인 캐릭터로 구축했다면 더 나았지 않았을까? 조심스럽게 생각해본다. 







무겁고 진중해 보였던 영화가 '맨해튼을 봉쇄하세요'라는 말과 함께 상업적인 영화로 변모했다. 조금 더 진중한 영화로 끝이 났다면 메시지라도 남았을 텐데.. 마지막 전철 장면에서 주인공을 통과하여 맞추는 사격기술과 총격전이 있던 건물에 아직까지 민간인이 일을 하다 주인공 대신하여 총을 맞는 사소한 문제를 제쳐두어도 아쉬움이 많은 영화였다. 배우 체드윅 보스만을 좋아하는 분들에겐 이 영화 한 장면 한 장면이 모두 하이라이트겠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겐 흔한 블록버스터 영화로 남게 되었다. 정말 가볍게, 아주 가볍게 보기에는 좋은 영화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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