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일러실의 유리통

햄스터

by 인드라망



우리 집에서 마지막으로 기른 동물은 햄스터였다. 11살이었던 형이 그 쪼꼬미들을 데려왔다. 네 살이었던 나는 햄스터 키우는 걸 구경만 할 수 있었다



엄마는 달래는 어조로 종종 내게 햄스터를 보러 가자고 말했다. 그러면 나는 엄마랑 집 현관문 밖으로 나가서 주택 바로 옆에 붙어있는 보일러실로 갔다. 창고 같은 용도로 사용하던 공간이었다. 나는 손으로 해바라기 씨를 쥐어서 먹이통에 넣어주었다. 엄마는 햄스터를 눈으로만 보라고 재차 조했다.



햄스터들은 유리로 된 집에서 톱밥들을 밟으면서 유리 빨대로 목을 축이고 쳇바퀴를 돌았다. 햄스터들은 작은 몸집에 털이 복실복실했고 쪼그만한 손과 코가 살구색인 게 귀여웠다. 나는 쪼그리고 앉아서 햄스터들을 오랫동안 뚫어져라 쳐다보곤 했다. 안에 갇힌 햄스터들이 가여워 보이기도 했지만 햄스터들은 아무 말이 없었다.



네 마리쯤 있었나. 그런데 햄스터들이 하나둘씩 사라지기 시작했다. 엄마는 햄스터들의 수명이 짧다고 말해주었다. 햄스터는 빨리 죽는구나. 친구들이 먼저 죽어서 슬프겠다. 살아남은 햄스터들이 불쌍해 보였다. 햄스터들은 그래도 여전히 쳇바퀴를 돌았고 잠을 잤다. 몇 주가 지나자 그마저 남아 있던 햄스터들도 유리통과 함께 사라졌다.



엄마는 햄스터들이 서로를 잡아먹었다고 말해주었다. 흉포해지고 난폭해진 햄스터들이 서로를 잡아먹었다고. 엄마의 말은 늘 진실이었지만 그 사실만큼은 선뜻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햄스터들이 원래 그렇단다.



나는 엄마가 거짓말을 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갇혔던 햄스터들이 유리통을 탈출해서 우리 집을 떠난 것이라고. 잠시 여행을 떠난 것이라고. 나는 햄스터들을 다시 키우고 싶진 않았지만 키우던 햄스터들이 떠나간 일은 안타까웠다.






매거진의 이전글아빠는 곰보다 강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