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 된 일인데, 모르는 번호로 전화를 한 통 받았다.
KDI에서 전화를 주셨다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내가 그곳에서 전화를 받을 일이 없었다. 혹시나 나도 모르게 척을 지거나 원수질 일을 했나 싶어서 살짝 걱정이 되려는 찰나, KDI에서 발간하는 '나라경제'라는 잡지의 9월호에 실을 인터뷰를 하고싶다는 말씀을 해주신다.
9월호의 주제 중 하나인 '프로슈머'와 맞는 인터뷰 대상을 찾던 중 내가 예전에 어느 커뮤니티에서 쓴 글이 생각이 나서 연락을 하셨단다. 자주 오는 종류의 것은 아니지만, 이런 연락을 받을 때 마다 항상 부담이 앞선다. 나보다 잘하고 있고, 취지에 더욱 맞는 사람들이 차고 넘칠텐데 그런 자리에 얼굴을 비추는 것이 타당한가 싶어서.
물론 인터뷰를 했다. 항상 관심에 목이 마르기 때문에 부담은 느끼지만 한번도 마다한 적은 없다.
내 기억속의 KDI는 우리 학교 홍릉캠퍼스 옆에 있던 모습이 전부였기에 당연히 서울에 계신 줄 알았는데 기관 전체가 세종으로 옮겨갔다고 하신다. 별로 특별할 것도 없는 내 이야기 하나 들으시려고 세종에서 서울까지 오시는 불편함을 감수하신다고 하니 갑자기 부담이 앞선다.
서울역 옆 코레일 건물에서 진행된 인터뷰, 생각보다 길게 진행됐다. 잘 알려진 '투머치토커' 박찬호 선수와도 비견되지 않을까 싶을만큼 나는 말이 많은 놈인데, 제대로 시작한 지 1년밖에 되지 않아서 할말이 얼마나 될까 싶었지만 내가 생각해도 과하다 싶을 만큼 온갖 말들을 주저리 쏟아내고 있었다.
공적인 자리에서 말을 하다보면 대단하리만치 조리없게 말을 꺼내는 나에게 놀라고는 하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너무나 잘 정리한 기사를 내주셨다.
아직은 별볼일 없는 자그마한 1인 기업이자 브랜드이지만, 지금까지 만나온 고객들을 계속 소중히 여기며 앞으로 만날 고객들 역시 소중히 여겨 더욱 부지런히 성장하는 트래블러스 하이가 되어야겠다.
덧
이 자리를 빌어 먼걸음 해주신 양은주 연구원님, 백경준 연구원님, 멋진 사진 찍어주신 사진작가님께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덕분에 기분좋은 경험 할 수 있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