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에 불안함과 답답함이 쌓이지 않도록요.
퇴근하는 시간이 되면 이젠 어두운 하늘을 보게 된다. 밀리는 차들 사이에 끼여 가다 보면 일에 바빠 못 나왔던 감정들이 그제야 고개를 내민다. 잠깐의 해방감, 다음 날을 생각하며 오는 답답함, 원하는 나와 지금의 나 사이의 괴리감 등이 있겠다. 이런 생각을 나만 가지고 있는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직장을 다니는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이런 감정 속에 산다고 생각한다. 그런 생각을 퇴근길에 동생과 했던 통화에서 느끼곤 한다.
안 힘든 일이 어디겠나 싶다. 누구든 자신이 하고 있는 일과 상황이 가장 힘들다고 할 것이다. 그걸 뭐라고 하는 게 아니다. 동생도 그렇다. 나도 그렇다.
동생은 이렇게 말하곤 한다.
"여기 오래 있을 곳은 안 되는 것 같아. 내가 진행하고 싶은 일의 방향이랑 사람들의 생각이 너무 다르네.
사람들은 왜 그러는지 이해가 잘 안 되지만 어쩌겠어. 이런 삶이 너무 싫은데 어떻게 해야 할지는 모르겠고
너무 답답하네."
안다. 하고 싶은 대로만 살 수 없는 것도 알지만 답답한 마음이라도 좀 없었으면 좋겠다. 하지만 마음이 답답하다 못해 꽉 막혀 버렸다. 내가 원하는 삶과 지금의 현실에서 오는 괴리감이 그 답답함을 정말 양껏 쑤셔 넣는다. 이런 답답한 상황, 마음이 너무 불안한 상황에서는 과장을 보태 그냥 숨 쉬는 것도 어렵게 느껴진다.
아직 그런 상황을 지나고 있는 중이다. 예전 같았으면 세상을 원망하거나 그런 감정을 잊으려 급하게 집에 갔을 것이다. 그러곤 유튜브에 눈을 박고 있다가 잠에 들었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
나는 글을 쓴다. 퇴근 후에 곧장 집으로 가지 않고 카페에 들러 어떻게든 글을 쓴 뒤 집에 가곤 한다.
그렇게 내 불안함과 답답함을 매일 지운다. 다음날이 되어도 똑같은 방법으로 지운다. 동생에게도 그런 답답한 마음을 지워나갈 수 있는 행동이 있는지 잘 살펴보라고 말한다. 없다면 만들어보길 권한다. 이런 상황을 푸념하며 이야기하는 우리가 안타깝다고 느꼈지만 그렇게 또 내일을 마주할 것이다.
여러분도 그런 지우개가 있다면 좋겠다. 없다면 하나 챙겨 봤으면 좋겠다. 그래야 내일 감정이 들어갈 자리가 생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