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으로 눈을 보며 눈을 걷다.
또 다른 산으로
아침 일찍 일어나 융프라우 전망대가 아닌 그 밑 클라이네 샤이데크를 가기 위해 출발했다. 항상 역에서 출발하기 전에 하는 행동 중 하나가 바로 역무원에게 한 번 더 물어보는 것이다. 괜히 잘못 탔다간 일정이 많이 꼬이기에 필수로 확인을 했다. 오늘은 어제보단 더 높은 산을 올라가다 보니 날씨가 중요했지만 생각 외로 날씨가 좋지 않아 걱정이 컸었다. 물론 트래킹을 할 생각은 없었지만 그래도 좋은 날씨에 멋진 풍경을 보고 싶었기에 가면서 날씨가 좋아지기를 바랐다. 그리고 출발 전에 묶었던 민박집에서 일정 돈을 주면 김밥을 싸준다는 말에 한 줄을 부탁해서 가지고 올라갔다. 일반 기차를 타고 산악 열차로 갈아타고 가는데 그 광경은 정말 너무나 아름다웠다.
잠시 들린 벵겐(Wengen)
융프라우 올라가는 기차의 티켓이 있으면 모든 구간에 내려서 구경하고 다시 타도 괜찮기에 첫 번째로는 그린델발트에 내려서 잠시 동안 구경을 했다. 모든 구간의 마을이 높이 있기 때문에 어떨지 굉장히 궁금했는데, 내리자마자 너무 상쾌한 공기와 멋진 풍경들이 내 눈앞에 나타났었다. 겨울의 풍경이 었기에 푸릇푸릇한 느낌은 없었지만 겨울의 스위스는 무언가 웅장한 느낌을 주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신기하게도 컬링 경기장이 야외에 설치되어있어서 많이 신기했었다. 보통 우리나라는 덥기때문에 실내에만 있겠지만 야외에 있다 보니 경기도 재밌지만 풍경도 같이 볼 수 있는 장점이 있는 것 같았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컬링을 즐기고 있는 것을 보고 너무나 부러웠다. 잠깐 둘러보고 다시 기차를 타고 올라갔다.
환승역인 클라이네 샤이데크(Kleine Scheidegg)
최종역인 융프라우 전망대를 가기 위해서는 이곳 클라이네 샤이데크 역에서 한번 갈아타고 가면 되는데, 나는 전망대까지 가는 기차표를 구매하지 않았기에 클라이네 샤이데크에 내려 구경을 했다. 그곳을 내린 순간 추운 건 둘째였으며, 내 눈앞이 백지처럼 하얗장면을 보여주었는데, 너무나 아름다웠다. 다만 구름이 조금 끼어있다 보니 그 점이 아쉬웠지만 그래도 너무나 아름다운 곳이었다. 융프라우 전망대까지는 못 올러가 아쉬운 마음에 그곳에서 올라갈 수 있는 곳까지 올라가 봤다. 올라가는 내내 정말 그곳은 마치 천국 같다고 해야 될 정도로 아름다웠다. 올라가면서 자그마한 호수라고 해야 되나 연못이라고 해야 되나 하나가 있었는데, 그런 곳에서 그곳을 만나니 너무 특별했었다. 올라가고 싶은 곳까지 올라가다 보니 길을 점차 개척해나갔는데, 눈이 무릎까지 올라오기도 하고 경사가 점점 기울어져 결국엔 포기를 하고 약간은 구르듯이 내려왔다. 눈썰매 타는 것처럼 너무 재미있어서 계속 이곳에 있고 싶었지만 발은 이미 얼음장같이 차가운 바람에 천천히 구경하면서 내려왔다. 구름에 가려져 융프라우를 못 보고 있었는데, 정말 잠깐 그 모습을 보이고서는 다시 모습을 감추었다. 또한 구름이 위아래에만 있어 가운데만 뚫려있는 장관을 볼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내린 그린델발트(Grindelwald)
역마다 내려서 구경을 하고 싶었지만 마지막 역으로 그린델발트에 내려서 구경을 했다. 겨울이라서 그런지 사람들을 보기가 힘들었고 나를 반겨주는 것은 새들 뿐이었다. 그러다 보니 새들 동영상을 찍곤 했었는데, 찍으면서 풍경을 제대로 돌아보니 봄이나 여름에 오면 정말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시간이 많이 있는 것이 아니다 보니 많이 돌아보지 못해 너무 아쉬웠었다. 날씨도 그렇게 맑은 것이 아니다 보니 조금은 날씨 때문인지 내 기분도 조금은 내려앉았던 거 같다. 하지만 역시나 스위스의 분위기는 어딜 가나 특유 그 분위기가 있어서 너무 좋은 것 같다. 그리고 신기하게도 한국인이 많이 가다 보니 한글을 종종 볼 수도 있었다.
집 가기 전에 들린 취리히
산을 올라간 날에는 시간이 많이 없기 때문에 많이 돌아다니지는 못하고 가게들이 닫기 전에 한번 들리고자 들려서 구경을 했다. 다행히 크리스마스 마켓도 하고 있었고 축제도 하고 있어서 운 좋게 그것들을 구경했는데, 마냥 신기했었다. 지금까지 본 크리스마스 트리 중 가장 화려했던 트리였다. 스와로브스키의 협찬을 받은 트리다 보니 트리에는 엄청난 양의 화려한 장식이 매달려 있었는데, '이런 트리도 있구나' 하면서 넋을 잃고 보기도 했다. 그리고 축제 중에서 합창단의 노래도 들을 수 있었는데, 그것 또한 너무나 좋았다. 하지만 단점은 가게들이 너무 일찍 닫으니까 정말 어두워지니 할 것이 없어 그만 숙소로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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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편에 계속