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더웠던 여름이었다

2024.8.31.

by 이새벽

참 더웠던 여름이었다. 더위에 지쳐 나가떨어지는 날도 많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시도를 해보려고 노력하는 날도 있었다. 괴로워하고 고민하는 시간도 있었고, 그 시간 속에서 발견하게 되거나 깨닫게 되는 것도 있었다. 6월과 7월은 가장 큰 성장률을 보였고, 8월은 크게 나아지진 못했어도 유지는 할 수 있었다.


제대로 잠을 못 이루던 어느 날, 작년 여름과 비교한다면, 올해 여름은 잘 지내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내가 지금 내가 잘 가고 있는 게 맞는지, 사실 괜찮지 않은데 그냥 나 자신이 괜찮다고 생각하고 싶을 뿐인 것은 아닌지에 대해서 고민하기도 했다.


경제적인 측면에서는 작년보다 올해가 훨씬 더 잘 지내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 작년 여름에는 요양이라는 명목으로 경제 활동이라 할만한 것을 제대로 하고 있지도 않았기 때문이다. 아마 세상의 기준에서 봤을 때는 이도 저도 아닌 상태로 지내고 있는 작년보다 올해가 더 나아졌다고 평가될 것이다.


아파서 할 수 있는 것이 없던 때는 다시 경제 활동을 시작해야만 잘 지내는 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실제로 나의 마음은 그것을 기준으로 잘 지낸다고 느끼지 않았다. 무엇 때문에 올해보다 작년 여름에 더 잘 지냈던 거 같다고 느끼는지 생각해 보면서, 어떻게 지내야 스스로가 잘 지내고 있다고 생각할 수 있는지에 대해 알게 됐다.


지난여름 내내 이런 깨달음의 순간이 있었다. 그냥 난 원래 이런 인간이야,라고 치부할 수 있는 것에 대해서 원인과 이유를 알 수 있는 순간이 있었다. 단순한 현상과 같은 것으로 여겼던 부분에 대한 실마리를 알게 되니 내 생각과 행동, 결정에 확신을 가질 수 있게 된다. 자신에 대해 더 파고들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더위를 피해 평일 낮에 카페에 앉아 있을 때가 있다. 노트북을 들고 가서 일을 하는가 하면 책을 읽거나 창밖을 보며 앉아 있기도 한다. 어떤 날은 공원 벤치에 앉아 있는다. 내가 지금과 같은 삶을 살기로 선택했기에 가질 수 있는 시간이기에 그 시간이 그렇게 뿌듯하고 달콤할 수가 없다. 자주 가질 수 없는 시간이기에 더 귀하기도 하다.


여름 내내 제대로 잠을 이루지 못하는 날이 많았다. 그러다 보니 일정이 흐트러지고 능률도 떨어지고 조금이라도 더 잘 지내려고 안간힘을 썼는데, 애써 잘 지내려고 하지 않으려고 하자 오히려 더 잘 자게 되었다. 한 해가 저물어 가는 것에 초조해하지 않고 여유를 가지고 내가 선택한 일상을 즐기며 가을을 보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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