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쁜 기자들의 위키피디아 - 강병철

(20201024) 신대방삼거리역 카페에서 청년책방 '떠독' 모임

by 긜잡이

나쁜기자들의 위키피디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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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 강병철

한줄평 : 뉴스는 누구를 위해 어떻게 이용되고 있는가





결국 다 읽지 못하고


우려했던 대로 모임 날까지 책을 다 읽지 못했다. 여러 바빴던 일들을 생각해보지만 결국엔 핑계가 될 뿐이었다. 충분히 다 읽을 수 있었는데 그러지 못한 내가 조금 아쉽다. 그래도 걱정했던 것보단 많이 읽기는 했다. 책의 절반 가까이를 읽었는데 이번 독서는 정말 깊은 독서를 한 것 같아 다행이었다.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읽었을지 걱정이다. 재밌게 읽었을지 어렵게 읽었을지. 나만 다 못 읽은 건 아니겠지?




내 이야기


뉴스. 초등학생 때부터 뉴스를 많이 읽으라는 이야기를 지겹도록 들었다. 뉴스를 읽어야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를 알 수 있다는 둥 나중에 크게 될 수 있다는 둥 여러 이유로 들었지만 여전히 나는 뉴스를 제대로 읽고 살지는 않는다. 많은 이유가 있겠지만 근본적으로 뉴스는 재미가 없고 어렵기 때문이며 무엇보다 요즘 세상엔 좋은 뉴스와 나쁜 뉴스를 가려야 하는 번거로움도 추가적으로 생겼기 때문이다. 심지어 맞는 사실도 교묘하게 한쪽만 비추어 진실로도 선동할 수 있다고 하니 뉴스를 '잘' 접하는 게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게 되었다.

그래서 이번에 고른 책이 나에게 확 와 닿는 책이었다. 요즘 시대에 뉴스를 어떻게 읽어야 하는가? 또 어떤 나쁜 기자들은 어떤 단어로 어떻게 자신이 원하는 반응을 이끌려고 하는가? 를 자세하게 알려주는 책이었다. 감사하게도 이 책은 나처럼 뉴스를 잘 읽어본 적이 없어 뉴스에 나오는 단어에 대해 정의부터 먼저 알려주면서 시작해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책이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쉬운 책은 아니었지만 이 책에 나온 단어가 뉴스에 나온다면 어떻게 바라보면 좋을지를 한번 더 생각할 수 있게 되었다. 또 이 책은 각 단어가 사용되었던 실제 기사들을 인용하여 쉽게 이해할 수 있었다. 덕분에 책을 읽으면서 자연스레 지난 뉴스도 읽는 효과도 얻을 수 있었다. 만약 오늘 이후에 나오는 뉴스를 접할 때 책에서 봤던 단어들을 본다면 어떻게 해석하면 좋을지를 다시 한번 생각하려고 한다.





떠독의 이야기


10월 24일. 우리는 9월에 모였던 신대방삼거리역 카페에서 다시 한번 모였다. 그곳이 카페치곤 굉장히 넓으면서 모두 퇴근하고 가장 빨리 모일 수 있는 장소이며 저녁도 한 번에 해결할 수 있는 공간이었기 때문이다. 이제 우리 모임도 어느 정도 안착이 되는 건가 싶어 새삼 신기했다. 매번 어디서 모일지 고민하고 떠돌던 것도 재밌었지만 한 곳에 정착하는 것도 좋아 보였다.

저녁 7시. 아쉽게도 수현이 형은 최근에 근무하던 도서관이 폐관하고 새로 생기는 도서관에 일하게 되면서 야근이 확정이 되었다는 소식을 듣게 되었다. 아쉬운 마음에 우리는 샌드위치를 대충 뒤적이며 끼니를 해결했다.

저녁을 얼추 때운 후 본격적으로 이야기 시작했다. 안타깝게도 이 책을 다 읽은 사람이 한 명도 없었다. 대신 병구는 뒤에서부터 읽기 시작했고 재윤이 형은 흥미가 있는 파트부터 골라 안 읽은 파트가 없었다. 특히 병구는 우리 모두가 뒷 파트는 안 읽을 줄 알았는지 뒤에서부터 읽었던 게 큰 도움이 되었다.


이야기는 1장 '민주주의에 관한 것들'부터 시작했다. 1장의 내용에는 포퓰리즘, 시위꾼, 스트롱맨, 법치와 떼법에 대한 내용이었다. 각 단어의 뜻과 그 단어가 인용된 기사를 보니 정말 노골적인 기자들의 의도를 알 수가 있었다. 특히 포퓰리즘, 기자들이 쓰는 '표퓰리즘'은 상대 당의 공약을 손쉽게 깎아내리는데 탁월한 단어여서 굉장히 얍삽한 단어로 느껴졌다. 시위꾼 역시 어떻게 사용하냐에 따라 건전한 시위 활동도 정치적 시위 활동으로 변질시킬 수 있는 단어라는 점에서 분노하게 만들었다.

그리고 스트롱맨, 우리는 '우리나라에 스트롱맨이 필요할까?', '스트롱맨의 정확한 정의는 무엇일까?'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어보았다. 책에서는 우리나라에서의 스트롱맨을 굳이 따지자면 박정희로 정의했다. 하지만 현재 전 세계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하는 스트롱맨 트럼프에 비해 박정희는 자국 내에서만 강력한 독재를 유지한 인물이었기에 어울리지 않다고 생각했다. 당연한 얘기일 순 있으나 우리 모두 여러 나라에 꿀리지 않는 정책을 펼칠 수 있는 스트롱맨이 우리나라에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2장 '국가에 관한 것들'에서는 순혈주의, 태극전사와 태극 낭자, 코리아 패싱, 시장질서에 관한 이야기였다. 그중에서 코리아 패싱은 몇 달 전에 이상하리만큼 자주 스쳐봤던 기억이 있어 인상 깊게 읽었다. 책에 인용된 기사들 대부분은 사소한 거 하나하나 코리아 패싱을 운운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는 자국에 대한 자기 비하 또는 현 정부의 대한 비판만을 위한 것처럼 느껴졌다. 코리아 패싱이란 단어를 뉴스로 보게 된다면 이 단어의 의도가 무엇인지 한번 더 생각해 볼 필요가 있었다.

우리는 2장의 내용 중 시장질서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시장질서와 함께 병구가 뒤에서부터 읽어 비슷하다 느꼈던 전통시장과 함께 이야기를 나누었다. 뉴스에서 시장질서를 운운하며 정부의 시장경제의 간섭을 비판하는 것은 어쩌면 대기업 밑 중소기업의 업무환경 개선을 방해할 수 있음을 이야기했다. 애초에 그럴 의도로 만들어진 단어가 아닐까 싶었다. 실제로 기업의 고속성장은 결국 하청업체의 고된 업무에 의해 만들어지는 경우가 많은데 이득은 위 대기업이 얻고 밑의 중소기업, 하청업체는 리스크만 크게 갖는 구조이다. 중소기업과 하청업체의 입장에서는 정부의 개입은 필요한 것은 당연하게 느껴진다. 하지만 시장질서라는 단어 하나로 여론을 달리 바꿀 수 있구나 생각했다. 문제는 시장질서, 정부의 개입 역시 부작용을 야기할 수도 있는 건 사실이기 때문에 틀린 말은 아니기 때문에 우리는 얘기할수록 답답함만 커져갔다.


3장 공동체에 관한 것들에는 묻지마 범죄, 귀족노조, 전통시장, 솜방망이가 있었다. 우리 대부분은 3장의 내용을 거의 다 읽지 못했었는데 다행히도 병구가 4장부터 3장까지 정확히 읽어줘서 어떤 내용인지 설명해주었다. 그중에서 묻지마 범죄와 솜방망이에 관한 내용은 우리 모두가 익히 알고 있는 내용이라서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특히 솜방망이란 단어에서 우리 모두 공감을 많이 했었다. 우리뿐만 아니라 대다수가 기사에서 솜방망이 처벌이란 단어를 익히 들었을 텐데 사실 이건 아주 소수의 사건을 제외하고 솜방망이라고 치부할 수 없는 판결도 굉장히 많다. 법원에서 우리나라 헌법대로 명확한 형량을 내렸음에도 언론에서 솜방망이라 표현한다면 대부분 또 솜방망이 처벌이냐며 법원과 판사에 비난하기 일쑤이다. 우리도 한 번쯤은 큰 사건에 작은 형량을 부여했다는 듯한 기사를 본 적이 있고 이에 비슷한 분노를 느꼈던 적이 있음을 얘기했다. 앞으로는 우리는 정말 답답하고 화가 나는 범죄에 적은 형량이 나와도 어쩌면 기자의 의도일 수 있기 때문에 한번쯤은 곰곰히 생각해보기로 결정지었다.


4장 정치에 관한 것들에는 민생, 내로남불, 실사구시와 정면돌파, 종북과 적폐에 대한 내용이 있었다. 이 부분 역시 병구만 다 읽어 병구가 설명만 해주었다. 하지만 카페 마감시간이 있었고 할 얘기는 많이 남아 있어서 빠르게 하나만 얘기하기로 결정했다. 우리는 종북과 적폐 파트, 그중에서 적폐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우리는 적폐의 기준부터 명확히 해야 함을 이야기했다. 정확히 적폐가 무엇인지 어디서부터 적폐라 표현을 해야 하는지가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이유는 적폐라는 단어 자체를 잘못 이용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간단히 게임에서만 봐도 비상식적으로 게임 강력하고 없애야 할 것 같다는 캐릭터를 '적폐 캐릭터'라고 불린다. 적폐란 단어는 과거에부터 내려온 잘못된 폐단이란 단어인데 말이다. 그렇기 때문에 뉴스에 나오는 적폐라는 단어가 나올때 그 적폐란 단어를 왜 사용했는지 정말 적폐인지를 생각해봐야 하지 않을까 우리는 생각하기로 했다.





우리의 다음 모임 책은?


우린 또다시 쫓겨나듯이 카페를 나왔다. 마무리도 제대로 하지 못한 채 나온 것 같아 아쉽다. 그래도 수현이형이 우리가 카페에 나오기 전에 왔다. 오늘도 짧지만 다같이 모여서 기분이 좋다. 다음 책, 다음 일정은 카톡으로 결정하기로 했다. 작년엔 책 얘기하고 다음 책, 다음 모임 날짜 정하고 저녁까지 따로 먹었었는데 어떻게 그랬는지 희한하다. 날이 갈수록 각자 이야기할 거리가 많아진 걸까? 그렇다면 아주 좋은 발전이라 생각된다.


다음 모임 책은 무엇으로 할까? 사실 다음 모임 추천 책으로 할 거는 이미 정해놨었다. 프랭크 울만의 '동급생'이란 책인데 내용은 모르겠으나 우리 도서관에 인기가 굉장히 많은 도서여서 추천하고 싶었다. 또 이번 책이 사회과학 책이면서 어려운 책이었기 때문에 짧으면서 쉽게 읽을 수 있는 문학책을 추천해보고 싶었다.


11월 4일 책이 결정되었다. 이번 모임의 책은 또 감사하게도 프랭크 울만의 '동급생'이 되었다. 재윤이 형이 추천한 베트남의 역사를 다룬 문학 '루'와 투표를 했는데 '동급생'이 이겼다. 몇 달째 내가 추천한 책이 되어 기분이 좋다. 몇 달 전엔 좋으면서 재미없을까 걱정이 되었는데 이젠 그렇지 않다. 책이 어렵든 재미가 없든 우리에게 대화할 거리를 주는 것만으로도 충분함을 느꼈기 때문이다. 모임 날짜는 11월 27일이다. 별일이 없으면 변경되진 않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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