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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J Aug 02. 2023

퍼쇼널 메트릭 정하기

나라는 회사가 잘 되려면 어떤걸 평가하면 좋을까?

 나는 그 자체로 하나의 회사다 라는 생각을 실천해보기 위해 삶을 잘 영위하기 위해서 주기적으로 나를 평가하는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현재는 개발블로그 한켠에 작게 시작해봤는데, 이제 진짜로 사용할 프로덕트에는 어떤 메트릭이 필요한지에 대해 생각해봤습니다.


 문제는, 1분 일기도 쓰기 귀찮은게 직장인입니다. 이 작업이 효과를 가지려면 충분히 루틴화할만 한 수준이어야 하고, 시간을 너무 많이 쏟으면 안됩니다. 그렇다고 그 종류가 너무 적어도, 많아도 문제입니다. 깊이가 없어도 사용하기 힘들 것이고요.


저는 정량적, 정성적 데이터로 나눠서 추적할만한 데이터를 모아보고, 여기서 하나하나 구현할만한 데이터만 구현해보기로 했어요. 


정량적 데이터


건강

 개인적으로 아주 좋게 보는 것은 최근 몇년간 애플이 강력하게 어필하고 있는 건강/피트니스 앱에서 제공해주는 데이터입니다. 예를 들어 내가 양질의 수면을 얼마나 취했는지. 이건 정말 중요한 데이터입니다. 측정하기 위해서는 특수한 장비나 기술이 필요하기 때문에 명확한 데이터를 얻기도 힘들뿐더러 이와 연계된 건강 관련 데이터를 함께 보기 위해선 여러 기기 간 통합이 이루어져야 합니다.


 헬스장 방문 횟수운동 관련 학원 출석 같은 메트릭도 좋습니다. 주간 평균 섭취 칼로리나 당분을 추적해도 좋고요(그런 서비스가 있습니다) 명상이나 잡생각 안하기 시간 등을 측정해도 좋습니다.


휴대폰 의존도

 최근 핸드폰을 좀 놓고 싶어서 애플에서 제공하는 스크린 타임 데이터를 추적하고 있습니다. 1달치 데이터를 모았는데 하루 평균 3시간은 휴대폰을 붙잡고 살았고, 유튭이나 인스타같은 킬링타임 앱들이 주로 차지하고 있었습니다.


 의미없이 핸드폰을 켜보는 것도 문제입니다. 핸드폰 켜기가 하루 평균 100번에 육박한다는 사실에 내심 놀랐습니다. 할일이 없거나 집중력이 잠깐 떨어졌을 때, 그냥 눈앞에 있으니까 한번 켜보고는 카톡이나 인스타를 들어가보는 거죠.

이거 자동화 하고 싶다!

 자잘한 소비 패턴을 보는 건 가계부 앱이나 은행 어플로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그 서비스들이 더 잘 해줄것이고 자동화되어 실수도 하지 않습니다. 이를 개인화 하겠다고 서비스화 한다면 배보다 배가 더 큰 일이 될거에요.

뱅크샐러드에서 제공하는 돈 관련 메트릭들

 하지만 돈에 관하여 안좋은 습관을 가지게 되는 것을 추적하기 위한 메트릭을 정하고 이를 기록하는 것은 개개인마다 다르고, 개인이 기록해야 할 영역입니다.


 어떤 메트릭이 있을까요? 일반적으로 다뤄볼만한 메트릭은 배달음식 시켜먹는 횟수로 정해볼까요. 1주일에 몇번 시켜먹었나. 아니면 배달음식 총 가격으로 해도 좋을 것 같아요. 저는 지난 1, 2분기 때 1달 간 카페에 쓰는 돈을 5만원 이하로 하겠다는 개인 메트릭이 있었거든요.

 

정반대로 생각해서, 얼마까지는 꼭 쓰자 하는 메트릭도 존재할 수 있어요. 예를 들어 제 올해 목표가 꾸밈비에 250만원 쓰기였습니다. 옷이나 책같은 내가 좋아하는 물건을 사는데 갈팡질팡하는 마음이 꼭 고쳐야 하는 습관이고, 효용도 떨어지고, 나는 옷잘입는 사람이 되고 싶기 때문에 넣은 메트릭입니다. 아직도 추적중이이고, 순항중이에요. 2분기까지 150만원정도 썼습니다. 


성장

 어려운 주제지만 개개인마다 얼추 방향성이 있다고 생각해요. 예를 들어 저는 정진하고 있는 분야가 소프트웨어 개발과 독서, 글쓰기라서 측정할 메트릭이 명확해요. 1일 1커밋, 2주에 1권 독서, 브런치 글 주 1회 발행 정도를 정해볼 수 있겠습니다. 


 예술이나 운동쪽으로 가도 비슷할거에요. 저는 취미로 춤을 배우는데, 조금이라도 더 잘 추고 싶어서 따로 연습을 하거든요. 주 1회 추가 연습을 메트릭으로 선정할 수 있어요. 아주 간단하게, 이번 주 춤연습 하러 갔냐 안갔냐를 체크하면 되거든요.


정성적 데이터

 정량적인 데이터가 있다면 정성적인 데이터도 꼭 존재해야합니다. 수치가 주는 안정감은 맹신할만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때로는 거짓말을 하기도 하고요. 메트릭이라는게 심리적으로 측정되기도 합니다. 마치 MBTI 검사같이요. 그걸 조금 더 개인화하면 뭐 글이나 마찬가지죠.


회고

 저는 메모어라는 회고 모임을 하고 있는데, 한 주동안 있었던 일들을 돌아보고 회고를 작성해 온라인 상으로 공유하는 모임이에요. 이전엔 주간 회고라는 개념 자체도 몰랐는데, 생각보다 많은 일이 벌어지고 배울게 많은데 버려지는 이벤트들이 많습니다. 그리고 이를 나누다보니까 남의 경험에서도 배울점이 정말 많더라고요.


 일단 간단하게 한주를 돌아보는 글 1~2줄로 시작해도 좋습니다. 정성적 데이터라서 어떤 흐름을 만들어내진 못하겠지만, 회고 그 자체로 배우는 점이 많기 때문에 꼭 넣었으면 하는 메트릭입니다.


총평

 메트릭을 보면 그냥 데이터 덩어리일 뿐입니다. 데이터를 보고 “이번 주는 무려 평균 4시간이나 휴대폰을 썼어!” 정도의 데이터를 얻는거라면 이대로 둬도 되지만, 한 주동안 쌓인 여러 메트릭에 대한 내 솔직한 마음을 총평으로 나타내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마치며

 이 또한 하나의 계획과 평가 중 하나이고, 딱딱한 사무 중 하나일 수 있습니다. 자기단련과 마찬가지이고 이로인해 바뀌지 않는다면 말짱 도루묵이라 금방 지칠 수 있습니다. 이 행위 자체로 피로를 느끼는 분들도 적지 않을 것이라 생각하고요.


 하지만 바뀌지 않는 사실은 냉정한 가슴으로 나를 돌아보는 시간은 앞으로의 의사결정에 큰 힘이 된다는 사실입니다. 주기가 1주가 아니라 1달이어도 됩니다. 1년이여도 누가 뭐라 하겠어요. 그만큼 개인화된 영역이니, 만약 실천하시려거든 최대한 실천가능하고 지속가능한 형태로 만들어보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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