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하루는 얼마인가요?
당신의 하루는 얼마인가요?
혹시 이 대답을 위해 월급을 근무일수로 나누고 쉬는 시간들을 빼는 작업을 하셨다면 이미 월급에 매몰되신 것 같습니다. 그럼 이런 질문을 해볼게요. 만약 내 시간당 가치가 1만 원이라면, 시간당 가치가 5천 원짜리 일을 하시겠어요? 저라면 안 할 것 같은데, 아마 대부분이 “No”라고 단호하게 외칠 것 같아요.
롭 무어의 책 레버리지에서 저자는 레버리지라는 용어를 명확히 정의해 줍니다.
“레버리지는 당신이 살아있음을 느끼지 못하게 하는 모든 것들을 아웃소싱하는 기술이다”
조금 더 길게 풀어쓰면 다음과 같이 표현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지금 이 순간 나에게 가장 중요한 일은 무엇인가
가장 능률이 좋은 시간대는 언제인가.
능률이 시간들을 빼앗는 요소는 무엇인가? 그거 모두 아웃소싱해라.
당신의 가슴을 뛰게 하는 일들에 시간을 쏟아라.
레버리지는 시간을 주로 이야기하지만, 저는 궁극적으로 시간 이외에 여러 가치들이 그 대상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지렛대 삼아 성장할 수 있는 요소면 무엇이든 그 대상이 될 수 있죠.
대표적으로 레버리지 해서 성장할 수 있는 요소들이 있어요. 도대체 어떻게 하면 되는 건가요?
시간은 돈으로 살 수 없다는 격언을 다들 아실 거예요. 이건 조금 잘못된 게, 앞에 “지나간”이 들어가야 맞는 말입니다. 시간은 돈으로 살 수 있어요.
혼자 집에 있는 시간을 생각해 볼까요? 독서나 N잡같은 자기계발에 시간을 쏟기 위해서는 빨래나 설거지, 요리 등의 집안일이 수반되어야 합니다. 몸은 하나니까 병렬로 해낼 순 없고, 그런 집안일은 내가 가치 있게 생각하는 일과는 거리가 멉니다. 이 시간을 아웃소싱하자는 것이지요. 즉, 남의 시간을 돈으로 사들이자는 겁니다.
이렇게 들으면, 뭐 나도 백만장자라면 이 세상 모든 시간을 다 사겠다고 하실 것 같습니다. 저도 그런 반응이었거든요. 하지만 레버리지는 지렛대를 이용해 고속성장을 이루는 것입니다. 돈이 없으면 빌리고, 시간이 없으면 돈으로 사서라도 스스로의 성장에 투자하라는 뜻이니까요. 위험 부담은 어쩌면 당연할 지도요.
저는 그것보다 우선 내가 정말 중요하게 여기는 일을 찾고, 줄줄 새어나가는 시간을 찾아 누수를 막은 다음에도 시간이 부족하다면 그 시간을 돈으로 사라는 말로 이해했습니다.
책에서 사람에 대해 소개할 때 자신과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다섯 사람의 합계가 곧 자신이다.라는 말이 나옵니다. 인생을 잘 살아감에 있어 인적자원이 얼마나 커다란 파이를 차지하는지 알 수 있는 대목입니다. 우직하게 1달 걸릴 일을 좋은 사람 한 명이 몇 시간 만에 끝내줄 수 도 있고, 완전히 넋이 나가 불능상태가 된 마음을 주변의 귀인의 한두 마디로 치료해 줄 수도 있죠.
나보다 더 똑똑하고 돈 많고 지식이 뛰어난 사람들과 지속적으로 만나고 질문하고 접근하는 것은 더 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필수적이라고 생각합니다.
비슷한 결을 가진 책인 “가진 돈은 모두 써라”에서도 최대한의 리소스를 경험에 투자하라고 조언합니다. 뛰어난 사람들과 좋은 경험은 앞으로의 인생에 큰 밑거름이 되니 아까운 게 아니라면서 말입니다.
낭비와 실수를 막기 위해 시스템을 만들어야 합니다. 만약 수많은 사이트의 비밀번호 찾기에 너무 많은 시간을 쏟는다면? 이메일이 여러 채널로 들어온다면? 중요한 정보들을 보려고 여러 사이트를 일일이 확인해야 한다면?
이런 식으로 중요한 일을 하는데 시간이나 절차가 많이 필요하다면, 이는 언젠가 낭비와 실수로 다가옵니다. 그래서 자동화와 시스템이 필요한 것입니다. 시간절약과 사람의 실수를 시스템에 맞기는 것은 꽤 좋은 레버리지 방법입니다.
더 나아가 또 어떤 가치를 레버리지 할 수 있을까요? 저자는 이메일이나 전화 같은 은근히 시간과 신경을 잡아먹는 요소들을 레버리지 하라고 말합니다. 그런 점들이 나를 스트레스받지 않게 하고 시간을 절약해 준다면 레버리지 안 할 이유가 없으니까요. 하지만 각자의 상황도 다르고 그 효과도 다르니 아마 저자의 추천 목록이 달갑지 않을 수 있습니다.
저는 저만의 레버리지를 찾아봤어요. 내가 낭비하고 있는 리소스가 얼마나 되고, 내가 지렛대 삼아 성장할 만한 요소가 뭐가 있을까?
제 MBTI는 INFJ-T입니다. 남의 눈치를 많이 보는 편이고, 부끄러워서 이것저것 드러내는 성격이 아녜요. 그러다 보니 실행력도 낮고 의지도 빨리 꺾이는 편인 것 같아요. 가령 헬스장에 1주에 3회 가기로 해놓고 1회만 가도 뭐 보는 사람도 없는데 누가 알겠어요. 저는 이를 지렛대 삼으면 좋겠다 생각했습니다.
떠벌림 효과(Profess Effect)라는 심리효과가 있습니다. 목표 하나를 선언하고 나면 남들의 시선 때문이라도 그 목표를 지키게 된다는 이론이에요. 제가 즐겨보는 유튜브에서는 금연을 선언하고 1000만 원을 현상금으로 걸었더라고요.
저도 제 치부를 일부러 드러내기로 했어요. 핸드폰 사용 기록이나 공부량 같이 지키고 싶은 목표를 만천하에 드러내고 누구나 돌멩이를 던질 수 있도록 말이에요. 그래서 제 개발블로그에 간단한 페이지 하나를 만들고, 핸드폰 사용 기록부터 보여주기로 했습니다. 추후 공부나 운동, 목표, 약속같은 것들로 쭉쭉 늘려나가려고요.
제가 핸드폰을 얼마나 쓰나 봤더니, 제가 퍼쇼널 브랜딩을 한답시고 여러 콘텐츠를 게시하는 채널을 만들었는데 이 채널들에 조회수를 확인하는데 많이 쓰더라고요. 이것 때문에 쓸데없이 화면도 깨우고, 괜히 켠 김에 이것저것 딴짓을 하게 되는 거죠.
그래서 이 또한 레버리지의 대상으로 삼았습니다. 제 채널들의 조회수를 한눈에 모아서 볼 수 있는 사이트를 만들기로 했어요. 더 나아가 Personal Admin을 만들어서 콘텐츠의 생산 또한 하나의 채널로 묶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최근 컨텐츠를 생산해낼 때 Chat GPT를 활용하고 있어요. 핵심 컨텐츠를 생산해낼 땐 제가 직접 다 쓰지만, 각 플랫폼마다의 특색에 맞게 바꿀 땐 요긴하게 쓰입니다. 가령 브런치에 이 핵심 컨텐츠를 만들어내고 같은 컨텐츠를 트위터, 인스타그램에 올릴 땐 원하는 방향과 채널 특성을 프롬프트에 잘 입력해서 적당히 글을 다듬으면 빠르게 일을 끝마칠 수 있습니다.
이또한 자동화가 가능한 부분이라, 나중에 이런 컨텐츠를 자동발행하는 서비스를 만들 때 요긴하게 사용할 예정이에요. 귀찮은 반복 작업을 레버리지하는 좋은 예가 될 수 있겠죠?
자기계발도서가 의례 그렇듯, 이 책도 요약이 꽤나 간단합니다.
쓸데없는데 에너지 쏟지 말고 말고 집중해라
쓸데없는 일을 찾으려면, 나에게 중요한 일을 먼저 찾아야 합니다. 그 기준이 명확하고 흔들림 없어야 하고요. 결국 꽤 깊은 수준의 성찰이 필요합니다. 그저 돈으로 시간을 사라는 시시껄렁한 졸부의 책이 아니라는 말이에요.
레버리지 할 것인가? 레버리지 당할 것인가? 선택권은 우리에게 있어왔습니다. 지금이라도 알았다면, 행동해야 할 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