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겨울잠 Aug 16. 2024

나에게 얼마나 솔직해져야 당신을 이해할 수 있을까.

unsplash의 aaron-burden


'입장 바꿔 생각해 봐. 너 같으면 기분이 어떻겠어?'

그랬다. 웬만하면 당신을 이해하기 위하여 입장 바꿔 생각하기를 많이 했다. 하지만 지금은 안다. 아무리 뒤집어 생각해도 나는 당신을 이해할 수 없다. 이해할 수 없는 일은 그저 현상이라고 생각하고 그렇구나 하면 된다. 연구해서 논문을 쓸 일도 아닌데 파고들 필요 없으니까.


'입장 바꿔 생각해 봐. 너 같으면 기분이 어떻겠어?'

입장 바꿔 생각하기를 한 것은 내가 싫어하는 것은 상대도 싫어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였다. 그 생각 자체가 틀렸다는 것을 알았다.  ‘나와 너는 다르니까’가 분명히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러니 이 질문은 처음부터 잘못된 질문인지 모른다. 


'입장 바꿔 생각해 봐. 너 같으면 기분이 어떻겠어?'

나? 글쎄. 난 별문제 없는데. 네가 너무 예민한 거 아니야?

나? 난 너무 좋지. 그런데 저 사람도 좋아할까?


세상에는 너무 많은 사람이 존재하고 그 사람들은 모두 각각의 생각을 가지고 있다. 더군다나 내가 말하는 사람은 내가 만난 소수일 뿐이라는 것이다.  소수를 이해하는 일도 힘든데 우리가 타인의 입장에서 그 사람을 이해하겠다는 것은 잘못된 생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애쓰는 것은 상대에 대한 나의 예의다. 이만큼은 노력했으니 힘들면 그만해도 된다는 나에게 해주는 토닥임이다. 


‘자기 자신에게 솔직해지면 다른 이를 이해하고 좋아하는 일도 더 쉬워진다.’라는 문장이 있다. 타인을 이해하는 일이 나 자신에게 솔직해지면이라니..... 정확히 공감하기 어려우나 어렴풋이 알 것 같은 이 묘함은 또 무엇일까. 자신에게 얼마나 솔직해져야 나는 당신을 이해할 수 있을까. 도대체 우리는 자기 자신을 얼마나 모르고 살기에 타인을 이해하는 일이 이렇게 어려운 것일까.



 




이전 08화 호기심의 무례함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