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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긜잡이 Dec 25. 2020

젊을때 아끼는 게 좋다고?

우리가 '사는' 이유? 행복하기 위해서!

"미래를 위해 미리미리 저축을 해야지!"
"세상 일 아무도 모른다. 어떻게 될지 몰라! 일단 모으는 게 최고야"
"지금 아껴야 나중에 풍족하게 살 수 있는 거야. 쓰는 건 나중에!"



아니.. 언제까지 아껴야 되는 건데.. 




스물 여덟살 쓰기로 결심하다

개인적인 나의 20대 이야기 먼저 하고 싶다. 나는 아주 잘 살지도 못 살지도 않는 중산층(?) 가정에 태어나 월 20만 원의 용돈을 받으며 대학생 시절을 보냈다. 교통비와 점심만 먹어도 20만은 넘었으니 자연스레 주말 알바는 당연시하며 살았다. 그러다 보니 아끼는 생활은 일상이 되었고 입고 싶은 거, 먹고 싶은 건 늘 나중으로 미뤄졌다. 대학생의 로망, 여행은 늘 '최저가'로 다녔고 그마저도 1년에 한 번 갈까 말까였다. 아이러니하게도 졸업 후 계약직 근무를 하며 돈을 버는데도 '최저가'는 늘 따라다녔다. 월급에 60~70%는 적금이었고 나머지는 교통비와 식비가 절반을 차지했다. 결국 직장인이 된 지금도 옷과 음식은 늘 '최저가'이다. 


그렇다면 나는 언제쯤 좀 여유롭게 쓰면서 살 수 있을까? 어른들은 얘기한다. 20대 때 아끼지 않으면 후회한다고.. 20대 후반에 다다른 나는 말하고 싶다. 그럼 언제까지 아껴야 되는 거냐고.. 28살이 코앞에 둔 나는 확실히 알게 되었다. 절약은 끝이 없다는 것을.. 물론 절약하는 습관이 나쁜 건 아니다. 정말 당연한 사실이다. 돈을 아낀다는 것은 예상할 수 없는 미래를 대비함이고 결혼이나 독립, 기호에 따라 노트북, 자동차 등 공이 몇 개나 붙는 소비를 할 때 꼭 필요한 습관이기 때문이다. 그래.. 근데 그건 알겠는데.. 정말 미래를 위해서 현재를 아끼는 삶이 정말 가치가 있는 것일까?


음악인이자 방송인 유희열이 방송에서 이런 얘기를 한 적이 있다. "돈은 적금들 수 있지만 시간은 적금들 필요가 없다" 나는 우리의 삶에 굉장히 맞는 말이라 생각한다. 더 정확하게는 적금을 할 필요도 할 수도 없는 게 바로 '시간'이다. 20대의 '시간'을 적금 들어 30대에 할 수 있는 게 있을까? 오히려 30대가 되면 뭔가에 대해 양보를 해야 하고 뭔가를 아껴야 하는 상황이 많아질 것이다. 지금 절약하면 30대에는 스트레스를 안 받을까? 결코 아니며 되려 20대에 많이 놀지 않았던 것에 후회할 확률이 더 높다. 


우리 인간은 본질적으로 행복하기 위해서 산다. 그런데 의외로 나를 포함해 극단적으로 소비를 줄이고 사는 사람들이 많이 늘고 있다. 그저 미래를 위해서라는 이유로 말이다. 소비는 경험을 사는 것이고 경험은 우리를 풍족하게 만들며 풍족은 우리를 행복하게 만든다. 주문한 택배가 오늘 온다는 소식 하나면 하루가 기쁠 수 있고 친구들과 여행을 다녀온다면 일주일이 든든할 수도 있다(당분간은 불가능하지만). 그러니 미래의 가치를 위해 현재의 가치를 미루지 말자. 그냥 적당히 쓰면서 살자. 


그렇다면 어떻게 쓰고 어떻게 절약하는 것이 좋을까? 내 생각엔 자신의 현 상황과 감정에 맡기는 방법이 좋다고 생각한다. 즉 내가 돈 때문에 스트레스받는 것이 미래에 대한 불안감인지 현재에 대한 불만족인지를 먼저 알아보는 것이다. 내가 만약 소비를 너무 하지 않아 스트레스를 받는다면 현실적으로 한 달에 5~10만 정도를 추가적을 소비해보자. 정말 절약을 잘하고 있던 사람이라면 한 달에 5~10만의 추가 소비는 분명 다르게 느껴지고 행복해질 것이다. 만약 너무 소비가 커 불안하다면 냉정하게 카드를 자르고 전문상담을 받아보자. 언제나 소비를 늘리는 것보다 줄이는 것이 현실적으로 더 힘들기 때문이다. 진지하게 전문가의 상담을 통해 소비와 저축 두 마리 다 잡는다면 지금의 힘든 삶에서 충분히 행복을 느끼며 살 수 있을 것이다. 


결론적으로 나는 내년, 28살 되는 이번 해에 쓰기로 결심했다. 행복을 위해, 행복하게 '사'겠다. 지금처럼 허리띠를 졸라매며 살지 않을 것이다. 나도 가끔씩 치킨도 먹고 옷도 좀 사 입으며 행복을 위해 소비하려 한다. 물론 저축은 놓지 않을 것이다. 또 지금의 생활을 확 변화시킬 생각은 아니다. 그냥 지금 저축하는 비용에서 10~20만 원을 빼 소비로 바꿀 계획이다. 비상금으로 모았던 돈은 머리 펌 하는 데 사용해볼 예정이고 다가올 아버지 생신에 면도기 하나 사드릴 생각이다.

 

30대가 얼마 안 남았다. 더 늦기 전에 지금 누릴 수 있는 행복을 위해 열심히 소비해보자. 가뜩이나 요즘 시국도 좋지 않아 친구들을 만날 일이 줄고 점심도 도시락을 싸게 되면서 한 달 소비가 10만 원도 채 안된다. 경제를 위해서라도 맛있는 것도 많이 사 먹고 옷도 사고 주변 사람들에게 선물도 해보자. 이런 긍정적인 소비는 결국 행복을 불러올 테니까 말이다. 






20대를 살고 있는 우리들에게


언제나 그렇듯 우리는 30대가 되면 20대 때 많이 썼다고 후회하고 안 썼으면 안 썼다고 후회할 것이다. 그러니 마음 편히 가지자. 쓰고 싶으면 쓰는 거고 절약하고 싶으면 절약하는거다. 제일 좋은 건 그 중간 어딘가겠지만 그것만큼 찾는 건 어려울 테니 과감히 마음이 이끄는 데로 살자.

중요한 건 적당히다. 우리는 행복하기 위해서 사는 거니까. 미래가 너무 걱정돼서 스트레스라면 소비를 줄이고 모으는 행복으로 살자. 만약 지금 당장 씀으로써 생기는 무언가가 있다면 적당히 사면서 행복을 누리자. 적당히가 안된다면 월급을 많이 주는 데를 찾아보거나 전문상담가에게 조언을 구하자. 물론 식은 죽 먹기는 아니겠지만 원하는 만큼 노력도 많이 해야하는 건 당연한 이치이기 때문이다.






30대에 후회하고 있을 나에게


너 지금 후회하고 있구나. 그래서 이 글을 찾아온 거겠지. 무엇이 힘드니? 아직 안정적인 직장을 못 구했나? 아니면 큰돈이 필요한데 절약을 많이 못했나? 지금의 나는 너를 위로해줄 순 없지만 그렇다고 20대를 후회하고 살지는 마. 만약 너무 소비하지 않았다면 또 그걸로 후회했을 테니까. 아니면 내가 너무 20대에 안 써서 후회하고 있나? 나름 20대 후반은 적당히 쓸 예정이고 그 정도면 충분히 잘 소비했다 생각해. 아직 일어난 일은 아니지만 나를 위해 많이 쓸 거고 옷도 많이 사놓을게. 돈 좀 모아서 여드름 시술도 받고 코로나가 끝나면 헬스장도 가볼게. 그러니 후회하지 마. 30대에 느낄 수 있는 행복을 원 없이 누리며 살았으면 좋겠어. 화이팅! 




미래를 위한 절약은 어쩌면 현재를 과소비하는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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