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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J Jan 19. 2022

여행을 계획하기

되도록 계획은 짜고가자.

 여행을 한 번이라도 가본 사람이라면 여행 중이라는 사실 자체만으로도 평소에 하지 않던 행동을 하게 된다는 사실을 잘 알 것입니다. 돈을 기분 내키는대로 쓰는 행위를 예로 들 수 있겠죠. 기분에 맞추어 행동하고 나서 여행중이라는 좋은 변명거리도 있으니 더더욱 그럴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우리는 시간과 돈이라는 한정된 재화를 가지고 여행합니다. 더 깊게 생각하면 날씨나 해당 여행지의 문화적 스케쥴(일요일엔 쇼핑몰을 안연다던지, 월요일 마다 무료 입장가능한 관광지가 있다던지)와 같은 특수한 조건들까지 생각하여야 하므로 계획을 통해 어느정도 가심비가 높은 여행을 즐기는게 여러모로 좋습니다. 물론 한두가지는 포기할 수도 있겠지만 뭐, 계획을 적당히 잘 짜서 여행하자는 말을 하고싶은 것입니다.


 저에게는 이번에 다녀온 3주짜리 스페인 여행이 첫 장기여행이자 첫 유럽여행이었습니다. 그래서 나름의 계획을 만들고 가심비 높은 여행을 만들어보고자 여행 계획서를 만들었습니다. 혼자 보려고 만들었다가 공유하고 같이 쓰면 좋을 것 같아서 설명과 함께 공유합니다. 아래 6가지 큰 항목으로 나눠봤습니다.

홈 화면
템플릿은 이 링크를 참고해주세요

테마

 가장 먼저 정한것은 여행의 테마였습니다. 생각해보면 여행엔 다양한 종류가 있습니다. 관광, 휴양, 수학같은 큰 범위도 있고, 출사나 출조같은 매니악한 목적의 여행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적은 시간에 이것도 하고 저것도 하는 여행은 방금 언급한 목적들 중 하나도 제대로 이루기 힘듭니다. 그래서 저는 테마를 명확히 정하고 출발하기로 하고, 쉼이라는 테마 아래 간단히 개인적인 룰을 정하고 세부계획과 예산을 잡았습니다.

테마를 명확히 정한다.

 이와 같이 기둥을 세우고 나니, 여행계획이 굉장히 심플해졌습니다. 액티비티는 거의 넣지 않았고, 관광은 하루에 2군데 이상 다니지 않았으며 숙소는 휴양지에 가깝게 정했습니다. 이러한 결정에 큰 어려움이 없었습니다. 예산도 식사보다 숙소에 조금 더 투자할 수 있었고 투어나 액티비티 예산을 가장 낮게 잡아 다른 곳에 사용할 수 있었습니다.


주의사항

 우리는 다른 문화권으로 가는 것이기 때문에 정말 사소한 부분에서 실수할 일이 많습니다. 특히 저는 매형네 부모님댁에서 1주일을 지냈기 때문에 더 민감하게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계획 단계에서 그 나라에서 주의해야할 점을 정리했고, 꼭 필요한 스페인어 표현들도 정리해서 여행 중간에 틈틈이 숙지했습니다.

사소하지만 꼭 알아가는 것을 추천함.

 예를 들어 스페인에선 면류를 포함한 요리를 먹을 때 소리를 내고 먹는 것을 안좋게 생각합니다. 그리고 딱히 별다른게 있진 않았는데, 손동작으로 인한 오해가 생기지 않게 그리고 상대방의 손동작이 뭘 의미하는지에 대한 조사도 필요했습니다. 또한 식당에서 웨이터를 부르는 방식, 계산하는 방식, 커피를 주문하는 패턴 등이 한국과 다른 문화에 대한 숙지도 중요했습니다.


 제도나 문화에 대해서도 정리해가시면 좋습니다. 잘 모르고 계획을 짰던 저는 3주간의 여행 스케쥴 중 쇼핑 계획을 단 하루 넣어놨는데, 이 날이 하필 일요일이라 단 하나의 옷도 구매하지 못하고 돌아왔습니다. 왜냐하면 일요일엔 모든 스페인 쇼핑몰이 문을 닫기 때문입니다. 심지어 백화점도 열지 않고, 대형 쇼핑몰은 푸드코트만 여는 기형적인 운영을 하고 있었습니다.


일정

 저는 큰 테마를 짰다가 너무 많이 바뀌어서 뺐는데요, 여행 유튜브나 블로그를 보면서 가고싶은 장소 등을 정리하는 단계입니다. 간단히 이 도시에 가서는 어디를 보고싶다. 어떤 경험을 하고 싶다 정도로만 정리하면 좋겠습니다. 이에 관해서는 TripAdvisor를 활용하거나 google에 What am i have to do in CITY_NAME으로 검색해서 나오는 내용들 중 고르시면 되겠습니다.

1. 트립 어드바이져 2. 구글 검색

 여행 계획은 굉장히 러프하고 널널하게 짰습니다. 정확해야하는 교통이나 체크인 시간 등은 명확히 표기하되 관광이나 휴양 계획은 오전에 하나, 오후에 하나 넣는 식으로 구성했습니다. 지금보면 정말 대충 짠 계획이라고 보여지네요. 1/3이 산책인 것 같습니다(근데 저 시간에 진짜 산책만 했습니다)

1. 전체 일정 2. 일일 일정

 22일치 계획을 그룹화해서 표기하니 노션이 굉장히 버벅이는 현상을 발견했습니다. 또한 여행의 후반부 일정은 항상 접힌 상태로 유지되는 까닭에 하루 단위로 표기되도록 보기방식을 변경했습니다. 이렇게 하니 원하는 날짜만 볼 수 있게 되었고, 버벅임 현상은 거의 없다시피 했습니다.


 사용하실 땐 위 사진의 빨간 박스처럼, 보기 방식에서 필터 날짜를 변경해주시면 됩니다. 그리고 태그나 url같은 것들은 필요없을 수 있으니 제거하시거나 다른 것들을 넣어서 사용하시면 되겠습니다.


숙소

 그 다음은 숙소입니다. 저같은 경우 유럽이기도 하고 혼자 여행하다보니 전부 에어비엔비로 해결했습니다만, 여러명이 함께 여행하는 경우나 호텔이나 호스텔, 에어비엔비 등을 교차해서 사용하는 경우 모든 숙소를 한번에 볼 수 있는 페이지가 있어야한다고 생각해서 넣었습니다.


 어처피 저는 에어비엔비만 사용해서 앱 안에 모든 내용이 있다보니 별다른 내용을 넣진 않았는데, 이 페이지에는 체크인 방식, 정확한 위치, 와이파이 비밀번호 등 공유가 필요한 내용이나 중요한 내용을 추가하시면 됩니다.


저는 아래와 같이 간단하게 코멘트를 남기거나 URL을 적어놓는 용도로 사용했습니다.

예산

예산은 가장 기본적인 항목들로 구성해 봤습니다. 먼저 여행 준비단계에 사용할 돈인 왕복 항공료, 준비비, 선물비 등을 넣었고, 여행 중에 사용할 돈인 교통비, 식비, 숙박비 등을 넣었습니다. 여기서 더 추가될 항목이 있나 싶지만 아마 다른 목적으로 여행을 가시는 분들이 많을 것이므로 항목과 내용이 많이 달라질 것이라 예상해볼 수 있습니다.


모든 항목은 세부 페이지에서 간단히 산출식을 넣어두었고, 매일 사용한 돈을 체크할 때 자동으로 합산되도록 만들었습니다. 그렇게 항목 별 총 사용금액, 예산 초과치를 추가항목으로 넣어 총 사용한 돈과 예산을 체크할 수 있도록 구성했습니다.

한국 카드로 계산한 돈이나 유로를 현금으로 사용한 내역 등이 합쳐질 수 있도록 원화와 유로화로 쓴 돈을 구별했으며 유로화는 기준환율을 1361원으로 잡고 원화로 변환했습니다. 카드수수료도 중요한데, 제가 사용하는 카드는 해외결제 시 1%의 카드수수료가 붙습니다. 그래서 이 부분도 추가했습니다. 나중에 이 양식을 사용하신다면 환율을 사용당시 환율로 변경하고 환전 수수료율이나 카드 수수료율을 변경해서 사용하시면 됩니다.

여담으로 팁을 하나 드리자면, 여행 중 가장 많은 예산을 차지하는 부분이 식비와 숙박비인데 이는 여행지의 물가와 내가 해당 항목에 사용할 수 있는 돈을 체크하고 하루 평균 예산을 명확히 정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예를 들어, 저에겐 먹는것보다 숙박이 더 중요했습니다. 그래서 일주일에 1박 정도는 호텔에서 묵을 생각이었죠. 하지만 살인적인 유럽 호텔가격과 호텔을 옮기는 것에 대한 피로감 때문에 호텔은 취소하고 조금 괜찮은 에어비엔비를 구하기로 했습니다. 그래서 대부분의 도시의 최저가 2.5만원 기준 1박에 5만원을 잡고 14일에 70만원을 넣었습니다. 식비는 커피와 점심만 사먹고 저녁은 해먹는 방식으로 계산해서 하루에 2만원 정도로 잡고 40만원을 책정습니다.

1. 숙박비 2. 식비 - 일일단위로 정산한다.


또한 선물의 경우 누구에게 뭘 줄지 대충 생각을 하고 예산을 잡는게 좋습니다. 얼마가 될지는 현지에서 가격을 봐야 알겠지만 미리 블로그나 유튜브에서 뭐가 좋을지 알아보고 적당한 가격을 산출해서 예산을 책정합니다.

대강 어떤 사람들에게 줘야할 지 가늠을 해본다.

짐 목록

짐 목록은 간단합니다. 내 여행스타일이나 현지 사정등을 고려해서 가져갈 물품을 전부 리스트업하는 것입니다. 더 나아가 캐리어, 백팩, 수트케이스 등 여러개의 가방을 가져간다면 각각의 가방에 뭘 넣을지를 구분하는게 좋습니다. 예를 들어 수화물로 부치는 캐리어에 유럽 숙소용 슬리퍼를 넣어버린다면 기내에서 사용하지 못해 아쉬울것입니다.

이렇게 목록을 다 만들었다면 마지막 날 가방을 패킹할 때 하나하나 체크하면서 빠진건 없는지 확인하시면 됩니다.

Outtro

여행계획이라는게 거창해 보이지만 생각해보면 방탕한 미래의 나를 위한 억제기입니다. 억제기가 부서지면 바로 코어가 파괴될 수 있습니다. 그 코어란 지갑사정이 될 수도 있고, 여행 계획이 될 수도 있으며 최악의 경우 여행 그 자체가 될 수도 있습니다. 그러므로 최소한의 계획은 세우고 가시는 것을 권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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