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겨울잠 Jul 26. 2024

말, 필요와 불필요 사이


말은 필요하지만 불필요하다. 말은 소통을 전제로 존재해야 하는 것이 옳다. 그러나 많은 오해를 만들기도 한다. 말은 양날의 검과 같아서 잘 사용했을 때는 안전하지만 반대인 경우는 아주 위험하다. 유난히 말이 많았다고 생각되는 날은 잠자리에서 뒤척이는 시간이 길다. 이불을 덮으며 ‘내가 뭐라고 했더라.’ 기억나지 않는 말들을 기억하려 애쓰고 옆으로 누우며 ‘그 말은 하지 말고 참을 걸’하며 입 밖으로 뱉어진 말을 후회한다. 그리고 중얼거린다. '묵언을 해야 해, 묵언이 필요해.'




사진 unsplash의 christina



말은 감정과 함께 전달된다. 엄마는 내가 불안하면 말이 많아진다고 했다. 그리고 불편한 장소일 때도 말이 많아진다는 것을 알았다. 기분이 편하지 않은 상태의 나의 말들은 상대의 기분을 상하게 했을 수 있다. 쓸데없는 이야기도 많이 했을 것이다. 이때 말은 소통으로서 존재하지 못했다. 


말은 스스로 생각이 가능한 주체가 아니다. 그러므로 전달되는 사이에 반드시 굴곡이 생긴다. 말하는 사람의 의도와 관계없이 듣는 사람의 생각으로 받아들여진다. 여기서 오해가 생긴다. 혹시라도 오해를 풀어주겠다는 어쭙잖은 생각으로 타인의 마음을 말로 전달하려는 행동은 하지 말아야 한다. 대부분 더 큰 오해가 생긴다.     

말에도 선과 악이 있어 좋은 말은 감동과 위안이 되지만 나쁜 말은 풍선처럼 부풀며 사악함으로 몸집을 키운다. 사악해진 말은 사람의 마음을 황폐하게 만들며 위험에 빠트린다. 분명히 알아야 할 것은 나쁜 말풍선을 만든 것이 내 입을 통해 나간 말들이라면 더 큰 부피를 안고 변질되어 부메랑이 된다는 것이다.




사진 Pixabay의 Alexander Lesnitsky





하루를 돌아보는 시간에 '말'을 생각할 때가 많다. 얼마나 필요 없는 말을 많이 했는지는 '묵언'을 해보면 알 수 있다. 현재를 살면서 묵언을 하기란 쉽지 않지만 의도적으로 말을 조심 않겠다고 생각하면 내가 하는 말은 엄청나게 줄어든다. 동시에 타인의 말의 의도를 구분하는 것도 좀 더 섬세해진다. 내 말이 줄었으니 상대의 말이 들리는 것이다. 상대의 말을 잘 듣는 행위는 소통을 위한 노력이 되기에  서로의 관계까지 상승시키게 된다. 말은 필요하다. 하지만 많은 말은 불필요하다. 


사진 Unsplash의 Kristina Flour


이전 05화 나의 시대를 산다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