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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인혁 Mar 27. 2017

새로운 가방, 이번에는 보스턴백

나의 연말은 상당히 부산스러웠다. 순탄하지도 못했다.


꽤나 야심차게 준비한 (결국은 야심에 걸맞는 결과를 보여주기는 하였지만) 두번째 가방 '여가 오사카'의 펀딩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꽤나 중대한 품질 이슈로 인해서 많은 서포터분들께 폐를 끼치게 되었다.


이름을 걸고 많은 서포터분들께 드린 약속을 온전히 지키지 못하여 죄송함이 있었으나 아주 많은 분들께서 되려 응원을 해주시고, 걱정을 해주신 덕분에 큰 힘을 얻어서 무사히 그 소동을 마무리 할 수 있었다. 업을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은 시점에서 이런 일을 당하게 되어 당황스럽기도 하고, 해결하는 과정에서 힘든 일도 많았지만 덕분에 앞으로 이 일을 함에 있어서 더 신중한 시선을 견지할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은 수확이라면 수확일 것이다.


꽤나 정신없이 일에 붙잡혀 하루가 어떻게 지나는지도 모르기를 몇 주가 지났을까. 한숨 돌리고 보니 생각보다 반응이 훨씬 좋았던 덕분에 가방의 재고는 다 떨어져가고 있었고, 새로운 가방에 대한 다양한 목소리에 응답을 할 때가 되었다.


어떤 가방을 만들어야할까 많은 고민을 하였는데, 동남아로 여행을 가기 좋은 5월에 황금연휴가 있다는 것을 상기하였다. 마침 친구 녀석이 새로운 보스턴백을 얼른 만들어내라고 채근을 해대는 바람에, 자연스레 새로운 가방은 보스턴백으로 정해졌다.



이번 가방의 이름은 '여가 세부'이다. 동남아를 떠올리면서, 공항에 도착하여 비행기를 타기까지, 그리고 어느 풍광 좋은 리조트에 가방을 내려놓고 짐을 풀기까지의 과정을 떠올리면서 꼭 있었으면 하는 몇가지 기능들을 담아내었다.


언제나 '수납'에 방점을 찍기 위해서 많은 고민을 하는데, 이번 가방은 조금 더 그 부분에 집중하였다. 성격에 따라 짐을 분류하고 널어놓자. 여가 세부의 모든 지퍼를 열어보면, 가방을 처음 보더라도 자연스럽게 어디에 어떤 짐이 들어가야 할 지 보일 것이다.


30초로 이루어진 간단한 영상으로 여가 세부를 살펴보자.


여가 세부를 이해하는데는 단 30초면 충분합니다.



가방의 가장 큰 특징적인 요소 중 첫번째는 전면으로 열리는 수납방식.


보스턴백은 공간이 무척 넓기 때문에 짐을 많이, 편하게 넣기는 쉽지만 그런만큼 많은 짐들이 섞이게 되고, 특히나 아래에 있는 짐들은 꺼내기가 무척 힘들다. 그것을 방지하기 위해서 아래쪽 공간에 큼지막하게 열 수 있는 지퍼로 된 뚜껑을 하나 만들어주었다. 특히 뚜껑의 앞면에는 꽤나 커다란 건빵주머니를 만들어서, 내부 공간을 더럽히지 않으면서 280mm 정도의 운동화까지는 무리없이 수납이 가능하도록 하였다.



그런데 만일, 아래의 주머니를 열면 위의 짐들이 모두 쏟아지지 않을까?


그런 고민을 하신다면, 접어두셔도 좋을 것 같다. 위와 아래를 별도의 공간으로 분리할 수 있도록, 지퍼로 열고 닫을 수 있는 칸막이를 만들었다. 자주 사용하는 짐들은 칸막이로 칸을 나누어 윗공간에, 여행중에 입을 옷가지들은 아랫공간에 별도로 수납을 하여 필요에 따른 짐들의 접근성을 높였다.



개인적으로 나는 보스턴백을 좋아하지 않는다. 그 상당수의 지분이 바로 노트북을 수납할 수 있는 별도의 공간이 없다는 것에서 연유하는데, 어떻게 해결하면 좋을까 고민을 하던 중에 그냥 하나 만들어버렸다.


15인치 노트북까지 넉넉하게 수납이 가능한 이 공간으로 말미암아 노트북 하나를 들고가려고 불편하게 가방을 따로 들고가야 하는 수고로움이 사라질 수 있게 되었다. 여러모로 편리해진 것이다.



내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중 하나는, 적어도 내 가방에는 어떠한 경우에도 안전하면서 편하게 접근할 수 있는 비밀스러운 여권 보관 장소가 하나는 있어야 된다는 것인데, 이번에는 그것이 노트북 수납부의 안쪽에 자리하게 되었다. 16cm X 16cm의 크기로 여권이 넉넉하게 수납이 가능한 이 주머니로 말미암아 누군가가 나의 여권을 가져가서 난처한 일이 발생하지나 않을까 하는 고민은 하지 않아도 되게 되었다.



나는 개인적으로 이 공간을 무척 좋아한다. 내가 만드는 가방의 모든 칸막이는 주머니로 사용을 할 수가 있다. 특히 짐을 넣고 나면 본의 아니게 꽤나 비밀스러운 공간이 되기 때문에, 여행을 하면서 사용할 외환을 무더기로 환전을 하였다면 저 공간은 꽤나 안전한 보관 장소가 될 수 있다. 이것은 여행을 하면서 단 한 번도 나를 실망시키지 않았던 기능으로써, 앞으로도 더욱 계승 발전시켜 나가야하는 트래블러스 하이만의 독자적인 특징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노트북 수납이 가능한 뒷공간에는 캐리어에 얹어서 사용할 수 있는 캐리어 걸이도 있다. 보스턴백을 단독으로만 사용하는 경우는 거의 없기 때문에, 상식적인 선에서 사용성을 고려하여 주머니가 내장된 캐리어 걸이도 만들어주었다.




트래블러스 하이의 새로운 보스턴백 '여가 세부'


4월 10일까지 와디즈에서 크라우드 펀딩을 진행중에 있다.


그 어느때보다 서포터분들의 호응이 좋은 가방인지라 개인적으로도 많은 기대가 된다.





새로운 색상과 함께 더 새로워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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