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HJ Apr 01. 2024

5. 본격적으로 치며들기 - 치앙마이 여행기

5일 만에 치며들었다

나는 밥 먹고 카페 가는 것보다 더 일상 같은 일상이 빨래라고 생각한다. 오늘은 5일 차. 묵혀놓은 빨래를 하러 근처 coin laundry에 갔다. 그냥 산책하려 나가는 데 왼손에 빨래바구니가 있는 것일 뿐, 달라진 건 별로 없다.

빨래방 이름은 고양이 빨래방이다. 일본어로 고양이를 뜻하는 NEKO가 적혀있다. 흔한 coin laundry가 아니라 일단 뻥 뚫려있는 공간에 카페처럼 쉴 수 있게 공간을 마련해 뒀다.


나는 주변에서 밥을 먹고 커피를 사들고 와서 책을 읽으며 시간을 때웠다. 이 또한 별 것 아닌 일상인데 행복했다. 한국에서도 할 수 있는 것으로 유난 떠는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들려오는, 보이는 언어가 바뀌는 순간 이는 정보가 아닌 풍경으로 인식된다.


그러고는 잠깐 쉬었다가 커피를 마시러 갔다.

일처리 할 것도 있고, 글도 써야 하고. 겸사겸사 조용하고 예쁜 카페에 찾아들어갔다.

이렇게 이쁜 카페도 비수기에 위치가 살짝 외지다는 이유로 사람이 안된다는 게 정말 안타깝다.


내가 간 곳은 온통 초록초록한 풀로 장식되어 있고, 그 안에서 정말 편한 소파나 의자, 침대가 있어 말 그대로 편하게 쉬고 갈 수 있는 공간이었다.


단점이라면 야외랑 연결되어 있어 에어컨이 없다는 것. 어느 정도 절충한 점은 에어컨이 있는 실내도 따로 구비되어 있어 더우면 안으로 도망가면 된다는 점이다. 나도 밖에서 좀 버텨보다가 너무 더워서 안으로 대피했다.


동남아 나라의 장점 중 하나는 과일과 과일로 만든 음료 값이 싸다는 점. 상품성 떨어지는 과일에 설탕을 넣어서 만드는 우리나라 카페음료와는 다르게 진짜 과일을 다 갈아서 만들어주니 맛있고 건강도 챙기는 기분이 든다.



이 글의 마지막은 어제 찍은 치앙마이의 노을로 장식해보고 싶다.


태국은 화려한 밤문화로 유명하지만, 치앙마이만큼은 딱 노을질 때까지가 이쁜 것 같다. 점심 즈음 엄청나게 더워서 다들 밖으로 나오지 말라고 할 때, 나는 이 때도 노을에 버금가게 이쁘다고 생각한다.


날씨도 선선해지고 햇빛도 힘을 잃어가는 딱 이 시간대에 건물과 나무들도 다른 빛을 내고, 나도 기분 좋게 그것들을 바라볼 수 있어서 시너지가 나는 시간이라고 생각한다.

이전 04화 4. 생각보다 가까이 있는 행복 - 치앙마이 여행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