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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결국봄 Aug 28. 2019

다시 먹어보는 삼계탕, 원조 호수 삼계탕

한식 분석

서울 3대 삼계탕 중 한 곳인 원조 호수 삼계탕. 누가 3대 삼계탕을 선정하고 어떤 이유로 선정한 지는 모르지만, 일반적인 삼계탕이 아닌 들깨 삼계탕이라는 이유만으로 방문하기로 했다. 신풍역 4번 출구로 나와 10분 정도 걸으면 원조 호수 삼계탕 분점이 나온다. 도곡역 근처에는 본점이 있다고 한다.

원조호수삼계탕 분점




1. 원조호수삼계탕_가격

원조 호수 삼계탕집은 2013년부터 2019년까지 블루 리본 서베이에 수록된 음식집이다. 12시가 좀 안 된 시간에 방문했는데 점심시간이 다가와서 그런지 손님이 끊임없이 들어왔다. 자리는 좌식이었으며 앉고 2분이 지난 뒤에 바로 음식이 나왔다. 식사 메뉴는 오직 삼계탕 하나이며 가격은 15,000원이다. 메뉴는 하나뿐이었지만 함께 먹을 수 있는 다양한 한국 술을 판매하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원조호수삼계탕_메뉴판

2. 원조호수삼계탕_맛 평가


상차림

십자로 길게 칼집을 낸 오이, 고추, 고추장, 소금, 깍두기가 식탁 위에 올라왔다. 깍두기는 고춧가루가 범벅이 되어 나와 보기만 해도 매워 보였는데, 생각보다 맵지 않았다. 오히려 기분 좋은 신맛이 먼저 느껴지고 무의 단맛과 은은하게 매운맛이 올라오는 맛있는 깍두기였다. 밥을 먹으면서 이런저런 얘기를 들었는데 이 집 고추장이 인기가 좋은 것 같았다. 음식에 사용하기에는 꽤 단맛이 강하다고 느꼈는데 찍어 먹는 양념으로는 괜찮았다.

원조호수삼계탕_상차림

국물

황백색을 띠는 국물이 뚝배기 안에서 부글부글 끓어오르고 있었다. 뜨겁기로는 용암에  못 미치겠지만, 외형은 백색의 용암과 흡사했다. 사실 농도를 봤을 때는 국물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걸쭉했다. 국물은 확실하게 아니었고 소스나 수프의 중간 지점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수프 그릇에 넣어서 내면 크림 수프라고 오해할 법한 비주얼이었다.

원조호수삼계탕_국물

보통의 삼계탕의 국물에서 삼의 향이 은은하게 느껴지지만, 이 국물은 들깨의 고소한 향이 지배적으로 느껴져서 다른 향은 느끼기 쉽지 않았다. 맛은 약간의 짠맛이 느껴지는 정도였다. 거칠게 갈아진 들깨가 조금씩 씹히기도 했다.


닭은 가슴살, 다리 살 모두 부드러웠다. 역시나 간은 따로 되어있지 않아 고기의 감칠맛을 느끼기 위해서는 소금과 함께 먹어야 했다. 이 삼계탕의 특별한 점은 국물이 너무 걸쭉해서 소스의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국물에 소금을 추가해서 어느 정도 간을 채워주면 닭에 자연스럽게 묻어져 나오는 국물이 소스의 역할을 하게 된다.

원조호수삼계탕

닭 안에는 찹쌀, 대추, 삼, 밤이 들어 있었는데 안에 들어 있는 밥을 먹으면서 삼계탕을 먹고 있다는 것을 정확하게 알 수 있었다. 찹쌀밥을 먹기 전까지는 계탕이었다. 찹쌀밥에 삼의 향이 가득 배어 들어가 있었으며, 밥알끼리 잘 뭉쳐져 있어 쫀득한 식감이 있는 밥이었다.




3. 원조호수삼계탕_결론

일반적인 닭 국물에 나오는 삼계탕과는 확실한 다른 계열의 맛이었다. 1990년대부터 시작된 음식임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맛이었다. 한식이 갈 수 있는 많은 방향 중에 하나이지 않을까 생각했다. 삼계탕은 국물과 고기를 모두 먹기 때문에 국물도 맛있으면서 고기도 맛있게 익혀내야 한다. 두 마리의 토끼를 잡아야 한다. 나름의 해결책 또는 보완점이라면 육수를 따로 끓여 사용하거나, 이렇게 들깻가루와 같은 재료를 사용해서 국물의 맛을 다시 잡아주는 것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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