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에 삼켜진다고 해서 시야마저 좁아지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불과 이틀 전 내 상사는 지금 하고 있는 일의 계약 기간을 연장할 수 있는지에 대해 물어봤다. 계약기간이 끝나기까지 딱 한 달이 남은 시점이었다. 난 계약 기간이 끝나는 날을 기점으로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에 대한 계획을 미리 다 세워놓은 상태였다. 계약 기간을 연장한다면 그 계획대로 실행하는 건 어려워 보였다.
그 계획들을 달성하기 위해 이번 연도를 쏟아 넣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그만큼 시간을 많이 들였던 행동들이 내겐 있었다. 제안을 받고 난 뒤 다양한 생각들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계약 기간을 연장하게 되면 내가 하려고 했던 것들은 어떡하지?"
"그래도 내가 일을 잘했으니까 그런 제안을 해 주신 거 아닐까."
"그래도 안정적인 자리를 더 유지해야 하는 거 아닐까."
"애초에 내가 계획한 것들에 대해 내가 할 능력이 되나?"
이런 생각들 속에 둘러싸여 마음이 내내 편하지 않았다. 일을 할 때도, 퇴근 후에 작업을 할 때도, 잠을 자려 누웠을 때도 내 마음은 정말 불편했다. 이럴 거면 지금까지 뭐 하러 내가 그렇게 지냈지란 생각이 들었다. 선택에 대한 고민과 함께 부정적인 생각들이 내 머릿속을 계속해서 채웠다. 그런 생각들에 정신을 못 차리고 있었다. 결정을 해야 할 시간은 점점 다가왔기에 난 알고 지내던 분에게 자문을 구했다. 내 상황과 받은 제안을 설명했다. 그러고는 대답으로 받은 문장이 바로 이 문장이다.
"혹시 그 일 겸업이 되는지 물어봤어요?"
아차 싶었다. 당황해서 그런 생각조차 나지 않았다. 그 말 한마디면 내가 하는 고민을 훨씬 쉽게 해결할 수 있었을 건데 내가 왜 그랬지 싶었다. 말하자면 이렇다.
근로자는 부업으로 제2의 직장을 가질 수 있다. 일을 하는 행위로 소속회사에 지장을 주거나 경쟁사에 취업함으로써 소속회사에 불이익을 준다면 취업규칙, 근로계약 등에 정해 합리적인 범위 안에서 제한이 가해질 수 있다. 겸업에 대해 찾아보며 판례에 이런 사항이 나온 것을 볼 수 있었다.
공무원의 경우를 예시로 들자면 경우에 따라 허가를 받고 겸업을 할 수 있는 경우가 있다. 겸업에 대한 사항들을 확인하거나 문의를 해본 뒤 내가 하려는 업에 대해 살펴보면 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오늘 하고 싶은 말은 이렇다.
"감정에 삼켜진다고 해서 시야마저 좁아지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열심히 노력해 온 일이 무너진다는 것은 정말 가슴 아픈 일이다. 하지만 나의 무지로 인해 그 일을 포기하게 된다면 정말 허망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나처럼 허둥대지 말길 바란다. 부디 여러분이 하고자 하는 일, 직장으로서의 일이란 이름의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도 있다는 것을 알았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