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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J Dec 20. 2021

번아웃과 슬럼프

우린 피로사회에 살고있다.

우리는 피로사회에 살고 있습니다. 뭐가 그리 할 일이 많은지, 아니면 할 일이 많다고 느끼는 것인지 모르겠다만, 다들 어떤 일들에 찌들어 살고 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옛날보다 번아웃, 슬럼프라는 단어를 많이 사용합니다. 가볍게는 일할 맛 안나는 상황을 표현하는 단어라고나 할까요?

연차 쓸까..?

하지만 두 단어는 명확히 다릅니다. 단어도 구분해서 사용해야하지만, 특히 스스로 진단할 때 이를 잘 판단해야합니다.


번아웃 증후군 (Burnout Syncdrom)

번아웃 증후군은 정신질환입니다. 2019년 국제 보건 기구 WHO가 공식적으로 인정했습니다. 하지만 질병으로 정의하는 순간 치료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비롯한 치료 절차가 필요하고, 보험사는 이에 대한 보험금 지급을 고려해야합니다. 국가는 국민이 이러한 만성질환에 걸리지 않도록 예산을 편성하고 지속 관리해주어야 하죠.


이러한 파급효과 때문에 질병이라는 단어를 사용하지 않고 활성 소진 상태(State of vital exhaustion)라고 정의했습니다. 질병이 아닌 어떠한 상태에 도달했다고 보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그 상태란 구체적으로 무엇을 말하는 것일까요? 소진(burn out)이라는 단어는 1974년 독일태생 미국 심리학자 휴버트 프로이덴버그가 제안하였으며 일에 지나치게 몰두하던 사람이 어느 시점에서 갑자기 모두 불타버린 연료와 같이 극도의 피로감을 느끼며 무기력해지는 것을 뜻합니다.

휴버트 프로이덴버그(Herbert Freudenberger)

증상은 다음과 같습니다. 대부분 겉으로 드러나는 행동거지에 변화가 생기고, 그 변화는 심경의 변화에서 비롯되었을 것이라 추측할 수 있는 부류에 속합니다.   

정신적으로나 신체적 극도의 피로감을 느끼고 의욕을 상실합니다. 어떤 일을 하려는 생각이 있어도 몸이 따라주지 않고, 결국엔 정신적으로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없을만큼 매몰되어버리는 상태가 됩니다.

공감능력이 낮아져 주위사람간 관계가 소원해지며 냉담한 태도로 주위 사람들을 대합니다.

어떤 일을 해도, 성과를 만들어내도 성취감이 없어집니다.


 특이한 점은, 번아웃 증후군에 걸린 사람을 주변사람들이 알아차릴 수 있다는 점 입니다. 마치 팔이 절단된 환자나 암에 걸려 몸이 바싹 말라가는 사람을 보는 것 처럼, 겉으로 드러나진 않아도 겉에서 느낄 수 있습니다. 그래서 평소와는 다르게 힘이 없고, 일에 집중하지 못하는 지인을 보게되면 진지하게 병원치료를 권해야합니다.


슬럼프 (Slump)

슬럼프는 정신질환이 아닙니다. 그저 어떤 노력을 해도 성과를 낼 수 없는 상태, 챗바퀴를 돌고 있다고 느끼는 현상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특히 학생들이 수험생활이나 운동선수들이 특정 운동의 경지에 오를만큼 반복숙달을 하는 사람들에게 흔히 나타납니다. 이는 아직 정신적으로 붕괴되거나 매몰되진 않았지만 자신이 쏟아부은 시간이나 노력에 비해 터무니없이 낮은 성적표를 받아들었을 때나 너무나도 아쉽게 원하던 성과에 도달하지 못했을 때 발생합니다.


하지만 슬럼프는 질병이 아닙니다. 주변 사람들은 슬럼프에 온 사람이 그냥 일이 하기 싫어서 저러는건지, 원래 뺀질대는 사람인지, 슬럼프가 온 사람인지 구별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정신과 치료가 필요하지 않습니다.


늪에 빠진 사람은 허우적대는 만큼 더 늪에 빠져들죠. 슬럼프라는 늪에 빠졌다고 생각한다면 가장 먼저 해야할 일은 멈추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 현상을 해결할 수 있는 궁극적인 해결방법을 찾아야합니다. 너무 쉼없이 달려왔기 때문이라고 생각하면 리프레시 휴가를 떠나고, 잘못된 방식으로 노력을 하고 있었다면 그 방식을 바로잡아야 합니다.


이러한 해결 방법을 통해  나타난 성과는 그 크기가 작더라도 해당 분야은 물론 스스로의 인생에 있어 큰 울림을 줄 것이며 앞으로의 성과에 윤활유가 되어줄 것입니다.

난 현재 슬럼프에 있는가?

� 일에 손에 안잡혀요. 하기 싫어요. 슬럼프가 왔나봐요

그냥 하기 싫은건지, 내가 현재 하는 일이 마음에 들지 않는건지. 그냥 슬럼프라고 이름붙힌다면 거기서 성장은 멈춘다고 생각합니다. 살다보면 마주치는 다양한 사건들 중 나와 결이 다른 일들은 언제나 도사리고 있습니다. 이런 일들을 마주할 때마다 슬럼프라는 이름을 지어주고 뒷전에 두거나 행동하지 않는 이유로 삼는다면 우리는 더이상 이사를 하지 않는 소라게마냥 성장을 멈추게 될 것입니다.


진지하게 내가 하는 일의 성과에 대해 평가하고 그 원인을 냉정하게 판단해보면 그 이유를 알 수 있습니다.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일하는지, 내 방법이 효율이 안나오는 이유는 무엇인지 등 다각적으로 판단할 수 있도록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서 해결방법을 찾아야 합니다.


아직 이러한 조언을 구할 채널이 충분하지 않다는 점은 대안이 없는 상태입니다. 사람들은 자신의 노하우나 성공스토리를 늘여놓는 건 좋아하지만, 특정한 사람의 고민거리에 대해 심도있는 해결책을 제공하는 것에 대해서는 꺼려하기 때문입니다.


Outtro

대한민국 직장인의 3분의 2가 번아웃 증후군에 시달린다는 기사를 본 적 있습니다. 이 기사를 보고, 너무 가볍게 이 단어를 사용하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진짜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은 사소한 트리거에도 스스로 목숨을 끊거나 직장을 잃는 등의 사건들이 일어납니다.


그래서 번아웃 증후군이라는 단어가 더욱 명확히 질병으로 정의되어야 하고, 나약한 사람이라 바라보는 냉소적 시선을 거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References

[정신건강칼럼 6월] 소진(번아웃) 증후군에 대하여 | 정신건강이야기 | 정신건강이야기 | 정신건강의학과 | 서울아산병원

'번아웃' 증후군의 특징 세 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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