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HJ Jul 29. 2023

좋은 동료되기

퇴사기 6. 나는 어떤 동료를 제일 좋아했나

 누구나 나한테 잘해주고 배울 점 많은 사람과 일하고 싶어하지 특하면 짜증내고 감정 드러내는 사람과 일하고 싶어하지 않을 것입니다. 저 또한 그렇습니다. 겉으로는 덤덤히 듣고 별 말 안하는 사람도 너무나 감사한 사람이 있는 반면 무책임하고 싫은 사람이 있습니다. 똑같이 엄청난 열정과 행동력을 가진 사람을 좋게 평가하는 사람도 있고 천둥벌거숭이로 평가하는 사람도 있죠. 사람과 계층을 또 구분하자면, 팀원들에게는 좋은 동료지만 리더에게는 좋은 동료가 아닐 수 있습니다. 


 그래서 회사에서 좋은 사람이 되기는 꽤 어렵습니다. 돌아보면 저도 왔다갔다 했던 것 같아요. 


어디까지 일에 엄격해야할까?

일은 일이고 사람은 사람이다 라고 선을 긋는 사람이 많습니다. 논쟁거리도 많은 주제이기도 합니다. 함께 일하다가 친구가 되기도 하고, 철천지 원수가 되기도 하잖아요. 그런 관계에 대한 싹을 자르기 위해 애초에 일에 필요한 대화가 아니면 안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너무 사람에 치우치면 일에서 신뢰를 얻지 못하고 사람 관계에서 얻으려는 사람으로 평가되기 쉬워요. 또한 일에 사적인 감정이 묻으면 잘못된 의사결정을 하기 쉽고, 술이나 담배로 이어진 점조직은 나중에 편가르기에 악용될 수 있어요. 반면 일에만 너무 치우치면 상대방이 아마 일하는 AI로봇처럼 느껴질거에요. 우리도 그냥 일에 관한 이야기만 해줄 수 밖에 없는 것이기도 하고요.


말과 진심

 화려하고 예쁘게 포장했지만 속내가 뻔히 내보이는 말로 원하는 것을 가져오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투명하고 묵직한 한두마디 단어만으로 상대를 감동시키고 신뢰를 얻을 수 있는 사람이 있습니다.  


 실리콘밸리의 팀장들이라는 책의 영어제목인 Radical Candor가 이 소제목에 가장 알맞는 단어같아요. 리더와 팔로워 관계에서 뿐만 아니라 그냥 동료간에도, 진심이 얼마나 느껴지냐가 중요합니다. 정말로 상대를 존중하고 모두가 잘되기 위한 대화라면 아주 짧고, 무뚝뚝해도 좋습니다. 


첫인상과 끝인상

 회사에서 만나는 동료들의 첫인상도 얼마나 중요한지 누구나 이해할 수 있을거라 생각합니다. 외모나 옷차림 뿐만 아니라 처음 내뱉은 말의 종류와 온도, 매너 등이 첫인상을 결정합니다. 이후에 마음의 벽을 허물거나 더 단단한 벽을 만들게 하는 시발점이 되기도 하고 그 속도를 좌우하기도 합니다. 


 끝인상은 또 얼마나 중요한가요. 우리는 평생 다시 마주하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으로 안좋은 인상을 남기고 떠나도 큰 문제는 없을거라 생각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는 양쪽 다 좋을 게 없는 미련한 생각입니다. 감정은 꽤 무서운 존재인데 쉽게 풀리지 않기도 해요. 훌훌 털어버리자 싶다가도 끝까지 안좋은 모습을 보여주면 그 감정이 휘발되지 못하기도 합니다.


해석은 나의 몫

 회복 탄력성이라는 책에서, 어떤 사건이 좋은 일, 나쁜 일, 불행한 일 등이 되려면 나의 해석이 꼭 들어가야한다고 합니다. 사람을 대할때도 마찬가지입니다. 지금까지의 신뢰와 현재의 상황, 환경 등을 총체적으로 고려하여 그 동료의 행동을 해석하고 평가합니다. 


 제 기준은 상대방의 매력입니다. 나랑 대화하는 사람이 매력적이라면 대화가 재밌고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요. 생각보다 사소한 부분에서 매력을 많이 느끼는 편이라 거의 대부분을 좋게좋게 평가합니다. 위트가 매력이 되기도 하고, 과묵한 매력이 있는 사람도 있고, 바보같음이 그럴때도 있습니다. 곤경에 빠진 나를 도와준 사람에게도, 내 도움에 고마워하는 사람에게도 매력을 느껴요. 


 하지만 지속적으로 안좋은 모습을 보여주는 사람들에게는 그러한 감정이 점점 사그라들었던 것 같습니다. 겉으로 드러내지는 않았지만 일할 때 좋은 시너지를 냈다고 말할 순 없습니다. 대화가 풍부하지 않아지니까 뭐 당연하다고 할 수 있을까요? 

 

마치며

 결국 이 글에서 하고싶은 말은 우리는 아직 사람들과 일하고 있다 입니다. 아무리 일할 때 사적인 감정을 배제해야 한다고 하더라도, 사람 대 사람 사이에 감정이 없을 수 있을까요? 일하다보면 기특한 사람도 있고, 안좋게 보이는 사람도 생길 수 있어요.


 그럼 악감정이 있는 사람이랑은 일 안할꺼냐라고 한다면 당연히 그런 말은 아닙니다. 당연히 프로라면 그런 상황에서도 100%의 퍼포먼스를 내야겠지만요, 120%, 130%의 성과를 올릴 수 있는 확률이 줄어든다고 표현하면 알맞을 것 같아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