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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인혁 Mar 30. 2017

크라우드 펀딩을 해보자. 2편

2. 사진 촬영

첫번째 이야기 읽으러 가기


오늘은 제품을 소개하기 위해서 가장 먼저 해야하는 일인 '사진 촬영'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한다. 가진거라고는 가방밖에 없기 때문에 돈이 별로 없다. 지금은 가방이라도 있지 그것마저 없었던 창업 초기에는 조금 더 눈물나는 생활을 했는데, 그래서 나는 펀딩을 준비하는데 들어가는 비용들을 절감할 수 있는 갖가지 야매 방법들을 꽤나 알고 있다. 이곳에서는 그런 팁들을 최대한 알려드리고자 한다. 혹시나 펀딩을 생각하는 분들이 계시다면, 이 글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수 있길 바라며!





우여곡절 끝에 제품을 만들어내는데 성공하셨다면 다 끝난 것이나 다름없다. 사진 찍고 펀딩 페이지 만들고, 영상 찍는 것은 사실 모조리 부수적인 일이다.


이렇게 쉽게 말 할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싶지만, 수중에 지폐뭉치의 사각거림이 아니라 동전의 짤랑거리는 소리만 가득하다면 지금 절로 흐르는 눈물을 훔치고 계신다고 해도 이해한다. 결국 제일 중요한 것은 제품이라고 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사진과 영상, 페이지 작업은 중요한 일이다. 더구나 한번도 해본 적 없는 사람에게는 재앙과도 같은 높은 벽이기도 하다.


그러나 걱정하지 마시길 바란다. 나도 했는데 여러분이라고 못할 이유가 어디에도 없다.



1. 펀딩에 있어서 내가 생각하는 사진이란?



1. 이왕이면 잘 찍는 것이 좋다.


'밥을 배부를 때까지 먹으면 배가 부르다.' 수준의 상식적인 이야기이다. 본인의 실력이 되거나 주변에 실력 좋은 사진 작가분이 계셔서 잘 찍을 수 있으면, 당연히 좋다.



2. 잘 짜여진 스토리는 사진의 부족함을 충분히 만회하고 남는다.



두번째 가방을 만들고 진행했던 펀딩에 쓰인 사진들이다. 모든 사진을 내가 찍었는데, 톤도 일정하지 않고 명도와 대비도 일정하지 않고 엉망진창이다. 잘 찍은 사진이 아니지만, 그렇다고 그것이 구매를 하는데 있어서 치명적인 방해 요소는 결코 아니다. 나의 경험 상 크라우드 펀딩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는 제품의 스토리를 중요시하는 분들이 많다는 점이다.


제품의 특징을 잘 보여줄 수 있도록 페이지의 흐름을 치밀하게 구성하자. 사진의 부족함을 충분히 만회할 수 있다.



3. 너무 많은 부담을 가질 필요는 없다.


첫 펀딩에서 아주 많은 고민을 했던 부분이 사진과 영상이었다. 그래서 친구의 지인분께 부탁해서 사진을 찍기도 했다. 그때와 비교하여 딱히 실력이 좋아지거나, 센스가 발전한 것은 없는 것 같지만 어찌됐든 지금은 모든 사진과 영상을 혼자 찍고 있다. 너무 큰 부담을 갖지 마시길 바란다. 극상의 품질을 가진 사진 한 장의 빈자리가 조금 허전해보일 수도 있지만


프로젝트의 스토리를 확실하게 보여줄 수 있는, 말하고자 하는 바가 확실한 사진들의 조화는 그것을 충분히 상쇄한다.



사진과 영상은 나의 제품을 이해하기 쉽게 설명하고 구매욕을 더 불러일으키기 위한 보조제이다. 여러분의 제품이 정말 매력적이라면 스타 작가의 뷰파인더에 담긴 사진이 아니라도 좋다. 너무 큰 부담을 갖지 말도록 하자. 만회할 수 있는 기회는 많이있다.





2. 사진 촬영


사진 촬영의 목적은 크게 두 가지이다. 하나는 제품의 형태와 기능을 소개하기 위함이고 다른 하나는 제품을 더 매력적으로 보이기 위함이다. 사진에 조예가 깊으신 분들이라면 전혀 문제가 될 일이 아니지만, 나처럼 빛을 담아내는 기계를 다루는 것이 영 어설픈 분들께는 사진 찍는 것이 아주 큰 고민거리가 될 수 있다. 카메라도 없고, 다른 보조 장비까지 없으면 그 고민의 크기는 말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그렇지만 해낼 수 있다. 아니, 해내야 한다.


이제부터는 본인의 장비가 있으면서 사진을 찍고, 편집하는데 문제가 없는 분들은 볼 필요가 없는 부분이다.


손재주도, 장비도, 관련된 지식도, 아무것도 가진 것 없이 망연자실하고 계신 분들을 위한 팁이다.


혹시나 이글을 보고 계실지 모르는, 펀딩을 준비하시는 많은 분들의 건투를 빈다.



1. 스튜디오 촬영


'누끼컷'이라고 부르는 것이 있다. 기능을 강조하고 제품의 형태를 보여주기 위해서 배경을 날려버린 제품 사진이다. 목적이 무엇이든지 간에 필수적으로 있어야 하는 사진이다. 그리고 이런 사진들을 찍기 위해서 스튜디오가 필요하다. 만일 서울에 살고 있다면 무료로 스튜디오 촬영을 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 카메라, 삼각대가 없어도 된다. 빌려준다. 공짜로.


서울 창업 카페 - 숭실대입구역점


서울에는 창업을 돕기 위하여 운영되고 있는 창업카페들이 있다. 멘토링, 각종 상담 프로그램을 운영하기도 하고 회의실을 대여해주기도 한다.


그 중에 숭실대입구역에 위치한 서울 창업 카페에서는 사진 촬영을 위한 스튜디오와 장비를 무료로 사용할 수 있다.


숭실대입구역 지하철 역사 내 지하 5층에 위치해있다. 전화로 예약 날짜와 시간을 얘기하면 간단하게 예약이 가능하다. 한 번에 최대 4시간까지 예약이 가능하며 월요일 ~ 토요일까지 사용이 가능하니 참고하시길 바란다.


예약 전화 : 070-5097-3337



창업 카페 내에 위치한 스튜디오의 모습이다. 종류별로 5대의 조명을 갖추고 있다. 장비도 무료로 대여를 해준다. 캐논 EOS 750D와 맨프로토 삼각대를 보유하고 있다. 메모리카드도 대여를 해주니 참고하시길 바란다.



스튜디오를 사용하는 방법은 카페의 담당 매니저님이 친절하게 가르쳐주신다. 그러니 걱정하지 말도록 하자. 나는 보통 스튜디오 촬영을 할 때 '화이트월'이라고 부르는 흰색 종이벽을 바닥에 길게 깔아놓고 촬영을 한다. 사진을 잘 찍는 방법이 뭐가 있을까? 나는 사진을 업으로 삼는 사람이 아니기 때문에 그런 것 따위 모른다. 무조건 많이 찍자. 아주 많이 찍도록 하자. 아주 많이, 자동으로 해놓고 난사를 하다가 조명도 바꿔가면서 찍어보고, 그것도 마음에 안들면 수동으로 바꾸어 셔터스피드, 조리개값도 열심히 바꿔가면서 찍어주자. 한 장만 얻어걸려라 하는 마음으로.



색깔은 제멋대로에 밝기도 제멋대로인 사진들이 한무더기이다. 한숨을 잔뜩 쉬면서 한장씩 살펴보자. 그대로 쓸 수 있는 사진은 없다. 절대로 없을 것이다. 만장을 찍든, 십만장을 찍든, 아마 한 장도 없을 것이다. 무조건 보정을 거쳐야 한다. 그렇지만 그것도 한숨 나오는 일이다. 포토샵을 한 번도 다뤄본 적이 없다면 네모 하나 그리는 것도 공포스러운 일이다.


그런 분들을 위해 '그런대로 그럴듯 해 보이는' 수준의 간단한 보정을 하는 나름의 요령을 하나 알려드리고자 한다. '괜찮은 퀄리티'는 잘 모르겠다. 말 그대로 '그런대로.. 봐줄만 하네?' 수준의 퀄리티니 큰 기대는 하지 말도록 하자. 나와 같은 완전 초보들을 위한, '절대로 뛰어난 퀄리티가 아니며 철저하게 야매'인 방법이니 정말 절박한 분들만 참고하시면 되겠다.



여기 사진이 하나 있다. 뭔가 어두침침하고, 배경도 시원찮은 것 같다. 나는 이럴 때 보통 배경을 날리고 제품을 조금 보정한 다음 배경에 색을 씌운다. 얼마 걸리지 않는 간단한 작업이지만 제품 자체에 집중 할 수 있도록 '깔끔하다'는 느낌을 줄 수 있다.



포토샵을 기준으로 설명을 하려고 한다. 'W'키를 눌러보자. 색이 비슷한 영역을 선택하는 기능이다. 그리고 어두컴컴한 배경을 찍어주자. 사진에 보이는 것 처럼 배경의 왼쪽면을 알아서 선택해준다.



그 상태에서 'Ctrl + Alt + R'을 동시에 누른다. '가장자리 다듬기'라는 창이 뜬다. 이 과정을 거치지 않으면 그림자가 매우 보기싫게 남는다. '가장자리 조정' 옵션을 만지면 되는데, 나는 보통 저 정도 값을 기준으로 조금씩 조정을 한다. 더 편한 방법이 있을지도 모르지만 일단 나는 모른다. 포토샵의 어떤 것도 만지는 것이 두렵다 하시면 따라해보자. 적당히 값을 때려넣고 확인을 눌러준다. 어차피 적당히라는 것이 얼마인지 나도 모르고, 여러분도 모를테니 그냥 그대로 넣어도 무방하다.



이제 그 상태에서 Delete 키를 눌러보자. 어두운 부분이 날라간다. 적당한 수준의 그림자가 어설프게 남아있고, 제품의 윤곽은 그대로 살아있다. 거무죽죽한 배경들은 다 지워주도록 하자. 제품의 끄트머리가 조금 날라간 것 같지만 기술이 부족한 우리의 손을 탓하면서 적당히 눈감고 넘어가도록 하자. 각이 조금 심하게 안나온다 싶으면 살포시 'Ctrl + Alt + Z'를 몇 번 연타하여 지우기 전의 상태로 돌아간 다음에 가장자리를 다시 선택하면서 깔끔하게 지워질 때 까지 노가다를 하면 된다. 명심하자. 어차피 센스따위 없으면 근성이라도 있어야 한다.


이제 제품 자체의 색감이나, 명도, 대비 등을 만져보도록 하자. 가장 위의 메뉴 '이미지 - 조정' 탭에서 그런 것들을 조정할 수 있다.



포토샵에는 '레이어'라는 개념이 있다. 모든 작업은 각각의 '레이어'에서 이루어진다. 아마 서로 겹쳐질 수 있는 각각의 투명 도화지라고 생각을 하면 이해가 편할 것이다. 조금 전에 내가 만진 레이어는 '제품 사진'인 레이어 1이었다. 나는 '배경'에 색을 입혀야 하기 때문에 빨간 네모 안의 '배경' 레이어를 클릭해주었다. 그리고 'G'키를 누르자. 그림판의 페인트통이다. 원하시는 색을 선택한 다음, 바탕에 찍어주면 색이 바뀔 것이다.



뭐가 바꼈지 싶겠지만 바꼈다. 아무튼 바꼈다. 이런 야매 노가다에 조금씩 적응이 되면 간단하게 글을 넣고 색감을 조정해서 기능을 소개하는 이미지 한 장을 어렵지 않게 만들 수 있다. 우리가 기존에 차고 넘치게 보던 것들의 퀄리티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적어도 무슨 말을 하려고 하는지는 알 수 있다. 돈도 없고, 인맥도 없고, 본인의 실력이 없어도 노가다와 근성으로 떼울 수 있다. 아니 노가다와 근성 말고는 떼울 수 있는게 없다. 포기하지 말자.



2. 야외 촬영


아마 야외 촬영을 해야하는 제품이 있을 것이고, 실내 촬영만으로 충분한 제품이 있을거다. 사실 야외 촬영의 경우 전할만한 팁이 크게 없다. 평소에 밖에서 사진 많이 찍지 않는가. 내가 찍는 야외 사진들은 딱 그정도의 비루한 퀄리티를 언제나 보장하기 때문에 드릴 말씀이 없다. 매우 송구스럽다. 검찰에서 성실하게 조사 (...)


여하튼, 내 나름 느낀 점에 대해서만 간단하게 이야기하고 넘어가려 하니 가볍게 읽어보고 넘기자.



1. 핸드폰 카메라와 DSLR의 차이는 전화가 되냐, 안되냐의 차이다.


이 무슨 말같지도 않은 소리를 하는가 싶겠지만, 나처럼 처절하게 재주가 없는 사람의 손에는 무슨 카메라가 쥐어진들 비슷하다. 카메라가 없는데 어떡하지 걱정 안해도 된다. 여러분을 믿으시라. 장인은 연장 타령을 하지 않지만 나와 같은 똥허접도 연장 타령을 할 필요가 없다. 아마 이 글을 여기까지 읽고 있는 당신이라면, 당신이 두 손에 곱게 쥐고 있는 DSLR이 내 손에 쥐어진 폰카와 비슷한 수준의 사진을 찍게 될 것이라고 조심스레 단언할 수 있다.



둘 다 핸드폰 카메라로 찍은 사진이었는데, 펀딩 기간동안 아무도 눈치 못챘다.



2. 무조건 많이 찍자.


너무 당연한 이야기를 하는 것 같지만, 실력이 안되면 양으로라도 떼워야된다. 계속 이야기하지만, 가진게 없으면 근성이라도 있어야 한다. 많은 곳을 돌아다니고 많은 사진을 찍을수록 좋은 사진을 얻을 수 있는 확률은 당연히 높아진다. 야외컷이 중요하다 여겨진다면, 아주 많은 시간을 들여서 발품을 파시길 바란다. 여러분의 걸음걸이 수 만큼, 손가락이 촬영 버튼을 누르는 수 만큼 사진의 퀄리티는 올라갈 것이다.





사진 촬영은 취미로 잘 하는 분들이 아주 많이 계실테지만 그렇지 못한 분들에게는 참 막막하면서 재앙과도 같은 장애물이기도 하다. 특히나 가진게 별로 없는 상태에서 시작을 해야하는, 대다수의 나와 같은 분들에게는 더더욱 부담스러운 과정이다. 아마 이것이 100% 만족스러운 솔루션이 되지는 못하겠지만, 그래도 여러분에게 한줄기 단비같은 존재가 될 수 있기를 조심스레 바라본다. 사실 더 중요한 것은 여러분 나름의 방법을 찾아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근성있게, 포기하지 말고 꾸준히 나아가시길 부탁드린다.


다음번에는 영상을 찍고 편집을 하는 것에 대해서 다뤄보고자 한다.


- 다음화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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