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이 사랑보다 먼저 사람을 판단할 때

영화 〈만약에 우리〉를 보고 남은 씁쓸한 마음에 대해

by 이상인

집에서 영화를 보는 경우가 일상이 된 요즘, 나는 몇 년 동안 영화관에 갈 일이 없었다. 그러다 최근에 영화관에서 영화를 봤다. 본인이 원하는 공간에서 보는 영화도 의미가 있겠지만 영화관이 주는 특유의 분위기와 생생한 사운드는 집에서 보는 것과는 다른 인상을 남긴다. 이번에 본 영화는 2025.12.31에 개봉한 <만약에 우리>라는 영화이다.


나보다 먼저 이 영화를 본 사람들은 보면 분명 눈물을 흘리며 볼 것이라 말했다. 감수성이 없는 편은 아니지만 과연 그럴까 생각하며 영화관에 들어간 나는 눈이 퉁퉁 부은 채로 밖으로 나왔다. 그 시절만이 갖고 있는 영상미, 배우들의 연기, 영화관만이 가지고 있는 사운드 등 복합적인 요소들이 내 눈물을 기어코 밖으로 나오게 만들었다.


이 글을 쓰게 된 이유는 영화가 다루고 있는 감정이 개인적으로 꽤 오래 마음에 남았기 때문이다. 사람이 살면서 사랑만을 앞세우며 살아가기엔, 현실이 요구하는 것들이 너무 많다는 점이 특히 아프게 다가왔다. 힘든 상황에서도 늘 좋은 선택만 할 수 있다면 좋겠지만, 막상 그 안에 들어가면 시야와 마음은 자연스럽게 좁아진다. 그래서 우리는 종종 스스로도 이해하지 못할 선택을 하게 된다. 나 역시 사랑하는 사람이 생기면 잘해주고 싶은 마음이 먼저 앞선다. 하지만 그 마음이 현실의 여러 조건 앞에서 끝내 다 전달되지 못했던 순간들이 있었다. 그래서인지, 영화 속 인물들의 표정에 스쳐 지나가는 복잡한 마음이 유난히 깊게 남았다.


이 영화를 보고 난 뒤, 나는 위로보다 다짐에 가까운 감정이 남았다. 현실이 사람을 이렇게까지 몰아붙일 수 있다는 걸 보았기 때문에, 적어도 내 삶에서는 사랑이 무력해지지 않도록 더 단단해지고 싶어졌다.

만약 이 영화를 보게 된다면, 여러분은 어떤 다짐을 하게 될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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