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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J Aug 03. 2023

본능과 현대, 그리고 우리 뇌의 부조화

인스타 브레인 - 내 뇌는 1만년 전에 맞춰져 있다.

 지금의 우리가 느끼는 본능, 욕구, 불안, 스트레스 등은 어디서 기원한걸까요? 누가 가르쳐주지 않았음에도 우리는 저런 감정을 느낄 수 있습니다. 인스타 브레인의 저자 안데르스 한센은 이 모든건 선조로부터 물려받았다고 생각합니다.


 바다라는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아가미가 생기고 비늘과 지느러미가 생간 물고기처럼 인간이라는 개체도 살아온 환경에 따라 진화했는데, 이 진화 속에는 물고기같이 외형적 변화도 있지만 생각이나 본능같은 뇌의 진화도 함께 이루어졌다고 합니다.


 가령 높은곳에서 떨어지면 죽는다라는 사실이 각인된 우리의 뇌는 실제로 높은 장소에서 아래를 내려다 볼 때 동공이나 땀 분비 등 신체 변화가 발생하고 무섭다는 느낌을 사실이 아닌 본능으로 알게 됩니다.


너무 빠른 발전 속도

 인류의 역사를 시계열로 나타낸 1만개의 점이 있다면, 그 중 컴퓨터와 인터넷이 존재했던 역사는 단 3개의 점. 그리고 스마트폰이 존재했던 역사는 단 하나의 점입니다. 그만큼 우리의 뇌는 수렵하고 채집하던 역사에 맞춰져 있는데 현재 우리가 겪는 환경은 학습된 뇌와 너무나도 달라서 본능이 시키는대로 하면 안된다는 겁니다.


 가령 인류의 주 사망원인이 ‘식량을 구하지 못해서’에 맞춰진 뇌를 가지고 살아가는 우리가 지금 돈만 주면 거의 무한정 먹을거리를 살 수 있는 시대에 살아가고 있습니다. 예전엔 먹을걸 언제 다시 먹을 수 있을 지 몰랐으니 먹을 수 있는 만큼 먹고 버텼는데 지금은 그렇지 않습니다. 이 행위는 본능이 시키는대로 했을 뿐인데 예전엔 생존으로, 지금은 각종 성인병과 당뇨 등으로 죽음에 이르게 할 수 있는 결과를 낳습니다.


스트레스와 불안감

 스트레스는 선조들이 호랑이를 봤을 때 느꼈을 법한 감정입니다. 식은땀이 줄줄 흐르고, 배가 아픈 그런 증상들이 수반됩니다. 그리고 불안은 이 스트레스를 방지하는 목적으로 학습된 감정입니다. 스트레스가 올 것을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것이죠.


 현대 사회에서도 환경만 다르지 이런 감정이 동일하게 발생하고 있습니다. 최근 10~20대에서 발생한다고 알려져있는 전화공포증(phonephobia)이 대표적인 예시입니다. 마치 선조들이 호랑이를 마주한 것처럼 현대인들 중 일부는 전화벨이 울릴 때 동일한 감정을 느낀다는 것입니다.


휴대폰

 휴대전화는 인류가 겪은 가장 큰 변화 중 하나입니다. 여기서 내려준 통계가 너무 와닿았는데 보통 하루에 3시간정도 휴대폰을 만진다고 합니다. 제가 내린 통계도 비슷했거든요. 그리고 SNS에 관해서는 하루 평균 30분 정도를 사용한다고 합니다. 20살에 처음 핸드폰을 만진 사람이 80세까지 사용하면 인생의 5년을 소비한다고 하네요.


도파민

 저자는 휴대폰을 10분마다 1번씩 도파민 주사를 놓아주는 정밀한 기계라고 표현합니다. 정교하게 설계된 좋아요 시스템 하나가 휴대폰에 계속 매달리게 만듭니다. 누구라도 이 기계를 한번 쓰게되면 없이는 다시 살 수 없게 만드는 마성의 도구죠.


 여러가지 실험들에서 휴대폰의 중독성에 대해 다양하게도 증명되어 더욱 신뢰가 많이 가는 대목이었습니다. 이는 현대인의 집중력이나 멀티태스킹 능력 등과도 연관되어 꾸준히 지적 능력을 감퇴시키고 있습니다. 마치 마시멜로 이야기의 아이처럼 휴대폰을 주기적으로 집어들게 만들기도 합니다.


운동

 결론적으로 학습된 뇌와 현대의 환경에서 오는 인지부조화에서 다양한 정신질환이 발생합니다. 그리고 이 질환에는 약을 처방할 수도 있지만 최고의 해결책 중 하나는 운동이라고 합니다. 선조들의 진화노트 속에는 먹이를 쫒을 때, 천적으로부터 달아날 때와 같이 운동능력이 필요한 순간 집중력을 극대화하라고 적혀있기 때문이라고 하는데 증명된 바는 없으나 실제로 운동과 집중력과의 상관관계는 말이 필요없을 정도로 많은 사례가 있기에 믿음직한 것 같습니다.


마치며

 우리 뇌가 어떻게 진화되었고, 그 동작 원리가 명확하게 어떻게 되는지는 아는 사람이 없어도 여러 실험들을 통해 휴리스틱하게 밝혀진 많은 사례들을 통해 추측할 수 있습니다. 다른 동물들처럼 진화의 과정 속에서 본능에 각인된 여러 행동들이 현대의 환경과 맞지 않아 생기는 점도 굉장히 신선하게 느껴졌습니다.


 책의 대부분을 차지한 휴대폰 사용에 대한 내용도 공감이 많이 갔습니다. 저 역시도 이 데이터를 추적하다보

니 휴대폰 사용량이 엄청나다는걸 알게 되었고, 줄이기 위한 목표도 만들게 되었어요.


 결국 원시 시대의 뇌를 가지고 있다고 해서 그 생활양식으로 회귀하는게 아닌 부조화를 줄이기 위해 뇌를 이해하고 내 감정과 행동을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하는 좋은 책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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