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앙마이의 밤문화를 Araboza
글이 좀 밀렸다.
변명부터 하자면 새벽까지 놀았던 날은 밤에 글 쓸 시간도 없고 그 다음 날 아침에 비몽사몽해서 글을 발행할 여력이 없기 때문이다. 3일 연속으로 새벽까지 노느라 이 사단이 났다. 그래도 사진은 많이 찍어놨으니 밀린 글을 전부 발행해보려고 한다.
6일차에도 시작은 똑같았다. 맑은 햇살과 함께 일어나서 산책을 하고 아침을 먹고 커피를 마시고 돌아왔다. 가보고 싶었던 현지 식당에 가서 간만에 밥 메뉴를 시켰다. 태국어를 읽을 요량은 없고, 그냥 사진이랑 영어 설명 둘 중 하나라도 있으면 감사히 지목하는 편이다.
오후에는 치앙마이의 3대 구역 중 하나인 산티탐 지역을 둘러보러 이동했다. 밥도 거기서 먹고, 가려고 저장해둔 카페도 가기로 했다. 내가 자주 보는 유튜브인 정원의 세계여행의 한 영상 루트 그대로 해보는 것이었다. 안타깝게도 그 영상에 나왔던 갈비국수집이 최근에 폐업한 바람에, 태국음식도 좀 물리겠다 이참에 다른 메뉴를 먹어보기로 했다.
신기하게 태국에 있는 일식집에 한국어가 쓰여진 태권도복을 인테리어로 전시하고 있었다. 스시 맛은 적당히 맛이 좋았다. 태국에서 일식은 실패공식이라고 하던데 나는 그렇지만은 않았던 것 같다. 뭐니뭐니 해도 스시는 회전률이 높으면 딱히 실패할 일이 없는 것 같다.
다행히 영상 속 카페는 아직 디지털 노마드의 성지로써 성업중이어서 방문 할 수 있었다. 내부는 치앙마이스러운 풀들로 인테리어되어 있었고 조용한 분위기에서 여러 외국인들이 일 혹은 공부를 하고 있었다. 나도 그 틈에 끼어 열심히 공부와 멘토링을 했다.
카페 주변에는 산티탐 지역의 지역색이라고 해야하나, 약간 슬럼같이 낙후된 지역의 문화색을 띄고 있다고 느껴졌다. 아무래도 치앙마이의 청담동인 님만해민이나 전통강자 올드타운보다는 시설이 좋지 못한 지역이다보니 그런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실상은 잘 모른다. 다 다녀본게 아니다. 중앙에 먹자골목도 있고, 은근 한달살기 커뮤니티에서는 유명한 지역이다.
돌아오는 길도 여전히 예뻤다. 나는 항상 치앙마이의 이 시간을 강조한다. 노을이 지기 전부터 후까지 한 30분 되는 시간 동안이 치앙마이에서 가장 예쁜 시간이라고 생각한다. 어김없이 이 시간에 카페에서 나와서 유유자적 걷다가 아이스크림 하나 손에 들어주고
이번 저녁엔 혼자가 아니었다.
새벽 놀음의 시작은 코끼리 에코투어 동행을 구하고자 들어간 단톡방에서 친해진 사람들이었다. 겸사겸사 야시장 구경을 같이 가기로 했는데 야시장 구경은 30분도 안하고 바로 더 재밌는 것을 하러 출발했다.
치앙마이에는 라이브쇼를 하는 펍이 많다고 한다. 가수들은 노래를 하고 손님들은 이를 즐기며 술을 마신다. 사실 노랫소리 때문에 우리들 목소리는 전혀 들리지 않아서 불편하긴 했지만 분위기도 맘에 들고 재밌었다. 무엇보다도 태국 노래라서 진짜 어떤 의미인지도 모르지만 신선했다.
나는 the warm up cafe라는 곳에 갔는데, 신기하게 11시까지는 라이브쇼 펍이지만 이후에는 슬금슬금 클럽처럼 분위기를 전환하더니 DJ들이 나타나 한국 클럽처럼 운영한다. 나도 뭐 분위기가 이러니 이렇다할 요량이 없어서 새벽 3시까지 놀았다. 하하.. 그래서 글이 좀 늦어졌다.
어 음.. 여튼 전혀 생각지도 못한 전개에 나도 굉장히 당황스럽지만 엄청 재밌었다. 이렇게 놀아본게 언젠지도 기억이 안나지만 그래도 언제 6시간이 흘렀는지 모를 정도로 재밌게 놀았다. 다만 다음에 또 이런 기회가 있을지는 모르겠다. 나도 이런곳인줄 모르고 따라갔다가 이렇게 된거라 다음에 내 발로 다시 클럽을 찾을지는 모르겠네. 여튼 좋은 경험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