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6.18.
히가시노 게이고의 녹나무 파수꾼. 직접 책을 읽은 건 아니고 소설 내용을 줄거리와 발췌독으로 구성한 책낭독 채널에서 듣고 알게 되었다. 과거에 참 좋아하던 작가였음에도 히가시노 게이고의 신간은 언제부턴가 읽게 되지 않았다. 그러나 커리어 하이를 한참 전에 이루고도 쉬지 않고 계속 소설을 써내는 것이 참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언어의 힘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마음속에 있는 생각 모두를 언어만으로 전달하는 것은 불가능하지요. (...) 머릿속에 떠오르는 것을 그대로 전하는 것이니까 언어에 의한 메시지와는 다르게 속일 수도 꾸밀 수도 없습니다.
언어로는 미처 다 표현하지 못하는 생각과 감정을 표현하고자 하는 욕구를 소설에서는 녹나무를 매개로 해소하는 듯하다. 언어를 부여받지 못한 생각과 감정은 의식적으로, 혹은 무의식적으로 비언어의 무언가로 형체를 띄게 되곤 한다.
글을 쓸 수 없어 괴로워하다가 우연한 계기로 인해서 표현할 수 없는 생각과 감정을 시각적으로 표현하기 시작했었다. 언어를 잠시 잃어버리는 것으로 새로운 표현 수단을 쓸 수 있게 된 것이다. 어쩌면 지금은 글로 표현한 것에 만족하기 때문에 언어가 아닌 다른 수단을 쓰지 않는 걸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